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 헤드헌터 Jun 28. 2022

예민한 사람이  때로 과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이유

PMS는 과민반응을 부른다



둘째조카가 일고 여덟살 무렵이었다.

지나가는 어른이 조카에게 '귀엽다'고 한 말을 듣고 본인 스스로 적잖이 의아해했다.

"잘생겼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 귀엽다는 말은 처음 들어 엄마" 라며

예의 그 멍뭉미 넘치는 눈빛으로 귀엽다는 말은 지 인생 7~8년만에 처음이라 다소 당황스러웠다는 말을 듣고 그날 우리가 얼마나 웃었던지.


여하튼 그 조카가 어느새 자라서 올해 대입을 앞두고 있다.

11년이라는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 훌쩍 열아홉 청년이 되어버린 거다.


그건 그렇고, 지난 주말에 셋째언니로부터 "왜 그렇게 과민하게 반응하냐"는 말을 들었다.

잘생겼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귀엽다는 말은 또 처음들어봤기에 당황스러워했던 그날의 그 조카처럼 귀여운 당황스러움은 아니었지만,

예민하다, 는 말은 발에 차일 정도로 많이 들어봤는데 '과민하다'는 말은 또 처음이라 나 또한 적잖이 당황하기는 당황했다. 평소 반박을 잘하지만 그래서 그날은 어떠한 반박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정말 과민했나? 근데 1. 과민한건 몰까?

과민한 것과 예민한 것의 차이를 (구글에서) 찾아봤다.


과민하다는 건, 사람이나 사물 현상따위에 대해 느끼는 감각이나 감정이 보통 정도를 지나친다는 뜻이고

예민하다는 건, 사물이나 현상 따위에 대해 느끼는 능력이나 어떤 현상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 는 뜻이다. 굳이 과민과 활용의 예를 찾아보자면,

그는 수면 부족으로 신경이 아주 과민해졌다.

그의 신경은 어둠 속에서도 예민하게 작용했다, 정도.


그렇다면 2. 나는 과민한 사람일까 예민한 사람일까.

예민한데 때로 과민하게 반응하는 사람, 이란 표현이 가장 적합하려나?

그럼 3. 나는 어떤 상황에서 주로 과민해지는걸까?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과민해지는 때가 있다는 건 인정한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나의 경우에 그 시기는 반드시라는 표현을 써도 무리가 되지 않을만큼 거의 반드시 호르몬의 변화와 함께 찾아온다.

나의 아주 오래된 친구이기도 한 PMS.

그녀석이 찾아오면 나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평소와 좀 달라진다.

우울하거나 위축되고, 예민해지다가 과민하게 반응하기도 하는 지금의 이 패턴이 20대 중반부터 발현됐다. 10대 시절부터 였을수도 있고, 당시에도 호르몬의 영향이 아주 없지는 않았겠으나 그땐 PMS 를 인지하기 전이라 뭐라 규정하기가 어려운 시기다. 30년 전의 일이라, 솔직히 말하자면 기억이 잘 안난달까.


어쨌거나 PMS 가 찾아오는 무렵에는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타인이나 가족의 농담에도 기분이 상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평소에는 조카들이 아무리 노처녀, 곱등이라고 놀려도 전혀!! 1도 기분이 나쁘지가 않은데 그날이 되면 모든 것들이 농담보다는 조롱으로 다가오고ㅡ 눈물이 철철날만큼 서럽고, 불편하고, 싫은거다.


4. 과민한 사람 테스트같은 게 있을까?

나의 과민함은 도대체 어느정도 심각한 건지 궁금했는데 마침 그런 테스트가 존재했다.

26개 질문에 최대한 솔직하게 답변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론을 받았다.



나의 민감도는 보통 사람보다 4.2% 낮았다. 뭐지 이 테스트. 맞는건가;;;


테스트 결과가 미심쩍어 다시 구글을 켰다.

이번엔 과민한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검색했다.

구글 검색 결과, 과민한 사람들의 특징 8가지가 나오는데 그 중에서 마지막 8번은 아로새겨두면 좋을 것 같아 캡쳐해두었다.


나역시 무언가를 지적받거나 비판을 받아들이는데 상당히 취약한 편이다.

이유는 상대방을 실망시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실망시켰다고 생각하면서 자괴감이 들면, 예민해지고, 또 과민하게 반응하게 되는것 같다.



5. 과민해지지 않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가?

PMS시기 과민해진다는 것에 착안하여, PMS 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과연 어떻게?

PMS 완화를 위해 주 3회 이상 30분 이상의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하고
당도나 염도가 높은 음식을 삼가하고 (그런걸 좋아하는데..)
여성호르몬 농도에 영향을 준다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적당히 쉬어주면서 스트레스 관리를 해줘야하고
증상이 시작되는 시기와 사라지는 시기와 그 정도 등을 기록해두고 개선점을 찾아나가야 한다,

는데, 사실 정말로 운동을 매주 하고, 탄수화물이나 달고 짠 음식 자제하면

PMS로 인해 몸이 붓거나, 기분나쁜 감정이 줄어드는 건 확실하다.


이번달은, 운동도 소홀했고 식사도 잘 챙기지 못했는데

새로 시작하는 7월에는 운동도, 음식조절도 잘 해봐야지, 싶다.


왜?

나의 과민함으로 가족이 됐건, 타인이 됐건 그 누구에게라도 불편함을 주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언제가 나의 팀장님은 내게 말했었다.


모모처럼, 이사람 저사람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제니퍼에게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제니퍼는 가능하면 그들 모두를 도와주려다보니 버거워지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싫다는 감정표현 잘 안하니까, 그냥 한달에 한번 Period 기간이라도 본인이 하고 싶은 감정표현 하셔도 돼요. 울고 싶으면 울고, 힘들다 싶으면 거절하고.



그때 우리 팀장님 그 조언이 내게 얼마나 위안이 됐는지 모른다.

나는 뼛속깊이 착한사람도 아니지만 또 그렇다고 나쁜 사람도 아니고,

잘못을 저지르면 10분 이내 반성하고 회개하는 사람으로, 지나치게 타인을 신경쓰고, 타인의 요청을 거절하게 되는 경우 필요이상으로 자책을 하고, 상대가 불편하기보다 내가 불편한게 낫다고 여기기도 하고, 싫은걸 나서서 해결하기도 하는. 복잡다단한 동물, 이다.


그 동물은 참고 참아서 차곡차곡 쌓아 올린 그 스트레스를 어느날 갑자기 맥락도 없이!!!! 어쩌다 한두번씩 발현하게 되는데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심지어 가족들도) 상처받거나 놀라곤 한다.


쟤가 왜 또! 저러지.

갑자기 왜? 저러지.

안그러던 애가 왜? 그러는거지.

평상시랑 다르네! 라면서.


그러니 평상시 싫은건 싫다, 나이스하게 거절하고 오지랖도 좀 줄여야하지 않나, 뭐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된다. 뭐가됐건 조절이 필요하긴 필요하다, 는 결론이랄까.


끝으로 책 하나 추천!

혹시 나처럼 과민함과, 부정적인 생각 혹은 불안한 마음으로 힘든이가 있다면 지금 내가 읽고 있는, 훈련하고자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The Greatest Secret이란 책이다.

몸과 마음은 도구일뿐 진정한 내가 아니라는 것, 내가 원하는 대로 생각해야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부정적인 기운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지금 이 마음은 흘러간다고, 이 마음은 내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고 설파하는 책이다.

다 읽고나면 왠지 조금은 감정에 지배받지 않을수도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기운에 파묻혀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게 되는 책이랄까.



https://brunch.co.kr/@jennifernote/503


매거진의 이전글 회장님의 이야기 보따리 1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