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내가 마흔 살이란 걸 언급하게 된다.
쉰이나 예순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마흔도 한창때라며 웃을지 모르지만 맨몸으로 태어나 40년을 살았다는 사실에 자주 뭉클해진다.
10년 동안은 부모님 손에 의해 컸다.
주는 밥 먹고 읽으라는 책 읽으면서.
10살에서 스무살까지는 학교라는 감옥에서 자랐다.
왜 배워야하는지 모른체 이런저런 분야를 습득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내 뇌에는 배수 잘되는 마사토가 깔렸는지 영양가 있는 정보들이 빛의 속도로 빠져나갔다.
수업시간에는 만화책을 주로 읽었고, 남들이 공부하는 시간에는 꾸준히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었다.
20살에서 30살까지는 진짜로 필요한 것들을 찾아서 공부했다. 그래서인지 이 기간동안 습득한 지식들은 대부분 피가 되고 살이되었다.
서른살부터 마흔.
일에 집중이 가장 잘 되었던 시기로, 회사인간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다. 야근하고 일하면서 열심히 커리어를 적립했다.
그리고 마흔.
마흔이 넘은 모두는 너무나 애틋하다.
인생의 무게를 견뎌온 시간들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그러니까, 인생은 마흔부터.
마흔 안됐으면 감히 논하지도 말아야 한다. 물론, 일찍 결혼하고 애기낳은, 마흔살 이전의 그대들은, 얼마든지 인생에 대해 논해도 좋다. 가정과 육아라는 또다른 영역에서 무게를 견디고 있을테니까.
마흔에서 다시 쉰으로 향하는 10년.
나의 십년은 어떻게 채워질까?
책쓰고 기타연주하고 책방하면서 널리 인간도 이롭게하며 살고 싶다. 꼭 널리는 아니더라도 주변인들이라도 이롭게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