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욕망

눈물나는 일요일

by 책읽는 헤드헌터


처음으로 타보는 용문-서울간 광역버스 G9311.
버스를 기다리는데 왜때문에 눈물이 나는건지 나무그늘에 걸터앉아 오늘하루를 복기해본다.
일단 마음이 왜 불안한건지 이유를 모르겠다.
버스를 놓칠까봐?


“기사님 여기서 기다리면 되나요?”
일단 어디서 버스를 타야하는지부터 체크하기.

(어디서 봤더라. 양평 아가씨네? 아는 얼굴이야.
거기서 기다리면 버스 오는데. 가만히 있어보자. 몇시에 오더라?)

“양평 사람 맞아요. 용문에서 두시 출발이래요. 시간은 체크했어요, 감사합니다”


친절한 기사님 덕에 불안한 마음 좀 가다듬고,
쑥개떡 먹고있다는 내친구 조씨에게 전화했다. 며칠전 양평근처 주유소에서 만난 초딩동창 이야기를 전했다.


“나는 못알아봤을텐데!”

(아니 누가봐도 송** 그대로더라. 너도 단박에 알아봤을꺼야, 살 엄청빠진 송**이라구!)


짧게 통화를 마치고 다시 생각했다. 눈물이 나는 이유에 대해서.


(오마나! 마침 닭똥같은 눈물이 또로로 또한번 흐른 순간, 큰언니 친구가 지나가다 나를 보고 멈춰선다. 왜 울어? 울지마. 어디가니? 걱정하는 눈빛을 보낸다. 새삼 양평이구나 싶다. 웬만하면 아는 얼굴들...)


아침나절엔 서켠이랑 해먹에 누웠다가 갑자기 눈물이 났다(PMS기간도 지났는데 왜 그럴까나....)


“서켠아. 이모가 하는 말 열에 아홉은 장난인거 알지?

이모는 서켠이 사랑해 나쁜 사람들이 상처주더라도 상처받지마”


(고갤 끄덕인다)


“항상 우리 가족이 곁에 있으니까. 어떤 일이 있어도 네 편인 사람들이 여기 있으니, 상처받지 말고, 아주 작은 거라도 무슨 일 생기면 이모한테 꼭 말해줘.”


(이모.....근데 어떤 건 말할 수 없는 것도 있어)


“아니. 그런건 없어. 말할 수 없는 것까지도 다 말해줘.

약속해”


(고갤 끄덕인다)

세상 다정한 우리 조카.
해먹 밖으로 손도 잡아주고
해먹 안으로 찾아와 뽀뽀도 해주고

옥상에 있으면 옥상으로 이모취향 고려한 g7+얼음 많이 넣은 아아도 배달해주고

JBL스피커에 멜론 연결해서 이모 취저 곡들 틀어주고,


이런저런 온갖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는다.
일찍이 이런 초6을 본적이 없다.

우리 조카들 하나같이 말을 안 듣는데 얘는 대체 누굴 닮아 이러는지 모르겠다....;;


모처럼, 바쁜 미저리까지 오자매 모두 모인 주말.

하루종일 집에서 잘 놀고 잘 싸우다가 서울 올라가는 길!

담주에 또 오라며 인사해주는 엄마
행여 버스 지나갈까 다시 와보겠다는 미도리
버스에서 싸우지말라는 로빈슨 당부
착한 탄이
서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줄리.


나를 둘러싼 다정한 이들을 떠올리며,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해본다.


따뜻한 눈빛을 주고
아무일 없어도 손 잡아주거나

따뜻한 위로를 주는 사람.
(될 수 있을라나, 그런 사람...;;)


어김없이 차가 막힌다.
보통 50분이면 가는 거리지만 오늘은 서울까지 한시간 반은 더 걸릴 것 같다

아. 생각났다!!!

눈물이 나는 이유!!!!!!!


아마도 미저리랑 단둘이 막히는 서울을 가는게 그렇게도 싫었나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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