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 잇기 하듯 차곡차곡
미련스럽게
혹은
참 정성껏
차곡차곡
조금씩 쌓아가던
내 작지만 소중한 마음들
소복이 쌓이는 눈처럼
소리 없이
젖어드는
새벽 비처럼
그렇게
오롯이
그 사람만 봤고
그 사람 생각에
하던 일도
멈추고
연락하느라
온 신경을 집중했으며
내 세포 하나하나가
마치
그 사람에게
맞춰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비슷한 것
달라도 너무 다른 건
그 사람에게 맞추려
어떤 때는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되려
내 탓을 하며
바보처럼
바꾸고
또
맞추고
지나간 사랑이
의미 없고 부질없다는
말을 꺼내려는 게
절대 아니다
난 분명 그 시간 안에서는
가장 행복하고도
나 다운 사랑을 했으며
그 시간 속 나는
그 사람에게 집중한
나는
충분히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오히려
서로 진작 알아보지 못하고
지내온 수많은
시간들이 아까울 정도로
그 사람과의 순간에
어떻게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던 나였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그런 운명이라는 것이
만약 존재한다면
아마
이런 게 아닐까
그렇게 믿고 있던
나에게
어느 순간 단 한 마디
설명도 없이
찾아온
충격과 공포의 순간
어릴 때 제일 아끼던
보물 같은 무언가
빼앗기고
잃어버린 느낌
가슴이라는 게
없어져서
또
울고 또 힘들어하던
추억이라는 게
참 힘든 게
떠올릴 때마다
그렇게
예뻐서
그 시간 속의 나는
정말
웃기 바빠서
현재 내 모습과
너무도 달라서
그 현실과 추억의 갭
사실이라고
인지하기까지
스스로 납득하기까지
꽤 오랜 나와의 싸움이 있었어야만
했다
내 눈이 항상
향하고 있던 곳에는
이제
어렴풋이
희미해져 가는
그 사람의 밝던
햇살보다도
맑았던 미소뿐
남은 게 별로 없어서
어쩌면 체념이 빠를 거라고
한때는
자신했었지만
아무 이유 없이
울컥 떠올라서
힘들 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는
그저
눈물을 토해내는 것뿐
외로워져서
혼자여서가 아니라
그저
그 시간 동안
나를 돌보지 못하고
온전히
그 사람에게만 집중했던
어리석은 내가 가여워서라고 해야 하나
조금이라도
덜 내 삶에 결부시키지 않았으면
힘든 시간도 그만큼
짧았을까?
타인을 너무 깊숙이
내 삶에 물들이면
부재의 자국이 오래 남더라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젠
슬며시 떠오를 때
더 이상
울지 않고
그 추억과 마주하는 자세를 갖는 것
삶이라는 게
그리고
또 추억이라는 게
안 좋은 일 위에 행복함이 쌓이고
또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안 좋았던 느낌 추억 감정은
안 보이는 곳으로 내려가
점점 잊히고 희미해지더라
애써서 긍정적이고 싶진 않다
가끔은
충분히 떠올리고
그 생각들을
토해내는 것도
치유의 방법인 거 같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나는 불행하지 않다
오히려
더
행복하다
어디서도 못할
경험이란 것을 했으니
후회라는 건 없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내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테니까
다가올 미래에
또 비슷한 경험을 혹 하게 된다면
그땐 이 경험들이
나에게 올바른 길로 안내하는
표시가 되어주겠지
더는
탓하지도 말고
더 이상은
애쓰지 말자
무리해서
예쁘게 미화하지도 말고
왜곡도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덮어두기
더 시간 흘러서
내가 떠올려도
별 감정이 없을 때 즈음엔
지금 이 감정들도
많이 희석되어 있으니
더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추억하겠지
생각이 많아지는 밤 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