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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May 16. 2023

<조승우>와 함께한 21년

#어나더레벨 #조승우



며칠전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조승우처럼 산다는 것은 어떤기분일까, 하는.

보이지 않는 유명인의 삶이 뭐 그렇게 매양 속편하기야 하겠냐마는 이 사람의 삶은 왠지 조금 다를 것만 같다. 달랐으면 좋겠다.


뮤지컬, 드라마, 영화에서 모두 흥행하기는 힘들다는데 그 세분야 모두에서 자타공인 인정을 받고 있는 20년째 대세남, 배우 조승우. 유명하든 아니든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부러워할만한 필모를 쌓고 있는 조승우가 선택한 작품을 보면 <가슴을 뜨겁게 하지 않는 작품>이 단 한편도 없을 정도로 하나하나 매력터진다. 이사람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억지로 일하는 기분같은건 모르겠지. 아니, 그럴때도 있겠지.


일단 작품을 했다하면 드라마든, 뮤지컬이든, 각종 상이란 상은 다 휩쓸어가고. 작품을 함께한 배우들이나 하지 않은 배우들도 갓승우라며 조승우처럼 되고싶다거나 조승우와 즐거웠던 시간들을 찬양하게 하는 사람. 역량있는 사람이 인성까지 갖췄을때 생기는 시너지란걸 제대로 보여주는 인물이랄 수 있겠다.


그렇게 조승우는 조승우가 곧 장르라며 조승우 장르를 공고히 만들어냈다.


그런 것들로 인해 가장 슬픈 건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여전히 그의 공연 티켓을 구할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2023년 5월 현재 시점에서 그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 한창이지만 돈으로 살 수 없다.


최동원 고증이 거의 완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조승우의 퍼펙트 게임>이라 평가받았던 영화




내가 조승우에 빠지게 된 처음의 계기는 잘 모르겠다. 조승우에 빠져서 지금의 뮤지컬덕후가 되었는데 처음엔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롯데를 향한 베르테르의 순수하다못해 집착하는 사랑을 표현하는 조승우를 좋아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배우의 20년넘는 역사를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가 선택한 작품 대부분이 내가슴을 요동치게 하는 스토리였다는 것, 이다. 조승우라서 였는지, 내가 좋아하는 주제라서였는지, 뭐 둘다였겠지만…

금사빠지만 그 애정이 또 계절이 지나면 바뀌는 나같은 사람이 22살에 시작한 덕질을 (꾸준하고 지속적이진 않더라도) 43살이 된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는 건 딱히 나를 실망시킬 사건없이 잘 살아온 조승우 배우의 몫이 8할이겠지만, 그간 좋은

작품을 해왔다는 것도 간과할수 없는 부분이다.



게임개발자 지형태가,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기타치며 노래불러주는 모습에서 반했던 <후아유>에서는 가상 속 공간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고수해나가고자 하는 젠틀한 지킬의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하이드에 의해 지킬이 잠식당하는 그 순간까지도 사랑하는 여인(엠마)을 지켜주려고 했다는 것에 마음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니가 다른 남매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다룬 영화 <와니와 준하>. 당시 사회적 환경으로는 도저히 그 관계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서로에게 향한 뜨거운 마음 삭히기 위해 둘다 갖은 애를 다쓰며 둘다 그 이쁘고 푸릇푸릇한 청춘을 암울하게 보냈는데 지금이라면 좀 다른 결말을 기대해볼만하지 않을까? <와니와 준하> 만화책까지 사서 엄청 울며불며봤다. 십수년이 지나 다시 봐도 여전히 눈물콧물났지만… 내 눈물샘이 좀 과한 걸 수도 있;;


이룰 수 없다하더라다도 꿈을 꾸라는 라만차의 기사일 때도 멋있었다. 들어라 썩을대로 썩은 세상아 너희들 세상은 끝!났!다! 하는데, 와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여자친구 아리를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지켜준 국민남친 조강역할로 나왔던 <도마뱀>에서도


명불허전이라 회자되는 <클래식>에서도 

(가로등아래서 자탄풍 노래 나올때 이미 관객들 마음 다 사로잡았..)


비숲의 황시목 검사는 말할 것도 없이


그가 맡았던 역할들은 하나같이 내 가슴을 뛰게 만든다. 내 가슴만 뛰게 만든게 아니니까 20년이 넘도록 그의 좌석하나 구하지 못하는거겠지만.


주말에 조승우 오디오 북을 들으면서 참 행복했었는데 어제 오늘은 그의 지난 영화 두편을 보며 참 많이 울었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쓰고 싶은 내용도 많지만 내일 오전 잡아둔 고객사 미팅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는 이만 퇴청해야 한다. 낭만적인 것들을 사랑한다는 조승우의 낭만이 언제까지고 지켜지기를 오래된 팬으로 바라는 바다.

나도, 좋아한다. 낭만적인 것들. 그리고 삽살이도.


                    

에필로그 

<그의 빛나는 순간을 보는 것만으로 힘이 되고 심장이 떨리는 유일한 배우> 


구글에 <조승우를 좋아하는 이유>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글이다. 

그의 빛나는 순간을 보는 것만으로 힘이되고, 심장이 떨리는 유일한 배우. 

모든 연기에 혼이 담겨져있고 뮤지컬 넘버가 그저 노래이기만 한게 아니라 캐릭터를 표현하는 연기의 일부라는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이라고 써있다. 


팬클럽 회장이라는 분이 쓴글같은데 너무도 잘 표현해내서 질투가 날 지경이다.

보는 것만으로 힘이되고 심장이 떨리는 배우, 맞다. 워낙에 금사빠인지라 나의 심장을 떨리게 하는 이가 유일한지는 모르겠지만.....무튼 그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그런 증상이 나타나니까

격렬하게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조승우는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팬들이 한둘이 아니고, 20만원 육박하는 티켓값에도 불구하고 기본 2번에서 최대 22번넘게 뮤지컬을 관람하는 #회전문관객이 넘쳐나니까.

지천명의 나이가 되도 팬덤을 보유할 뮤지컬 배우는 조승우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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