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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May 10. 2023

인생캐릭터 황시목을 남긴 비숲

드라마 비숲 1,2회 32편을 정주행한 후 생각한 것들에 대하여



중간고사 끝나고  쉬는 주말 대부분을 비숲을 보면서 보냈다.

장장 32시간동안 쉬지않고 달려왔다. 오늘 그 대장정의 마무리 비숲 시즌 2, 최종회까지 끝난 시간이 새벽 2시 51분. 잠이 부족하면 바로 탈이 나는데, 가뜩이나 부족한 잠을 무릅쓰고 브런치에 들어왔다.




왜냐하면,


1. 황시목검사와 사무장이 원주지검에서 다시 만나면서 황시목이 처음으로 세상 환하게 웃으면서 행복하게 마무리된 그 가슴먹먹한 순간을 기록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2. 시체를 유기한 상사의 비리를 밝혔다고 조직내 왕따를 당하고 있는 한여진 경감. 그녀가 소속된 정보국에 (좋아하는) 김원해 배우가 등장하면서 <전임 정보국장 최빛에게 이야기 잘 들었다>면서 잘해보자,고 한여진 경감에게 인사해준 장면이 뭉클했기 때문이다. 시즌 3 나오려면 3년만 기다리면 되는걸까. 이렇게 라인업 다 짜놓고 안돌아오면 아니될일!


3. 납치 감금당한 후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상태로 있던 서동재 검사가 드디어 깨어나서, 한조와 박광수 변호사 사이에 있었던 비밀회동에 대해 취조당하는 장면에서 서동재가 과연 어떤 답을 하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4. 대검에서 만난 도덕적이지 않으면서 지스스로 면죄부를 너무 심하게 주는 우부장과 지검장을 내내 보다가 황시목 꿈에서 잠깐 나타난 서부지검사람들을 봤는데 얼마나 따뜻하던지.

황시목이 한여진에게, 꿈에 서부지검 사람들을 봤다면서 제일먼저 영은수를 언급했다.

영은수, 윤과장, 동부지검장, 이창준 검사장도 꿈솓에 있었다. 서동재는 그들그룹에 있지 않았고 동부지검은 그들과 가는길이 달랐는데 윤과장, 영은수, 이창준은 같은곳으로 향했다.

꿈 잘 안꾸기로 유명한 황시목이 꾼 꿈 이야기를 들려주자 한여진은 바로 다음날 윤과장이 복역하고 있는 교도소로 면회를 간다.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윤과장에 의해 살해된 박무성의 아들 경완이가 윤과장 감옥으로 내의를 보내줬다는 것과, 몇달뒤 다시 찾아올테니 그때 다시보자고 약속하자는 것들, 그 하나하나에서 한여진 경감의 마음깊은 배려를 보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새내기 정민하 검사를 보면서도 영은수를 떠올렸고, 심지어 꿈에도 직접 등장한 영은수. 황시목이 오래오래 영은수를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5. 강원철 지검장이 불법으로 얻게된 한조 계열사의 분식회계 자료로 인해 스스로 지검장직을 내려놓고 전관, 대우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좀 지난후에 변호사로 전향할거라는 의중을 내비치자 황시목이 말한다. 얼마가 지나든 전적은 지워지지 않을거라고. 약발이 끝나지는 않을거라는 의미가 아니라, 지검장으로서 그가 해둔 일들 피해자에게 했던 실수들은 지워지지 않을 거라는 일침이었다. 후배의 일침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그런 후배 둘 (서동재와 황시목)을 지켜주기위해 한조 회장 이연재를 찾아가 읍소하는 강원철을 보면서, 한경감을 지켜주고자 또 본인이 그간 살아온 방식대로 끝을 내고자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정보국장직을 스스로 사임한 최빛 부장을 보면서 귀감이 되는 리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기 때문이다.


6.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속에 자신들의 상관의 비리를 밝혀내고 상처뿐인 영광 속에서 다시 만난 한여진과 황시목이 파전에 소주 한잔을 나누는데 너무도 감개무량하고 행복했기 때문이다. 뇌섬엽으로 뇌수술을 하면서 감정 일부가 제거되지 않고서는 검사 조직에서 황시목처럼 윗기수 다 발라버리고 지가 원하는 수사를 할 수 없을텐데. 한여진처럼 자기 상사 까고도 그 조직에 살아남을 수 없을텐데. 드라마 밖에서 저런 환상의 검경 듀엣은 절대로 만날 수 없을텐데, 하는 생각때문인지

드라마 마지막회를 보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황시목은 한창 차이나는 기수 선배가 줘도, 민정수석이 주는 술도 안 마시는데 한여진하고는 꽁냥꽁냥 잘도 마신다, 술…)


검사라는 직업이 꽤나 흥미로운 일이라고 처음 주목하게 됐다.

모든것이 황시목 덕분인데 황시목 검사를 보면서 검사라는 직업을 잘 하기 위해서는 현장검증을 잘해야 하겠구나, 생각했다. 사건의 경위를 담은 조서, 서류만을 보고 책상앞에 앉아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데는 분명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 체 얼마나 많은 검사가 현장을 짚어볼까. 사건기록을 뒤져보고 열람하면서 때로는 9년여의 기록을 훑어볼까. 현장검증 꼼꼼히하고 사건의 본질 파악하고, 분석한 후 의구심이 남는 것들을 질문해서 사건을 파헤쳐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첨으로 검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역시 난 검사는 못됐겠구나>생각했다. 그많은 상황사건들을 절대로 기억할 수 없기때문이다. 머리좋고 똑똑해서 검사된 검사님들...그 머리를 조금 더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써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정 세력, 일부 재벌가들에게만 그러지들 마시고. 할수만 있었다면, 직업을 살수만 있다면 한번쯤 검사가 됐다면 좋았겠…


흰소리는 접어두고…

이번주 우리 회사 팀장단 회의에서 <헤드헌터의 역량중 전문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의외로 비숲이 떠올랐다.


헤드헌터로서의 전문성 또한

현장을 제대로 아는것+꼼꼼한 상황분석+의구심+핵심을 간파하는 질문능력+합리적인 사고와 통찰력에 있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거다!


그렇다면 헤드헌터의 현장은 어디일까?

고객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파악하는 포지션 미팅 현장이요, 그 인재상에 맞는지 아니라면 이 후보자의 역량은 어느 회사 어떤 자리로 적합할지 역량파악 위주로 진행하는 사전 인터뷰가 바로 현장이다. 꼼꼼하게 JD 를 분석해야하고, 고객사가 말하지 않은 의중까지도 파악한 후, 후보자의 역량과 경력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하고, 고객사의 요구사항이나 후보자의 경력에 대한 이야기가 합리적인지 끊임없는 배움을 통해 학습해내야 한다.


지난 세월 드라마를 통해 참 많은 것들을 배웠는데

이번에 비숲 2회차 정주행을 통해서는 <헤드헌터로서 전문성을 쌓기 위한 방법은 현장에 있는 후보자들과의 잡 인터뷰를 더더더더 많이 하는것>이다, 라는걸 배웠다. 한줄로 정리할 수 있어서 참 좋다.


비숲 3를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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