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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ifer Feb 08. 2020

많이 웃고 행복하고

누구나에게 주어진 평범한 일상

한때 오래도록

무탈하던 나의 연애에도 

분명 그런 시간들이 있었다


평범하지만

소소한 행복이 주는 기쁨을 알았고

설레서  못 드는 새벽

아쉬움에 

놓지 못하던 전화


밥은  먹었는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무수히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을 

나누며 공감하기도 했고


운명적인 만남 

소설 같은 때론 영화 같기도 했던 

로맨틱한 순간들을 거쳐서


서로에게 물들어 가는 

아주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서로만의 예쁜 색을 

물들이기도 하고 

내가 물들어지기도 하면서


어느 날은 미치도록 보고 싶어서

무작정 말없이 찾아가

어린애처럼 굴기도 하고

어떤 날은 세상에 내일은 없을 것처럼

싸우고 1주일 동안

서로 침묵하던 날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겁이 없게도

 모든 일상이

그저 당연한 거라고

언제까지나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던 어리석은 나였다


시간이 입혀질수록

정말 영원할 줄만 알던 

 당연했던 나와 그의 시간은

 손에 쥐고 스르륵 빠져나가버리는

모래알처럼

한순간 끝이 났다


어쩌면 당연했던 일상도

 바보 같지만 그런 나를 귀여워해 주던

미소도 행복도


말도 안 되는 이유와 사건으로

 오랜 시간의 무한하기만 

한 줄 알았던 

시간도 끝이 났다


처음엔 그저 울기만 했다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준비조차 없는 나에게

그저 일방적 통보 


이별을 준비한다고 

멋지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급작스럽게 설명도 없이 

 삶의 일부가 누군가에 의해 

지워지고 삭제된 느낌


아파서 너무 괴로워서

  있는 거라고는

그저 아파하고 우는 것이  였던 


다음엔 그냥 미워서 원망스럽고 화가 나고

 나에게 이런 시련과 고통을 주는지

되묻고 싶었다


수많은 물질적 정신적 고통을 선물로

주고 떠난 그가 너무 미워서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던


사랑이란 게  때는 둘인데

끝날 땐 항상 나만 생각하니까


불공평하구나

정말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거구나

나는 홀로 남겨진 채로

수많은 책임을 

혼자 마무리 짓는 중이다


하늘도 근데 아나보다

 이런 마음을 


시간이 흘러 

우연히   사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때  그랬어야만 했는지

이유를 듣고 싶어 하던 나에게

돌아온 건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불쾌한 

과거를 억지로 마주친 

그저 피하고 싶어 하던  눈빛과 말투


그렇다 시간이라는 게 지나면

모든 것이 저절로 편집되는 모양이다

왜곡되고 철저히 기억하고 싶은 부분만

모조리 꾹꾹 눌러 담아서


나만의 방식으로 멋지게

 마디 충고 후에 돌아서서

운전하면서 오는 길에 

태어나서 제일 많이 울었던 거 같다


 나는 바보처럼 

저런 사람과 행복하다고 

영원할 거라고만 생각한 건지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사람 보는  없는 나를 꾸짖던

친구들 말이 떠올라

한없이 그저 울었던 거 같다


지금도 그렇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바보처럼 

사람을 믿고

 사랑하려고 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라 할지라도

나는  어떤 누군가를 

사랑하고 

이해되지 않지만 이해하려 노력할 것이다

그게 

나이고  나의 일상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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