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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이 Oct 15. 2019

#4. 리조트엔 이유가 있다

이러려고 돈 버는구나-

 지금까지의 숙소들-

해외 출장으로도, 여행으로도 다양한 호텔을 이용해 보았지만 리조트는 딱히 이용해 볼 생각이 없었다. 내게 숙소란 정말 딱 잠만 자고 아침만 해결하고 나오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출장은 그렇다 치고, 여행에서의 숙소는 더욱 그랬다. 숙소 내에 머물러 있기보단 밖으로 나가 구경하고 놀다 오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요하게 챙기는 사항들은 몇 가지 있었다. 첫 번째로 침구가 좋고 편하며 숙소 컨디션이 좋을 것, 두 번째로 위치 정도다. 음식은 그다지 욕심이 없고 나가서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을 더 선호하였기에 특별히 이상치 않은 이상 상관없는 편이었다.

같은 숙소 다른 느낌

 휴양 다운 여행을 위해 선택한 '가야 아일랜드 리조트'

이번 여행의 목적은 휴식이었다. 따라서 앞선 여행기간 내에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를 끝내고 드디어 휴식을 위해 이동을 하는 날이 되었다. 전날 짐을 미리 정리해둔 우리는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왕복 보트를 타기 위해 간단히 조식을 먹고 제셀톤 포인트로 이동하였다.(제공하는 보트는 원활한 이용을 위해 사전 예약을 해 두어야 한다.) 가야 아일랜드 리조트는 재미있던 점이 제셀톤 포인트 선착장 사무실에서 보트 예약 확인과 함께 체크인을 같이 한다. 디파짓 비용을 결제하고, 리조트의 부대시설과 리조트 내에서 이용 가능한 액티비티 프로그램 등을 설명받고 짐을 맡길 수 있었다. 보트가 준비되는 동안 우리는 제셀톤을 구경했다. 그날따라 제셀톤에는 호객을 하는 사람과 관광객이 한대 아울 어져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트가 준비되었단 연락을 받고 우린 간편한 몸으로 보트에 올랐다. 이미 우리의 짐들은 실려져 있었다. 보트의 크기는 작은 요트 정도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2인용 좌석이 8개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보트로 이동한 지 10분이 채 안되었고 드디어 가야섬에 도착을 했다. 보트 선착장엔 이미 많은 직원분들이 두 손을 흔들며 리조트 투숙객들을 맞이해주고 있었고, 이미 체크인이 제셀톤에서 끝났기에 간단히 리조트 주변을 걸으며 부대시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안내를 받고 바로 룸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따뜻한 숙소 내부

 괜찮을까 우리 짐..?

숙소 안내를 받은 우리는 숙소 내부 안내를 받고 구비되어있는 리조트 전용 쪼리로 갈아신었다. 그리곤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을 때쯤, 우리의 짐들을 가져다주셨다. 옷장에 짐을 풀고 리조트를 즐기기 위해 우린 수영복으로 빠르게 갈아입고선 숙소 내의 썬베드에 여유롭게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카메라를 챙겨 수영장으로 향했다. 수영장엔 이미 비치볼 놀이를 하는 외국인,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쳐 주는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각자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도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고자 적당한 조망과 햇볕이 비치는 썬베드에 자리를 잡았고, 우린 잠시 고민을 했다. 짐을 어떻게 보관해 둬야 하나 싶어서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가 개인 짐을 썬베드 위 혹은 리조트에서 준비해주는 비치백에 넣어두고 자유롭게 수영장과 바다를 오가며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사실 우린 내심 불안했다. 과거 이 비슷한 상황에서 카메라 렌즈를 도둑맞은 적이 있었던 우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 계속 고민을 해도 답은 없었기에 믿어 보기로 했다. 한 참 동안 물놀이를 즐겼고 자리에 돌아왔을 때 우린 안심하고 바다를 나갈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느리게 흐르는 시간

이곳의 시간은 정말 느긋이 흐르는 것 같았다. 그 누구도 빠름을 원하는 사람이 없고 서두르려 하지 않았다. 다양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한국에서 그렇게 누구보다 앞서기 위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온 내게, 이곳은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혹은 다독여주는 듯 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다. 기분이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묘했다. 가만히 썬베드에 몸을 뉘어 들려오는 바람소리와 살며시 손짓하는 파도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치 다른 세계 같았고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나를 조금 바보처럼 만들었다. 옆에 누워있던 친구도 비슷한 기분이 들었나 보다. 내게 먼저 기분이 이상하고 마치 이럼 안될 것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듯한 여유로움이라 어색하다 한다. "응 나도 그래~"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우린 그렇게 그냥 웃었다.


 특별한 것 없던 하루에 특별함 한 스푼

정말 원 없이 물놀이를 한 것 같다. 또 원 없이 칵테일을 주문했고, 원 없이 간식거리를 사 먹었다. 우리의 숙소 예약 세부내용엔 '풀보드'가 포함이었고 간단한 액티비티인 카약과 스노쿨링이 포함이었다. 그 외적인 음료나 술은 따로 비용을 추가했어야 했지만 아끼지 않고 마음껏 즐겼다. 저녁시간까지 물놀이를 즐긴 우리는 정말 엄청난 허기가 밀려왔다. 몸에 남은 물기를 대충 제거해 로브를 걸치곤 식당으로 바로 옆 식당으로 향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저녁을 즐기고 있었고 우리도 안내에 따라 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뷔페였기에 먹고 싶은 음식을 원하는 양만큼 담아와 눈으로 먼저 음식을 담았고 그 뒤는 뭐~ 배고픈 사람을 누가 말리리!! 너무 잘 먹는 우리를 보았던 것 인지 셰프의 즉흥 서비스 인지 우리 테이블에 레스토랑의 셰프가 방문했다. 음식은 입에 맞는지, 어디서 왔는지, 혹시 지금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는지 우리에겐 생선과 소고기 두 종류의 음식을 너희에게 준비해 줄 수 있는데 먹어보겠냐는 질문과 제안의 연속이었다. 너무 좋았고 우린 좋다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이미 너무나 많이 먹은 상태라 아쉽지만 다음기회에 먹겠다는 말을 전했다. 우리의 대답을 들은 셰프는 정말 아쉬웠다보다. 방번호를 물었고 내일 꼭 다시 와 달라는 말을 남기며 리조트를 방문해줘서 고맙다는 너무나 기분 좋은 환영을 받으며 돌아섰고 그렇게 우리의 특별한 저녁을 마무리했다.

(※ 셰프의 서비스는 따로 요청하지 않았었으며, 문의 결과 대부분 즉흥이라고 합니다.)


 가장 편한 곳에서 가장 아련한 선셋을-

배가 정말 빵빵하게 숙소로 돌아와 가장 먼저 몸에 남은 소금기를 제거했다. 간단하게 씻고 우린 다시 숙소의 썬베드에 누웠다. 선셋을 보기 위해서였다. 운이 좋았던 숙소 위치는 해가 뜨는 모습과 해가 지는 모습이 다 보이는 전망을 가지고 있었고, 나무들 사이로 아련하게 사라지는 해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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