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소판과 콜레스테롤 증가 및 혈색소의 감소 그리고 다가오는 수술
나혼자 주4일 시대를 (먼저) 열었다.
코로나로 인해 회사에서도 재택이 용인되는 시기라, 특별한 외부일정이 없는 금요일엔 재택을 했다.
그리고 금요일 저녁에는 꼭 엄마와 언니, 개가 있는 양평집에 가서 주말을 지내다왔다. 행복한 주말도 있었고, 속 시끄러운 가족의 대소사도 있었고, 괜히 엄마나 언니들에게 화풀이하거나 토라진 날들도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한해가 어느덧 크리스마스, 라는 클라이막스를 향해간다.
그나마 올한해 나름 의미있었던 일은,
일면식 없던, J가 내 브런치 글을 보고 칼럼을 의뢰해준 덕분에 <10년차 헤드헌터가 말하는 헤드헌팅 이직가이드> 라는 글이 퍼블리르 통해 발행됐다는 점인데 후속 컬럼 마감을 한달째 어기고 있어서 가시방석에 누워있는 듯한 기분으로 매일밤 잠자리에 든다.
그럼, 빨리 써서 원고를 털어버리면 좋을텐데 밍기적 밍기적 나답지 않게 뭐하는건지 모르겠다.
첫 시작은 좋았다.
3500여명 정도가 내가 쓴 칼럼을 읽었는데 그중 81%로부터 만족했다는 평가를 해주었다.
덕분에 후속글에 대한 의뢰도 요청 받아서 꽤 패기 넘쳤었는데ㅡ 대체 왜 때문에, 어떠한 계기로, 이 약속을 차일피일 미루게 된건지…
처음엔, 건강핑계로 한번 연기도 해보고 변명도 해보았지만 지금은 미안한 맘에 아예 담당자에게 연락을 못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인간으로 일하는 지금껏 약속한 due date은 명확하게 지켰고,
잡지사 에디터로 사회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했을때부터 기사에 대해서는 마감일을 넘겨본적이 없는데,
그런 내가 수정된 원고를 넘겨주기로 하고, 한달을 묵히고 있는거다.
마지막으로 연락을 나눈게 지난달 말 28일. 어찌저찌 초고는 썼지만 방향을 전부틀어 수정한 글을 넘겨주기로 하고 일언반구없이 흐른 시간이 내일모레면 정확히 한달째가 되는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주엔 글을 시작해야지, 마감을 지켜내야지, 다짐해본다.
혈소판과 콜레스테롤 증가 및 혈색소의 감소가 원인인건지, 이 불안한 수치들이 내 눈에 확인되어 나타나기 전까지 내 속에서 그네들이 무기력을 만들고 쌓고 뭉쳐놓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믿고 의뢰해준 그녀를 위해서라도 이번주에는기필코...........써야한다.
다다음주면 진짜 수술이다.
사람들 모두 별거 아니라고해도 정작 살아생전 한번도 수술대에 올라본적없는 본인은 무섭기만 하다.
배를 가르고, 꿰매고 난 후, 주변 장기들이 제자릴 찾아갈런지, 제 기능을 할런지 걱정 투성이다.
이번주가 마지막 기회니, 어떻게든 마무리 해야<만>한다.
#할수있다 #제니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