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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Aug 26. 2022

팀장님은 언제 쉬세요?


내 직업은 거의 전화통화를 하는 일+질문하는 일 이라고 설명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용을 원하는 인재들 자격요건에 대해서, 그 요건이 변할때마다, 조직의 변동이 있을때에도 수시로 고객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반대로 내가 추천한 후보자들의 피드백이 궁금해서, 그 포지션에서 진짜로 필요한 역할이 모호해서, 전임자의 퇴사배경이 궁금해서, 마켓에 고객사가 원하는 후보자가 정말로 잘 없는데 지금 현재  그 직무는 아니지만 그 직무를 커버할 수 있는 포텐셜있는 후보자를 추천해도 되는지 묻기 위해, 인터뷰 프로세스에 갑자기 없던  프로세스가 생겨났는데 어떤연유이며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같은것들을 문의하기 위해서. 블라인드와 잡플래닛에 올라왔던 재떨이를 던지며 폭력을 썼다는 그 매니저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하기위해서. 또 때로는 주차가 가능한가요? 면접비는 없나요? 같은 사소하다면 사소하지만 면접을 보러가는 후보자들에겐 중요하게 여겨지는 질문도 해야한다. 


거기까지는 external communication 이라면

internal Communication도 상당하다. 


팀장님, 근데 정말 거기 채용을 하긴 하는거래요? 후보자들 제안받는 곳이 이렇게나 많은데 1주일 반 넘도록 피드백없는건 사람 안뽑겠다는거 아닌가요? 

팀장님, 근데 5년차인데 희망연봉 *** 정도면 너무 높은거 아닌가요?

팀장님, 근데...........


그래서 때로는 그러면  안되는데, 

전화벨이 안울렸으면 할때도 있고 제발 나에게 질문을 좀 안해줬으면 할때도 있지만

전화를 받지 않을수도,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을수도 없기에

털이 곤두선 고슴도치처럼 예민해질때가 있다.

그 가시가 주변사람들을 찌르기도 하고 찌를세라, 서둘러 기도를 하기도 하는데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다. 


애니웨이 오늘 팀원의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재택을 하면서 점심시간을 좀 넉넉하게 쓰다보니 이런 글을 쓰게 됐는데 쓰다보니 급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고객사는 오만떼만 질문이 많은 내가 그간 얼마나 피곤했을까?

내 전화가 얼마나 안 반가웠을까?

사소한 것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짚어야 직성이 풀리는 헤드헌터;;;;;;;;;;;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건 어떤 상황에도 질문은 필요하다는 것. 국룰이다.

질문하지 않으면 대부분 산으로 간다.

포인트에 닿지 못하고 겉을 헤매돈다.

오래걸리고, 결과가 좋지 못하다.



지난주에는 그런말도 들었다.

"이사님 되게 아메리칸 스타일이시다"


애둘러 표현하셨지만 싹퉁머리없단 의미일거다. 

까라면 까는 것. 나는 그런 걸 잘 못한다. 아니, 하고싶지가 않다. 그럴수록 오히려 반감이 든다.

나도 알게 모르게 내 후배들에게 내 방법이 옳다고 그것만 강요한건 아닐까?하는 의문이 든다. 만일 그랬다면 돌아볼 일이다. 그런식의 선배가 제일 싫었는데 내가 그런 모습이 될 수는 없으니까! 


A고객사가 월요일, 수요일, 목요일 미팅을 요청해서 나도 인터뷰 하고 미팅하느라 바쁘니 그 세가지 일정을 하나로 정해서 한번에 하자고 제안했더니, 돌아온 답변이 그거였다.

나는 아메리카엔 가본적도 없지만, 무언가를 조율함에 있어서 내가 원하는 바를 100% 양보하는 편은 아니다. 어느정도 협상의 여지를 찾아나가는 걸 좋아한다. 상대가 오십보 양보했으면 나도 양보하고, 내가 그만큼 내려놨으면 상대도 좀 이쪽을 이해해주려는 태도.

그런 쿵짝이 잘 맞으면 일하는게 재미있고 아니면, 일에 능률이 안붙는다. 속도도, 지속력도 없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그리고 정치적인 결정들.

그런 결정에 휘말릴때 나의 스트레스는 곱절이된다.

그런일에는 참여하고 싶지 않을뿐더러 그런 조직에는 인재를 추천해주고 싶지가 않다.

매사 모든일이 정치적이지 않은 건 없겠지만 의도성과 정치적인 판단이 난무하는 조직의 일이라면

나와는 정서적으로 맞지않아서, 도저히 할수가 없는거다,


반대로 

우리의 질문에 정성껏 답변해주는 고객사와

이심전심통하는 채용파트너가 있는 조직의 일은

회사 자체가 의미있는 서비스를 하거나 사회참여에 적극적인 곳의 채용건은

한마디로 내가 꽂히게 되는 포인트가 있는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찾을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밤을새서라도 영혼을 끌어모아 일한다. 그런 기업들이 많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많지 않다는게, 조금은 슬프지만. 







팀장님은 언제쉬세요?

지난주에 팀 막내가 물어온 질문이다.

월화수목금 일하고, 금요일 밤에 양평에 가서 엄마와 시간을 보내고 주일예배를 드리고 일요일밤에 서울에 오는 반복되는 패턴속에서 나 혼자, 내가 오롯이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이 없음을 보고 막내가 질문한 건데 딱히,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몰라서 아직 그 질문에 답을 하지는 못했다.

굳이 따지지면 어제 오후, 좀 쉬었다.

타이거  JK 인터뷰를 읽으면서, 그의 예능을 보면서, 그가 쓴 가사를 해석해보면서. 



지난주 수요일 성경통독시간에 멤버들에게 사사기의 역사적 배경과, 구약시대상의 시기와 여호수아 이후 후계자가 없는 직후 사사가 등장했다는 이야기를 설명했는데, 

설명에 앞서 그 배경을 알려주려고 당시 이스라엘 지도와, 4명의 구약시대 족장이 태어나기까지의 족보를 그려서 설명했더니 팀원이자, 성경통독멤버이자, 나와 꽤 오랜기간 같은 교회에서 중고등부 봉사를했던  롤롤이가 


"이 모든 양의 책을 읽고 이 방대한 내용을 정리하다니, 진짜 능력이야!"라고 지 자리에서 속삭이는 걸 들었다.


뭘 능력이야. 내가 알고 싶으니까 한거지.

그래서 고달퍼. 타이거 JK 에 대해서도 지금 그렇게 파고 있단 말이지. 좋아하니까 알고싶고, 해서.


"그런 것도 다 열정인데. 부러워요"


한그루 멤버(나포함 싱글여성 3명으로 이루어진 내 친구들 모임)들도 즈음의 나를 부러워한다.

누군가에 빠져 행복한 아침을 시작하고 밤을 마무리하는 내 모습이 행복해보였나보다. 

그녀들에게 용기를줬다.


야,너두! 할수있어 ㅎㅎ 그냥 아무나 좋아하면돼!


"아무나! 라니. 나름 제니퍼에게 엄선된 오빠들인데. 니네 오빠들 들으면 섭섭하겠다"


그렇긴 하지 내가 또 아무나! 를 좋아하진 않지. 쉽사빠에 금사빠긴 해도. 


역시 내 친구들, 제니퍼잘알.



우리 팀 막내 질문에 답을 하자면, (너로인해)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이번주

아무것도 안하고 누구도 만나지않고 혼자서 오로지 쉴수있다면 쉬어야겠다ㅡ 고.

네가 만들어준 기회!! ㄷㄷㄷㄷㄷㄷㄷ ㅋㅋㅋㅋㅋ


타이거 JK 가사를 곱씹으며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의 공연을 보면서 

책을 읽으면서

그가 영향을 받았다는 영화가 있다면 찾아보면서. 

생각만으로 좋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나는 널 원해, 사랑해 허니.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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