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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un 08. 2023

조승우가 선물해준
부산에서의 하루 part 1



공항에서 영국행 비행기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스페인 가는것도 아닌데 수서역에서 부산행 srt 323번 기다리는게 이렇게 가슴이 쿵쾅쿵쾅 뛰면서 눈물이 날 인이지 모르겠다.

이 얼마만의 부산행이며, 여행이며, 휴가인지. 게다가 <오페라의 유령> 조팬텀 공연관람이라니!

조승우의 팬텀은 단 한번도 상상해본적이 없던 일이라 한치앞도 모를 해운대바다만큼이나 가늠이 안된다. 하지만 몇시간뒤면 알게되겠지 ㄷㄷㄷㄷ


어쨌거나 지금 나는 부……산이다!!!!!!!!

오전 10시 srt 였지만 8시 반에 도착했다.

나는 나를 잘 못믿는 편이다. 약속시간에 지각도 안하는 타입이고, 중요한 미팅에 늦은적도 없는데 시간약속에 강박이 있는건지 항상 한시간에서 두시간 먼저 도착하는 일정으로  움직인다. 이번에도 역시나 2시간 정도 여유롭게 도착하기 위해, 일부러 조금 늦은 시간인 10시로 출발시간을 정했다. 열차에서 아점 겸 먹을 간식을 사고 책 좀 보다 9시 40분쯤 열차에 탑승하면서 내가 탄 열차가 정말 부산으로 가는 열차가 맞는지 여러번 확인하고 또 했다.









오늘 나의 아점은 

좋아라하는 풍년빵집 땅콩전병과 수제 우리밀 초코파이 & 최애간식 안성탕면.

옆자리 언니에게도 풍년과자를 절반 가까이 <듬뿍> 나눠드렸다. 어차피 혼자 다 못먹을 양! 동대구에서 내린 그 언니는 여러번 감사인사를 주셨다.

겨우 과자 하나였을뿐인데;;




오늘 나의 점심은 


다나가 강추라고 소개해준 <쌍둥이네 돼지국밥>.

절대로 맛집을 찾아가거나, 줄을서야하는 밥집에서 밥을 먹는 타입은 아닌데 오늘은 언제나 내게 맛집을 소개하는 다나의 정성에 감사해서 찾아갔다.

지난달엔가 유사나 세미나로 일산에 갔었을때도 킨텍스 맞은편 유명하다는 인생짜장면집을 소개해줬는데 ‘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못찾아간게 영 미안하기도 했다.


어차피 공연은 19:30분 시작. 길을 헤매더라도 충분히 넉넉한 시간이었고 드림씨어터 근처에 가봤자 먹을데도 없고 갈곳이 없다는 글들을 조승우 팬사이트 ‘몽룡이네’에서 많이 봐서 한번도 가본적 없는 부산의 못골시장안에있다는 그 맛집을 찾아나서게 된거다. 사연인 즉슨.


담주에 만나면 “니가 소개해준데 갔었어” 하고 멋지게 짜잔, 하려고 했는데 원체 비밀없이 투명하게 모든 행동이 드러나는 타입답게 다나에게 고백할 수 밖에없었다. 대연역 근처에 쌍둥이네 돼지국밥이 너무도 많아서, 다나에게 sos를 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그렇게 다나의 컨펌을 받고 들어간 원조 돼지국밥 집에서, 다나가 시키라는 메뉴를 (미심쩍어하면서) 시켰다. 수육백반이라니! 나는 돼지국밥을 먹고싶었는데.

슈육에 백반은 너무 퍽퍽할것만 같았다. 그런데 웬걸. 저렇게 뽀오얀 (다데기를 넣으면 얼큰하고 빨개진다) 국물도 나오니까 일석이조로 수육도 먹고 국밥도 먹을 수 있다. 역시, 전다나. 아점겸 먹은 초코파이랑 땅콩전병 덕분에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점심시간이니까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술 뜬 건데 결국 국물까지 싹싹먹고 하마터면 리필을 신청할뻔했다. 돈은 얼마든지 드릴테니 한국자만 더 달라고……하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공연볼때 배부른 느낌 싫으니까~ ^^

(계산 잘하고 나와보니 도착해있는 카톡선물. 감사했지만, 송금받기는 안누를 생각이다. 마음만으로 충분히 감사합니다요!)


너무도 바쁜 6월초 왜 갑자기 부산행인가

My first watch 가 쏘아올린 작은 공때문일수도 있다.

지난주에 회사 상무님과 <my first watch>에 대해 이야기하다 바로 현백에 가서 IWC와 까르띠에 발롱블루 가격을 알아봤다.

각각 780만원, 900만원, 정도였는데 상무님도 나도 우리언니도 17년간 회사인간으로 고생한 나를 위해 그정도는 해도 된다는 의견이었다.

그런데 막상 진짜로 사려고 하니 하필 조카의 학비가 떠올랐다. 걸핏하면 재정상의 이유로 다음학기는 휴학할수도있다며 매학기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열심히 하라며 조카를 협박(;)하던 언니도 생각나고…


물론 내가 저 시계를 안산다고해서 조카의 학비를 대줄 것은 아니나, 여차하면 그럴 일이 생길 수도 있거니와 나란 인간 자체가 조카 학비로는 줄 수 있어도 그 비용에 준하는 <내 물건>을 살수는 없는 뇌구조를 가졌기에, 말끔히 포기했다.


대신, 나에게 의미있는 <오페라의 유령> VIP 티겟+ 공연 마치고 쉴 호텔+srt 왕복티켓을 선물해주기로 했다. 그렇게 주변사람들 모두 <설마 니가 부산까지 가겠냐>싶었던  <막상 당일되면 공연이고 뭐고 다 취소하겠지>했던 그 부산에 와있다~ 하하.


워낙 뮤지컬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한번도 뮤지컬을 보러 부산까지 srt를 타고 간다는 옵션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말도 안되게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데 또, 공연보러 간 김에 부산에서 돼지국밥도 먹고 일도 좀 잠깐 내려놓고 멋지게 부산에서 하룻동안의 휴가를 즐기는게 또 그렇게 말도 안되는 일은 아니지 않나?


하필 이렇게 바쁜 업무 중간에 부산엘 간다는게 말이 되냐는 나 vs 왜 말이 안되냐 나도 하루좀 쉬어가자 입안이 다 헐고 터질정도로 자정넘게 일했는데 좀 쉬어가자는 나!!


그 둘사이 치열한 논쟁끝에 <나에게 하루 휴가를 주자>는 내가 승리했지만 호텔은 취소했다.

어차피 혼자 호텔에서 기말고사 준비할거면 막차 srt 타고 집에 와서 편히 자고 다음날 출근하라는 절친 금마리님의 조언을 따랐다.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혼자 해운대를 간다거나, 맛집탐방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호텔에서 공부하다 책보다 근처 커피숍에서 글쓰다 책보다 올게 뻔하니까 그럴바에야 집에와서 편히 자라는 절친의 조언을 따르기로 한 것.

(여시코빼기 같이 제니퍼잘알, 금마리!!)


하지만 공연을 보고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부산역으로 오는동안 바라본 부산의 밤 야경을 보면서 살짝, 아주 살짝 후회하기도했다.

부산의 밤을 두고 오늘 서울을 가야한다니! 하면서. 미리줄리랑 2박 3일로 다시 한번 와서 돼지국밥도 먹고 혼자 걸었던 드림씨어터 공연장도 걷고 부산 밤바다다고 가고 해운대 파스쿠찌도 가자고해야지!!!


지금은 평일 낮 15시 40분, 해운대. 파스쿠찌 커피숍이다. 

부산에서의 하루는 서울보다 두배는 빠르게 흐르는 것같다. 왜 벌써 네시냔말이다.

딱 2시간만 <심리학 입문> 기말고사 마지막 챕터 공부하고 공연장으로 이동할 생각이다.

담주 월요일이 시험인데다. 어깨 무겁게 가져온 책이니만큼 오늘..꼭 마지막 챕터 <정신장애> 끝마치고 가야한다! 그래야 주말에 <에세이 과제>+ <차주 월요일 발표과제>를 준비하는데 무리가 없을거다. 눈앞에 해운대가 보이고, 바닷바람도 시원하고, 까페 음악도 좋고, 몇시간뒤 만나게 될 조승우 덕분에 정신은 혼미하지만 정신 다잡고 공부하자, 제니퍼!!

중간고사에 20개중 15개 맞고 좌절했던 기억 떠올려보렴. 이번엔 20개 중 20개 목표로 가즈아!!!




에필로그

원래 터진 입술이 집에 와보니 더 터져있었다. 

회사-집-학교-집에만 있는 집순이에게 나름 피곤했던 일정이기는 했다.





 




















<조승우가 선물해준 부산에서의 하루 Part 2> 는 공연장 도착한 순간부터, 공연에 대한 이야기, srt 타고 무사히 서울에 도착한 과정을 기록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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