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주전 일이다.
강릉 바다를 다녀온 일은.
중간고가 기간이었는데 3과목 모두 시험대신 reflection essay와 기말고사 대신 발표 과제만 있어서 굉장히 마음이 여유로워서 대학원 친구들(문바오, 나무늘보)과 강릉엘 다녀왔다.
푸바오처럼 조금 느리고 무해한 친구 별명을 문바오라고 지어줬다. 개구리처럼 생긴 친구에게는 나무늘보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ㅎㅎㅎ
문바오는 남편과 함께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바다의 쓰레기를 줍는 일을 하다보니 자신들이 쓰레기를 줍는 속도와 사람들이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는 데는 너무도 큰 갭이 있어서 차라리 사람들에게 왜 환경을 보호해야하는지에 대한 의식을 변화하기 위한 강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어떻게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는게 효과적인가에 대해 고민하다가 심리학대학원에 오게 됐다고 하는데 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조용히 수업만 오고가면서 듣다가 5학기를 마무리했을거라고 했다. 물론 나를 만나서 그녀의 계획이 180도 변경됐지만.
디자이너를 그만두고 남편과 환경운동가가 된 내친구 푸바오가 등장한 바카스 CF. 이걸 브런치에 올린거 알면 모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부부가 출연한 바카스 광고를 한 오십번쯤은 본것같다. 신기하고 뿌듯하고 또 기특해서.
https://www.youtube.com/watch?v=0o5Ndd_mvx8
환경 운동을 시작하면서 바다에서 플러깅을 자주 하다보니 자연스레 강릉으로 이사를 갔게 됐다는 이 부부는 이제 몇주 후엔 아예 강릉집을 정리하고 부천으로 올라온단다. 그래서 곧 사라질 강릉집에 한번 가고 싶은 맘에 나무늘보와 급 1박 2일 강릉여행을 가게됐는데
직접 가보니 문바오가 사는 강릉집은 심플 그자체였다. 모든 잡동사니들이 서랍속에 들어가 있고 곳곳에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고 깔끔했다. 그녀의 반려견 '타시'도 그녀와 남편의 성정대로 어찌나 깔끔하고 얌전하던지 나는 그런 진돗개는 생전 처음봤다. 타시 풀네임은 티벳의 인사말 '행운을 빕니다'라는 뜻의 타시텔레, 다. 그냥 줄여서 타시, 라고 부른다는데 굉장히 연로하셔서 산책가는 일 외에는 좀처럼 모든일에 관심이 없으시고, 미동없이 거실 본인의 침대에 주로 누워지내신다. 친구네 강릉집에 갔을때 마침 남편은 일로 부재중이었고 친구는 안방에서 잤고, 또다른 친구 나무늘보는 게스트룸에서 이불을 깔고 누웠는데 나는 거실에 있는 이케아 쇼파침대에서 자면서, 밤새 노화되어 괴로워하는 타시 곁을 지켰다. 그분이 바란 것은 아니지만, 왠지 녀석의 곁에서 자고 싶었던 나는 최대한 인기척을 자제하고, 휴대폰의 불빛도 끄고, 얌전히 누워 함께 밤을 보냈다.
나무늘보는 그림 그리는것을 좋아하는, 외국계 기업에서 HR로 근무하는, 애둘의 엄마인 슈퍼우먼이다, 웃는 소리가 꾸밈없이 호탕한 아이인데 낯을 좀 가린다. 어느 정도 낯을 가리냐면 자기가 난 애를 보는것이 쑥쓰럽고 어색해서 바로 못만날 정도라고 했다. 웃지못할 에피소드다. 그래서 애기낳은지 한참이 지난 저녁에야 애를 봤다나 뭐라나. 이런 나무늘보의 태도에 남편이 적잖이 놀랐다는데 어쨌거나 특이하고 사랑스러운 이 아이들, 문바오랑 나무늘보는 두사람은 동갑내기 친구고 서로를 끔찍히 좋아한다. 나와는 세살터울이 난다. 이번 강릉여행을 통해서 내가 학교와 회사 밖에서 얼마나 어리버리하고 헤매고 헐렁하고 부족한지 알게 됐다면서 나무늘보는 가급적 이런 모습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라고했다. 나도 보여주고싶은데 나에게 한발짝 더 다가와야지만 볼수있는 진짜 내모습을 아무에게나 보여줄 수 없다는게 나도 참 안타깝다. 나의 어리버리한 귀여운 구석(;)을 볼 수 있는 이들이 극히 제한적이라는게 참으로 애석한 노릇이다.
어쨌거나 이 친구들과 1학기를 함께 보내고, 2학기를 마무리하는 과정에 있는데 나의 바람은 한놈도 휴학하지않고 우리가 5학기 다 채우고 무사히 졸업을 하는 것이다. 휴학없이 잘 마무리해야할텐데! 원래 또한명의 똑부러지는 멤버가 한명있었는데 임신하고 휴학하면서 넷에서 우리셋이 남게됐다. 애기 낳고 복학하면 좋으련만...
결국, 강릉까지 갔지만 바다는 보지 못했다.
강릉바다를 보러 간게 아니라 문바오네 집에 간거니까 조금의 아쉬움도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강릉 바다를 보러 다시 한번 강릉에 가야겠다는생각이 들었다.
문바오와 밤새 수다를 떨고 아침부터 점심까지 붙어있으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냈는데 그건 이 아이가 최근에 남편에게 최근 갖게 된 양가감정의 실체에 대해 파악하게 된 거였다. 그 양가감정을 찾아내게 된 과정을 <리더의 정서지능> 기말과제로 녹여보겠다면서 그애는 강릉집에 남아 과제를 이어갔고
나는 서울에서 강릉으로 내려온 친구 줄리를 만나 망치탕을 먹으러 갔다.
그리고
툇마루 커피 두잔 마시기, 한낮의 바다&강다방 책방들르기, 모던하우스에서 쇼핑하기, 등 아주 꽉찬 강릉 1박 2일 여행을 했다.
김준수가 이번에도 내 최애 뮤지컬 <드라큘라>로 돌아온다. 기다리던 정선아도 같이.
아이유가 최근에 콘서트를 했나보다. 콘서트 위해 춤연습하는 모자쓴 아이유도 너무 이쁘고
하바나? 부르는 아이유도 너무 사랑스럽다.
수지랑 양세종 드라마 키스신이 유트브에 뜨길래 봤다.
나얼의 진심담긴 노래들이 나오면서 중간중간 성시경이 등장한다. 왠지 정이 안가는 성식이형이지만 절친 줄리는 요즘 매일 <먹을텐데>를 보며 오빠와 사랑에 빠졌다. 성식이형 예찬론을 펼치는데 난 영 감화감동되지않는거다.
정재형 유튜브 짤도 지나가고 조민 조국도 등장한다. 매력있는 조민.
악뮤 잔나비도 종종 보인다.
나희도를 귀엽게 바라보는 백이진이 보인다. 근데 남주혁 군대갔나? 군복을 입은 영상도 나오네.
이효리 후드에 반바지도 자주 나오고 중간중간 이선균 소식도 나온다. 이선균 사건은 대체 어떻게 되가는거야.
신사의 품격 다시보기로 보고 있는데 장동건과 김하늘이 너무 멋지고 예쁘다. 이렇게 올드한 드라마를 아직도 보는사람은 나밖에 없겠지.
숏츠도 나의 관심사를 반영해서 로테이션 되는건가.
드라큘라를 예매해야지 생각하면서 이번엔 진짜로 거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까 내인생 마지막으로 머리를 좀 길러봐야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