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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Nov 22. 2023

Micro Aggression
이것도 차별이야?


이번학기 <인식의 다양성과 개인차> 수업은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특강이 매주 있었다. 네다섯번의 특강 후에 대학원생들이 5명 내외로 조를 이루어 다양성이라는 대주제안에서 본인들이 스터디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발표를 해야했다. 중간과 기말고사를 대신하는 발표과제였고 매주 특강 혹은 다른 조의 발표수업을 듣고 리플렉션 에세이를 제출하는 과제가 있는 수업이었다.


다행히, 나는 레포트나 에세이, 발표를 어려워하는 성향은 아니라 특별히 어려울것은 없었지만 나름 개방성이 높다고생각했기에 다양성에 대해 이해하는게 어렵지 않을거라 자신만만했던 학기초와는 다르게 수업이 거듭될수록 다양성에 대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나를 발견하면서 한달간 좀 헤매는 시간들이 있었다.


우리 조가 준비한 주제는 마이크로 어그레션, 먼지차별에 대한 부분이었다.

미세공격이라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논문 등에서는 주로 먼지차별로 해석되어있는 개념이다.

우리조원들은 약간의 아웃사이더 위치에 있을때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는 유형의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나는 최근에 내가 빠져있는 조구만 스튜디오 캐릭터처럼 우리를 동물로 표현해보자고 제안했다.


언제나 비상을 꿈꾸는 독수리

혼자있고 싶은 오지라퍼 고슴도치

소심한 사자

평범함을 거부하는 갈라파고스 코끼리 거북

세상에서 가장빠른 나무 늘보


우리는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내려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나무 늘보라니? 조금 특이하지만 비정상은 아니지 않나?

애초에 아웃사이더라는 개념은 누가정했고 어느 관점에서 보냐에  따라 인과 아웃은 다르지 않을까? 우리의 토론은, 해결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진행됐다.


그러한 토론과정을 처음부터끝까지 지켜보던 문바오님이 (학부때 디자인을 전공했고, 현재 환경운동가로 전직하기 전까지는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우리의 특성을 그려주고 싶다고했다. 감사하게도 ^^

그렇게 아래와 같은 결과물이 나왔다! 


먼지차별이라는 개념을 인식하고난 이후의 세상은 이전과는 다르기를 기대하면서 제목을 정해보았다.


제목은 나무늘보님이 정해서 PPT에 넣어주셨는데 이 제목에 우리의 결론이 담겨있는것 같아 모두가 찬성했던 제목이다. 

제목에 대해 마음에 든다는 원우 두분이 있었다. 나무늘보님 뿌듯하겠다 ^^



귀여운 고슴도치 ㅎㅎ


혼자있고 싶지만 도저히 혼자있을 수 없는 가족사, 회사의 일들, 또 스스로 오지랖을 부려 만들어낸 상황들......언제나 혼자있고 싶다고 외치지만 자기가 할일들을 찾아서 오늘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다른 고슴도치 가시털에 찔려 상처받기도 하고 상처주기도 하는 고슴도치.


타고 태어난 가시털에 대해 더이상 회의를 품지않고 받아들이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이 고슴도치를 나는 계속지지하고 응원하고 사랑할 생각이다. 내가 아니라면 누가 나를 보듬어 준단 말인가!!! 



먼지차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하기 챕터 등을 참고하시기를!!!



주제선정을 잘했다고 교수님이 말씀주셨고, 

발표가 기대되어서 일부러 이 개념을 찾아보지 않았는데 도움이 너무 많이 되었다는 원우님도 있었고, 평소 내가 발표하던 속도 1.5배속에 비해 1.2배속도로 발표를했더니 훨씬더 몰입감이 높아졌다고 100점 만점에 120점이었다고 칭찬해준 동기도 있었다. 우리 조 멤버들이 함께 만들어낸 발표결과에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소맥이라도 한잔 해야한다고 했고, 그래서 기말고사 끝나는 시점에 하기로 했다. 무려 한달뒤, 12월 19일. 그땐 오늘의 이 뿌듯함이 1도 남아있지 않을텐데...하하하.



생각해볼 것들

1. 전략적 가해자라는 개념에 대해 노무사인 동기가 의견을 주었다. 평상시에는 가지고 있던 안건에 대해 인사고과나 승진이 누락됐을때 선택적으로 본인이 성차별 혹은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라고 나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들의 요구사항은 3개월 유급휴가 혹은 연봉인상인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이법이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의견도 있다고 전해주셨는데 나도 내 의견을 덧붙여드렸다. 선택적으로 피해자가 될수는 있었지만, 그 선택을 할수있도록 상대방이 빌미를 제공한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전략적 가해자라고 명명하기엔 다소 억울한 부분도 있지 않을까? 전략적 가해자보다 선택적 피해자라는 표현은 어떨지? 걍 내 생각이다.


2. 드러내놓고 하는 차별과, 암묵적으로 드러내놓지 않은 차별의 파급효과에 대해서 심리학자들은 의도가 없을때 더 넓은 의미로 퍼져나갈수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변인까지 영향을 주고 학습될수있다고. 아직까지 이런 실험은 없었기에 실험적 설계를 통해 미세한차별 VS대놓고 차별에 대한 영향에 대해 심리학 연구설계를 만들어봐도 흥미로울것 같다고 교수님이 의견을 주셨다.

덧붙여, 드러내놓고 자행되는 차별도 아직 선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미세한 먼지 차별까지 신경쓴다는 것 그것이 너무 빠른 접근은 아닐런지, 하며 우리들의 생각을 물으셨는데 내 생각엔, 같이 고민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드러내놓고 하는 차별먼저 처리하고 먼지차별을 처리할 부분이 아니라 같이 인식해서 고쳐나가야한다는것, 불편함을 감수하는 문화를 쌓아올리는것, 그것이 중요하지 않나싶었다.


3. 마이크로 어그레션은 과도한 자의식의 무의식적 표현이 아닐까? 라는 나와 같은 의견을 준 동기도 있었다. 자기우월감을 가진이들이 행하는 일이 아닐까 싶은것. 




불편한 마음을 줄생각은 없었지만 불편했다면 미안해 친구야.
하지만 너의 헤아림으로 니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라는 성경구절처럼
마이크로 어그레션, 미세한 차별에도 반응할 수 있는 감수성 훈련이 되어있다면
그건 결국 나와 우리 사회를 지키는 일인 것 같아
내가 모르고 했던 지난날의 먼지차별과
앞으로 의도하지 않고 하게될 모든 차별에 대해 미리 미안하단 말을 하고싶다.




"그런것도 먼지차별이 될수있어"라고 말했을때 

내친구는 "그런것까지 차별이라고하면 살마 어떻게 만나. 아무도 못만나지"라고 응수했었다.


우리가 묵과하고 지나가는 일들에 우리는 당사자가 될수도있다는 인식이 중요하고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차별적 발언을 짚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인식되어지고 인식되어져야 변화가 시작될수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은 너야. 네 차례가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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