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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un 01. 2022

회장님의 이야기 보따리 1편

어느날 피그인더가든에서 





Part I

집순이에게 드문 휴일 일정 <그대가 조국>관람


휴일아침인데 억울하게도 일찍 눈을 뜨고 말았다!

회사 메일들어오는 소리에 새벽 6시 반에 잠이 깼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라 다행이지만. pet food 관련 비지니스를 하고 있는 고객사에서 원하는 후보자가 최종인터뷰를 앞두고 고사의견을 줘었는데 생각을 바꿔 최종인터뷰에 참여하기로 한 것. 좀더 꾸물거릴 수도 있었으나, 모처럼 휴일을 낭비할 수는 없으니까 반가운 메일도 읽은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줄여야지 줄여야지 하고 2주를 흘려보낸 바지단을 줄이기 위해서 일단 집앞 세탁소에 들렀는데, 집에 오는길에 내가 아직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걸 인지했다. '그냥 투표 하지말까?' 잠시 유혹에 빠졌지만. 대선 결과를 보고서도 투표안할 생각을 할 수 있냐, 스스로 자책하며 석촌호수만 한바퀴 살짝뛰고 투표를 하러가자, 생각했다. 어차피 투표장도 바로 집앞 초등학교니까.


석촌호수를 한바퀴 달렸지만 거리는 겨우 2km. 시간도 20분이 채 되지 않았다.

만보는 채워야지 하면서 한바퀴를 걷다가 문득 회장님이 어제 메일로 보내주신 우리회사 <30주년 축사>가 생각나서 전화를 드렸다. 


누구야? 물으시는 회장님.


회장님, 저 제니퍼에요.


근데 지금 어디에 있어?


석촌호수요.


거길 왜갔어?


운동하려고요.


1시까지 삼성동으로 올 수 있을까?


그럼요. 집에 들렀다 늦지않게 가겠습니다. 근데 회장님, 저 유사나 리셋중이라 점심은 안먹고 앞에 앉아만 있을께요.


그래? 그럼, 피그인더 가든에서 샐러드나 먹자고.


네 좋습니다.



잠깐 차 이야기

그렇게 급 결정된 회장님과의 점약. 석촌호수를 뛰다말고 바로 방향을 돌려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가는 길 골목마다 온동네방네 주차해둔 차가 다 눈에 들어오는 거다. 
이번달에 차를 사기로 했기 때문이다. 계속 뚜벅이로 지낼 수 없고, 매주 양평과 서울을 왔다갔다하는데, 지금 운전안하면 나이 들어서는 더더더더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아 지난주에 차 견적을 내러 갔었다. 시스터걸이니까, 언니둘을 대동하여. 그나마 넷째언니가 차 알아보는데 셋까지 가야하냐며 본인은 빠지겠다고해서 큰언니, 셋째언니랑만 들렀다. 
어떤 차를 사야하나...
운전을 못하는 초보운전자인 나같은 사람은 무조건 소형차를 사야한다는 셋째형부 (자동차 정비를 한다 ㅎ) 는 내게 미니를 권했다. 그게 나에게 젤 잘 어울린다고. 
그런데 언니들은 K3, 아반떼, 셀토스를 추천해줬다. 
차에 1도 관심이 없었으나 이제 차를 사야한다고 생각하니 주변에 온통 차만 눈에 들어오는데 결정하기가 너무 너무 너무 어렵다. 다들 어떻게 차를 산걸까, 어떤 기준으로??

(눈을 똥그랗게 뜨고도로 위 차들을 보니 염창희 로망이었던 롤스로이스도 보게 됐다. 과연, 남자들 로망다운 외관이었다)


Part II 

급 결성된 점심약속 at pig in the garden


차에 한눈팔다 시간이 지체되어 역시나 <지방선거>는 포기해야하나 한번 더 망설였는데 택시를 타고 가더라도 투표는 해야할것 같아 서둘러 투표장에 가서 투표하고, 버스타고 약속장소로 갔는데 시간이 무려 22분이나 남았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으며 기다리는데,

드디어 회장님 도착.


회장님 고맙습니다.


뭐가?


그런적이 없는데 5분만에 뽑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해주신 말씀도 그렇고, 마치 제 상황 다 알고 하시는 것처럼 매번 그 시기에 필요한 좋은말씀도 주시고, 그래서요.

회장님 축사에 담긴 속뜻도 이해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어요. 

그간 제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주구장창 해주신 말씀이잖아요.

'아브라함이 본토 아비의 땅을 떠날 수 있었던 것 외부의 힘 (성령)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내 안에 있고 내가 하나님안에 거하면 못해낼 일이 없다,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모두를 사랑해야 한다, 그게 어렵지만 방향성은 거기에 두고 살아야 한다' 그런 말씀들이요.

저는 복 받았어요. 회장님 계실때 조인해서 그런 좋은말씀들을 많이 들었잖아요.





말은 상대방이 끌어내는 것 같아.  
아무나 보고 이런말이 나오는 건 아니니까.  
제니퍼는 돈버는 것 보다 봉사하길 원했었어.




맞아요. 그때 그런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음과 영혼이 바라는게 같을때 가장 빨리, 쉽게 가능태 공간으로 우리를 데려다주는게 <리얼리티 트랜서핑>인데. <Secret>에서는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하지. 

마음은 현실적이고 이기적이야. 뭐가 이익이 되는지에 따라 자주 움직이지.

마음은 증명되는걸 원해, 이치를 따지고.

그러나 영혼은 미래를 봐.  

하나님 마음이랑 맞는지 안 맞는지 마음과 영혼은 대화가 안된다고, 서로. 다만 영혼이 사인을 주는거지. 그건 아니야. 라고. 믿고 기도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내가 바라는게 하나님이 원하는거랑 같을때 그렇게 된다는 뜻이기도 해.  그런데 마음은 항상 현실적이야. 영혼이 바라는것을 사인줘도 "내가 되겠어?" "나는 못해" 포기해버린다고. 아브라함처럼 믿고 떠나야해. 선택할 일이 있을때 이게 될까, 안될까 자꾸 고민할 필요가 없어. 하나님이 원하겠느냐 아니냐에 집중하면된다고.우리는 항상 on the way.  

믿음도, 사랑도, 용기도 소유할 수가 없다고. 내안에서 불러 일으켜 나오는 거지.  

용기는 가지고 다니는게 아니야. 어떤 시점에서 용기를 내는거지. 우리는 용기있는 사람, 지혜로운 사람을 원하는데 그런 사람은 없다. 하나님과 하나가 되어 그런 용기를 얻고, 지혜를 얻는거지. 아브라함처럼 그냥 떠나는거야 한발자국 가는거지. "서로 사랑하라" 이 계명은 명령이 아니라 하나님의 애원이지. 부모가 자식들에게 밥먹으라고 하는게 명령이 아니라 애걸복걸하는것처럼. 사랑하면 우선 기쁘잖아. 힘도 안들고. 일도 잘되고, 성공도 하고.

우리는 희생한다고 생각하면 안 행복해진다고. 희생하지말고 진짜 사랑을 주면 되는데.


그게 힘들어요 회장님.

진짜 사랑을 준다라는 게.



회장님 말씀 메모할데가 없어서 피그인더가든 냅킨을 메모지삼아

마음에 그런 결심이 들게하는 것도 은혜야.

길을 잃을때도 있지.  

그럴땐 '알아차림'을 생각하면 "아담아 너 어디있느냐" "제니퍼 너 거기서 뭐하고 있냐" 번쩍 정신차리게 되면서 방향을 바꾸게 된다. 잘못된 방향에서 하나님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상심리에서 희생을 하는데, 계산이 안 맞는다고. 헛수고 하느것 같고. 다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아서 그래.


희생하다가, 더이상 못하겠다 싶을때 전 그것들을 놓는 것 같아요.

전 인내심이나 끈기가 없는 사람 같아요.


나는 그런사람이야, 라는건 정죄라고.

나는 그런 적이 있었어, 라고 happen to be 라고 생각해 제니퍼


헤드헌터로서, 성과나 보상에 대해 내려놓을수가 없는데

그런 과정에서 요즘 좀 힘들었어요.

회장님은 저를 남다르다고 생각해주셨는데 요즘은 자신이 없어요 회장님


현재를 위해 살아야지. 보상을 위해 우리가 사는건 아닌데, 99.9% 직업을 위해 산다고.

그런데 게중에 자기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어. 보상 orient 냐/ 사랑 orient 냐 이 둘은 출발부터 큰 차이가 있어 제니퍼. 진짜 인생을 보는 헤드헌터가 되보자고.

인생을 살지않고 job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 보상을 생각하면 항상 손해보는것 같고 기쁨이 없는 사람들. 


그래도 저는 하는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하는 편이긴 한데

그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는 진짜 끝까지 사랑을 주기가 어려워요


물론 경우가 없고

얌체같고 끝도없이 바라는 사람들이 있지.

근데 제니퍼 우리도 하나님 앞에 그런 경우 많지 않나?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러했듯 용서해야한다고

볼세비키 혁명도 창조적 소수에 의해 이루어진거야.

진심을 다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 모아서 하나님말씀 나누고 그러자고.



이렇게 오늘 한상신 회장님과이 급 만남은 마무리되었다.
신앙의 선배이기도 한 회장님 말씀을 들으면서 서너번 눈물이 났다. 인생무상이 생각나서. 언젠가 회장님이 안계신다는 생각을 하니 한말씀 한말씀이 8년전보다 더 소중히 다가오는 거다.
그래서 더 기록에 연연한다.
언젠가 그때가 되면 이 소중한 대화들을 읽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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