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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May 01. 2024

20여년만에 에버랜드에 갔다가  

에버랜드 with 하선회


할일은 산적하지만 과감하게 휴가를 내고 에버랜드에 갔다.

출근길과 맞물려서 집결시간보다 늦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1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무사히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고, 걱정했던 회사 일 하나가 기적처럼 해결되어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에버랜드에서의 아침을' 맞았다.


카카오T로 미리 주차정산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초보운전자에겐 편안하게 다가왓다

20여년만에 에버랜드를 가게 된 계기는, 하선회 덕분이었다. 하선회는 전기철 목사님이 대표로 계시는 봉사공동체인데 매년 장애인들과 함께 '에버랜드 나들이'를 하는 행사를 주관한다. 목사님 설교를 통해 1년에 한번 에버랜드에 가는 날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마음은 원이로되' 선뜻 나서서 '나도 함께하고싶다'는 말씀을 드리지는 못했다. '방해가 되지 않는선에서' 언젠가는 함께해야지, 라는 생각은 수십번 했다. 생각만...


그런데 올해는 용기를 냈다.단 하루 나들이를 함께하는건데 용기가 필요하다는것도 다소 거창하고 거북한 일이지만, 가장 바쁠 지금시기에 팀원분들 모두 due date에 허덕이며 애쓰는데 나만 혼자 휴가를 내는것도 미안했고, 하루지만 학교 수업을 빠지는것도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막상 하루 휴가를 내보니 뭐 그리 어려운일도 아니라는 걸 알게됐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봉사라는 생각으로 참여했는데 힘들기는 커녕 오히려 내가, 그들의 따뜻한 마음에 위로받고 꽤 충만한 시간을 보냈다는 점이다. 회사나 학교에 대해서 큰 불만은 없다. 그렇다고 매일 너무 막 행복한것도 아니고 그래서인지 평상시에 웃을일도 거의 없었는데 오랜만에 에버랜드에서 많이 울고 웃었다.

심지어 다들 박수치고 춤추고 즐기는<에버랜드 퍼레이드>보면서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콧물을 닦았다.

'대체 어느 포인트에서 눈물이 난거냐'고 팀원분들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홀로 오열각이었다. "답답한 일들 던져버리고, 걱정근심 모두 떨쳐버리고, 오늘은 축제를 함께하자는" 부분이 세상 슬펐다. 좁은 사무실안에서 세상 심각한 표정으로 나 자신을 가둬두며, 매일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업무에<만> 몰입하며 여유로움을 허락해주지 않은 나에게, 너무 미안했다. 성취로 인한 행복도 크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한번씩 야외에 나와서 숲도 느껴보고 햇살을 맞으며 걷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노는 시간을 줘야하는데 최근에 그런 퀄러티 타임을 못가진 것 같다. 타이트하게 시간 관리하고, 성과에 연연하면서, 앞만 보고 갔다. 가족들과 친구들도 둘러보지 못하고, 오로지 효율성을 찾아서.


하나님이 내게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닐텐데 내 욕심때문에 그 어느것도 내려놓지 못하고...


햇빛도 쬐고 산도 보고 곰도 보고 호랑이도 보고 돈까스도 먹고 돼지갈비도 먹으면서 달달한 하루를 보내고 나니, 나에게 필요한 것들이 뭔지 깨달아졌다. 이왕지사 학교 특강에 늦었으니 집으로 가는 방향을 삭제하고 친구네 꽃가게를 네비에 입력했다. 오늘밤 내가 갈곳은 집이 아니라 '조금 늦어도 괜찮으니 조심히 오라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친구가 있는 곳'으로 정했다.  



성내동 꽃집 줄리의 정원/ 델피늄과 물방울 페페



용인에서 두시간 걸려 도착한 친구네 꽃집 <줄리의 정원>에서 데피늄과 물방울 페페를 샀다.

델피늄은 요즘 장사가 안돼 우울모드로 돌입한 2번 언니에게 선물로 주었고, 물방울 페페는 지난주 미쯔와 함께갔던 양평애견까페 <소풍>에서 물방울 페페가 이쁘다고 했던 4번 언니 선물로 배달해줄 생각이다.

(엄마를 위해서도 보라색꽃을 샀고, 나를 위해서도 보로니아를 데려왔다)


그간 못만난 동안 밀린 수다를 떨고, 자고, 일어나서 건강한 아침 한끼를 먹고 어제 못다한 수다를 나누고 친구는 일터로, 나는 언니네로 가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꽤 자주 시간을 보냈던 언니네 부부였는데, 점심을 함께한건 올해 거의 처음이다.


내가 회복할 것들, 내가 찾아가야 할 사람들, 내가 있어야 할 곳들, 내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 알게 해준 소중한 휴가였다.


Special thanks to 전북 완주군에서 와주신 다애공동체 식구들. 모두 처음뵈었는데 왜그렇게 마음이 가는지 모르겠다. 내년에도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꼭 에버랜드가 아니어도 좋으니 그 어떤 핑계를 가지고서라도 만나뵈었으면 좋겠다.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시기를!









그날의 에버랜드 후기  

그날의 온도, 습도, 사랑이 많은 자매님들과 형제님들 모든것이 완벽했는데 한가지 애석한 것은 하필이면, 학교에서 중요한 특강이 있는 날이었다는 것. 어쩔수없이 수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는데 (퇴근시간과 맞물려서, 도착하면 이미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었다) 수업만큼 중요한 걸 배운 활동이었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기로했다. 다음에도 나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함께해야겠다는 결심도했다.

https://youtube.com/shorts/s5Fu8nl2aEU?si=uUYMrQal4KG1vH2- 



무한반복으로 틀어놓은 에버랜드 카니발 노래

Everland Carnival Fantasy Parade BGM

아름다운 축제를 함께 즐겨요 답답한 일들은 던져버리고

신나는 이 리듬에 흔들어봐요 오늘은 축제를 함께해요

모두 함께 파뤼타임 에브리바디 씽어 쏭~ 노래 부르자~ 걱정근심 모두 다 떨쳐버리고~

에브리바디 렛미댄스~ 춤을 춰봐요~ 아이 빌리브 유윌씨 어 뷰티플 랜드



하나님의 선한 일을 하는 사람들, 하선회

(대표 전기철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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