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가올 재앙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시작된 건지
이렇게 끝날 것인지
누가 알았겠는가
내 삶은 항상 그렇다
무언가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내게서 모든 걸 빼앗아 가버린다
내 주제에
그래
행복한 미래에
잠시 취해서
본분을 잊었다
현실의 구렁텅이를
잊고 싶던 내 현실도피였을까?
아직도 시작에 불과한
이 재앙의 시작을
어떻게 헤쳐나갈 건지
그 고민을 해도
모자란 시간에
평범한 누군가 처럼
사랑을 꿈꾸고
미래를 그렸다니
나에겐 모든 게 사치다
내가 쉽게 믿었던
사람의 의한
모든 책임을
나 스스로 다 견뎌내야 하는
그 슬픔 외로움
그런 것에 초대하기엔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는데
가난하고 궁상맞은 삶을
시작해야 하는 내 보잘것없는
상황에 절대 어울리지 않는
잠시나마 행복했다
그냥 꿈꿔본 걸로
그냥 아주 잠시
아주 기분 좋은 꿈을 꾼 걸로
마음이 통하면
이렇게 정신 못 차리고
마음을 줘버리는
바보 같은 습관
이제 바짝 정신 차리지 않으면
이 험한 세상에 먹혀버리고 말 거다
이제 시작될 어둠의 세계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에 집중하자
계획적으로
똑똑하게
철저히 감정을 배제하고
현실주의를 더 내 맘과 같이
인간이라기보다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어떤 동물에 불과할지도
모든 것엔 분명 좋은 것과 나쁜 상황이라는 게
존재하겠지만
이제부터 올 상황은
스케일이 다르다
나름 익숙해졌다고 생각해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시 시작될지 모르는
아주 교활한 녀석
하지만 나는 절대 이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