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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Sep 06. 2021

공모주보다 <김남길>

집도 절도 없는 어느 비현실주의자의 하루


김남길과 함께한(;;;;) 어느날의 기록들

하하하.


한강 요트클럽 레스토랑에 도착하자마자


육지멀미라고 알아?

배를 오래 타면 육지에 정박했을때 오히려 멀미를 한대. 흔들리지 않아서, 멀미를 하는거라는데 신기하지?


"바닷길 선발대라고 목포에서 출발해서 독도까지 배를 운행해서 가는 예능인데, 김남길 덕분에 알게 됐어."


리가토니 파스타, 과카몰리, 표고버섯 리조또 등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나는 안락사 하고 싶어.

물론 네 말처럼, 악의적으로 가족을 정신병원에 가두는 것처럼 안락사가 악용될 수도 있지만

더이상 살아있는게 의미없다고 판단될 때가 오면-큰병에 걸렸다거나 치매나 노환이 심할 경우- 나는 내가 그 시기를 결정하고 싶어.


어떤 남자 아내가 불치병이었어.

희망은 없는데 병때문에 점점 변해가는 게 괴로운 거야. 옹졸해지고 괴팍해지고. 사랑하는 가족들 힘들게 하고. 그래서 그 여자는 자살을 선택해. 남겨진 남자가 느끼는 죄책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 근데 그 남자가 우연히 식물인간이 된 어떤 여자의 영혼과 만나게 돼. 그여자는 이 남자에게 안락사 해줄 것을 부탁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폐가 되고 싶지 않다고 죽고싶다고. 처음에 남자는 말도 안된다며 부탁을 들어주지 않지만 어떤 마음으로 죽고싶어하는지 알게 된 그 남자는, 그 식물인간 여자의 안락사를 도와줘. 그러는 과정에서 그는 자살했던 아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고 그러면서 상처가 조금씩 치유되어 가. 그리고 남자는 아내의 환영을 만나서 위로받아.  ‘나, 잊지마요'라고 말하는 아내의 얼굴을 만지며 남자는 대답해. 내가 널 어떻게 잊느냐고. 그때 아내가 말해. '아니 나와 있었던 좋은 기억들, 잊지 말라구요. 힘들고 나쁜 기억만 기억하지 말고...'

그러면서 행복했던 신혼, 남자가 아낼위해 치킨 사들고 들어오는 평범한 저녁, 둘이서 담배를 피우던 행복했던 한때의 모습들이 스쳐지나…


"김남길이 주연으로 나왔던 어느날, 이란 영화 이야긴데 그 남자가 조금은 치유가 된 것 같아 내 맘이 다 좋더라니까”


시골집에서 키우던 진돗개 강미가 새끼를 무려 20마리나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문열이, 라고 조금 부족한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문을 열고 처음 나오면 아기 강아지가 힘이 빠져서그런지 조금 비실비실하다고도 하더라고, 다큐멘터리 같은거보면 자연의 세계는 냉혹하니까 조금이라도 다치고, 아픈 새끼는 어미나 무리로부터 버려지더라. 다른 새끼도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 사자는 고양이과 중에서 유일하게 무리 생활을 한대. 그리고 치타는, 싱글맘인데. 엄청 빠르지만 하루에 3번밖에 전력질주 못하고 그것도 꽤 단거리더라구. 그걸 실패하면 그날은 굶는거야. 치타의 새끼들은 하이에나로부터 늘 위험한데, 수컷 치타까지도 아기 치타를 공격하다보니 엄마 치타는 밤새 아이를 지켜내느라 늘 전전긍긍해야 하더라고.


"김남길이 나레이션했던 다큐멘터리 '라이프오브사만다'에서 봤어"



밥을 다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최근 잇달아 일어나는 끔직한 뉴스를 나누다가

전자발찌가 끊는다고 끊어지는 소재라는게 말이 되나? 이미 한명의 피해자 시신이 강윤성 집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걸 발견했으면 2차 피해자의 죽음은 막지 않았을까? 근데 수색영장없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갈 수는 없다고, 하니까 경찰의 에로사항도 많을거야. 네 말대로 전자발찌를 끊은 순간, 잠정적 범죄자로 간주하여  수색영장없이도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게 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

근데 한편으로 일선에서 열심을 내는 경찰들은 엄청 깝깝할 것 같애. 검사가 내주는 수색영장없이는 뭐 할 수있는게 없으니까.


"드라마 열혈사제 보니까 그렇더라고. 김남길 나와서 세번봤는데....경찰도 참, 깝깝하겠다 싶었어"

*** 기사를 찾아보니 “긴급한 경우라고 판단되면 압수수색영장 없이도 자택에 들어갈 수 있다”며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있다”고 어느 건국대 교수가 인터뷰한 내용이 있었다. 이렇게 되면 수색영장 문제가 아니라 경찰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같다.



밥을 먹고 디저트 까페를 찾아 서래마을 가는 길에

재테크에 관심많은 한 팀원이 최근, 엄마와 함께 투자한 <공모주> 재미가 쏠쏠하다는 정보를 줬다. 처음엔 조금 번거롭지만 안할 이유가 없다는 것. 평소 눈팅만했다던 다른 팀원도 급 관심보였고, 워킹맘이라 여유가 없던 팀원도 남편에게 일임했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얼마정도 투자하면 좋을지 질문을 했다. wow! 근데 나는 뭐지.

내 취미는 기껏해야 드라마 보고, 식물 돌보고, 영화 보고, 개 보살피다, 다큐멘터리 보고, 책읽고, 인생에 그리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혼자 잼나서 쓰는 글들을 블로그나 인스타에 끄적이는 건데,


그러는 동안 우리 팀원분들은 육아, 운동(패들보드, 자전거, 필라테스, 요가, 조깅), 영어공부, 그리고 일하는 틈틈이 재테크에도 관심이 높구나.


나는,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매주 집앞 마당에서 개와 가족들과 놀며, 일하는 시간외에는 대부분 덕질과 인스타와 브런치로 시간을 보내는   인데.


주택청약은 커녕 남들  하는 비트코인 투자도 안하고 있는데.

주식이라고 해봤지. 겨우 한두주.

고객사 비지니스 추이 살펴볼겸 겸사겸사   전부. 사실 추이에 대해 크게 관심도 없다. 있었다면 애저녁에 손절하는게 맞았다.


문득 현타가 온다.

이대로 좋은가~~~~

 살고 있는건가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심각한 것은

늦더라도 공모주를 시작해야겠다거나,

청약이라도 당첨되기 위해 준비해야할 일들을 일절 하지 않는다는 것.

그런 일에 시간을 쏟고 싶지는 않다는  무엇보다 제일  문제 ㅎㅎㅎ


다들 삶의 방향은 다른거고, 나는 도통 그런거엔 관심이 없으니까, 라고 위로해보지만 낙오자가   싸한 느낌은 뭘까. (관심이 없긴 진짜 1 없다. 오죽하면 부동산학과 졸업해서 부동산기자가 되어 금싸래기 땅과 개발호재 기사를 쓰면서도 재테크 한번을 안했을까?!!!!!급기야 재미없다는 이유로 부동산 기사 쓰는일을 그만두고만다ㅋㅋㅋ)


 큰 욕심은 없다. 그저 밭 한 뙈기. 마당이 있는 조그마한 집한채. 난 그거면 족하다. 헤세의 정원만큼은 아닐지라도 내가 편히 쉬고 누울 집터와 소일거리와 마음의 기쁨을 위해 정원놀이 할 정도의 마당.

그 마당위에 뛰어는 개 두세마리.


 푸른 초원위에

그런 그림같은 집 짓고

사랑하는 나의 님과 함께 반평생 살 수 있겠지.



이게 제일  욕심인가 싶기도 하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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