내 소중한 친구의 딸에게
Joanne,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지요?
오늘 이모는 <행동하는 동물사랑>이라는 보호단체로 봉사활동을 갔었어요. 그곳에서 무려 스물 다섯마리 정도의 다양한 개들을 만나고 왔는데 우리 Joanne 생각이 많이 났어요. 조앤도 같이 왔더라면 아이들과 잘 놀아줬을텐데, 하고.
우리 조앤은 잘 알죠?
이모도 잘 있어요.
서울은 새벽 두시에요. 너무 늦어서 내일 편지를 쓸까 고민했는데 내일은, 오늘 있었던 일들이나 이모 생각을 전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 같아 오늘 편지를 씁니다.
이모 편지 오랜만이죠? 요즘은 포켓몬 선물도 안 나누고, 문자도 못해서 소식을 잘 못나누곤했는데 이모가 가끔씩 이렇게 편지할께요.
조앤에게 들려주고 싶은 새로운 소식이 생길 때!
며칠전에 엄마에게 연락받았어요.
누구더라.....그 오빠가 멋지다고 조앤이 엄마에게 말해서 엄마가 그랬대요.
"이 사람은 아저씨지, 나이가 많잖아!"
그랬더니 조앤이 "엄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라고 말했다고.
엄마도 웃었고 이모도 빵터졌답니다.
조앤 말이 맞아요. 나이는 숫자일뿐이죠 ㅋㅋ
그런데 조엔.
일단 이모가 먼저 사과 하나 할께요.
다른게 아니라
이 멋진 어메이징한 책 <학교에서 생긴 웃긴일들>을 이모가 오늘에서야 읽었음을 고백합니다.
엄마가 보내줬었는데 이모가 많은 메세지 중에서 깜빡 놓치고 말았어요.
미안해요. 그래서 피드백을 못했어요.
이 책을 엄마, 아빠, 대두이모에게 바칩니다
이 문장때문에 새벽 두시에 이모 눈가가 촉촉해지네요.
이렇게나 이모를 감동시킬 수 있는 8살은 세상에서, 조앤이 유일하답니다.
(아, 이제 아홉살이 되었겠군요!)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재미있고 어메이징한 책을 이모에게까지 바쳐주셔서~
참고로, 근래 읽은 어느 책보다 재밌었어요.
진심입니다. 진심*1000000000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오늘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이모가 만난 개들 이름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아래 시간표 보이죠? 한시간마다 함께 운동장에 나와서 놀 수 있는 아이들 이름표에요.
조별모임 정도라고 생각해주면 될 것 같아요.
아래 스케줄표에 1번부터 4번까지 아이들을 모두 만나고 이모는 봉사활동을 마치고 집에 왔답니다.
모두 정확히 스물네마리네요.
아이들 모습 보고 싶을 것 같아 영상으로도 담아왔어요.
이 영상에는 마지막조 4번 시간표에 있는 오순, 장희, 리암, 미셀, 카푸, 올라가 담겨있을꺼에요.
이모가 하는 일은 많지는 않았어요.
각자 개집에서 나온 아이들이 싼 똥을 치우고, 오줌을 닦고
아이들 이불 빨래를 하거나, 이불빨래를 너는 일이 전부였어요.
아, 제일 중요한건 아이들과 놀아주는거였는데
아이들은 각자 혼자 살던 집에서 나와 하루 한시간씩 삼삼오오 모여서 노는 시간에
봉사자인 이모보다도 자기 친구들과 뛰어놀고 귀를 물고 장난치는 걸 더 좋아해서
실제적으로 이모가 했던 봉사는
아이들 똥치우고 오줌 닦아주고 이불 너는 일이 전부였어요.
그래도 이곳 유기견 센터에서 일하는 분들은
이모같은 봉사자들이 똥만 치워줘도 너무 고맙다고 말해줘서 이모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어요.
멀리 (파주)까지 가서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정작 유기견 센터 분들의 짐을 덜어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 이모 마음이 내내 불편했거든요.
근데 참 신기하죠?
개들 마음을 잘 아는 그곳에서 일하는 언니는 사람 마음도 잘 읽을 수 있나봐요.
많은 일을 도와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해하는 대두 이모 마음을 읽었는지,
그분이 그런 말을 해준거에요.
"아이들 똥만 치워주셔도 저희가 훨씬 수월해져요. 미안해 하지마세요" 라고.
봉사활동을 마치고, 함께 갔던 선배네 집에 들러 이모가 참 좋아하는 마라샹궈도 먹고
보이차도 마시고, 떡도 먹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 집에 왔어요.
근데 집에 와보니
이모가 새로산 아이패드가 없는거에요. 하하하하하
그래서 이모는 다시 또 그 선배네 집에 내일 가야해요.
평소때 같으면 놓고 온 물건을 찾으러 가야하는게 짜증스럽고 귀찮았을텐데
다시 가서 그집에 강아지 두마리가 있거든요 두부와 우엉이.
왼쪽이 두부고 오른쪽이 우엉이에요. 두부+우엉이도 볼겸, 선배에게 인사도 할겸 내일 후딱 갔다와야지, 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거에요. 운동도 할겸 다녀오지뭐, 하면서.
그건 바로 이 책 때문인데요.
감사의 힘, 이란 책.
혹시 우리 조앤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가 있나요, 지금?
그럼 하루끝에 일기장에 그날에 감사한 일들을 꼭 두개 이상 기록해보기로 이모랑 약속할래요?
감사 챌린지라는건데, 14일동안 그 기록을 해보면서 우리가 감사일기를 쓰고 나서 바뀐일들을 이야기나눠봤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말이 오랜만에 편지를 쓰다보니 너무 많이 생각나지만
이모가 내일도 새벽에 일어나야해서 이만 편지를 줄일께요.
이모가 올해부터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영어를 공부하거든요.
조앤을 만나러 갈때,
혹은 조앤이 이모를 만나러 한국에 올때
이모의 영어실력이 조금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께요
혹시 조금 부족하더라도 늘 그랬던것처럼 조앤이 이모 많이 잘, 차근차근 가르쳐주세요.
엄마가 이모에게 해줬던 것처럼.
또 편지할께요.
2022년 1월 16일 대두이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