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길
모든 것이
다 무너져 내리고
지금 내게 남은
단 하나
유리처럼 부서지기 쉬운
멘탈과
그리고
안간힘을 쓰며 지켜온
나의 구겨진 자존심
한때는 나도 분명
웃을 줄 알았고
소소한 행복에 즐거워했으며
어떤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걸
어렴풋이 느끼며 감사하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걸 잃었을 때
비로소
본질의 가치를 알게 되는 법
나를 수식하던
포장들을
하나씩 벗겨내고 나니
남은 게
이거더라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고
눈물짓고
때로는 안 좋은 생각도 하지
이 험난한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치 않은 건
더 어린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
그래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다 열심히 하려고
그렇게 애를 썼지만
결과가 이런 거라니
황당하고 허무하고
너무 헛헛해서
할 말도 없더라
그렇게
멘탈과 영혼을
한 번
흔들리고 나니
이제 웬만한 건
무섭지도 않은 거 같다
한 가지 얻은 게
더 있네
누구보다 강인한
무모할지 모르겠지만
이제 웬만한 일로
놀랠 게 없는
어떤 누군가에게 하기 힘든
이야기들 분명
누구나 하나쯤 있기 마련
오늘
난
가감 없이
군더더기 1도 없이
온전한 내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걱정이 되기도 한다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데
너무 필요 이상으로
솔직한 건 아니었나
근데 오히려
무덤덤하게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네가
어쩌면 내 사람이었으면
싶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은 기분이다
과연 이런 나라도
받아줄 수 있는 걸까
정말 지금껏
그래 왔던 것처럼
다 잃고 난 후
얻게 되는
보물 같은 사람이길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를
그럼
좋겠다
더 바라는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