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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이 Apr 28. 2020

#6. 아침운동은 상쾌.. 안 해요

Natural walking 후유증..

 우리의 Natural walkin

리조트에서의 세 번째 날이 밝았다. 미리 신청해둔 Natural walking을 하기 위해 우린 주섬거리며 운동복을 챙겨 입었다. 이번 여행에서 우린 평소에 잘하지 않았던 페어룩을 많이 선보였다. 그건 운동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페어룩만을 위해 같은 옷을 새로 구입하거나 하진 않았다. 여행을 위해 각자 챙겨 왔던 옷들 중 비슷한 색감을 가지고 있거나 비슷한 느낌인 옷들을 살짝씩 맞춰 입었다. Natural walking을 위한 우리의 페어룩은 검정 레깅스와, 흰 양말, 각자의 검정 운동 반바지에 흰 티, 그리고 기존에 같이 샀었고 2년간 잘 입고 있던 회색 바람막이 정도였다. 굳이 말하자면 이번 여행을 위해 새로 구입하진 않았고 기존에 맞춰 구입했던 아이템들을 몇 가지 챙겨 왔던 것뿐이었다. 그리고 친구는 검정 캡 모자를 나는 챙이 넓은 등산용 모자를 눌러쓰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아무 생각 없었다 페어룩에 대해서 말이다. 우린 곧 잘 색감을 맞춰 비슷한 분위기로 옷을 입곤 했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우리가 그렇게 이슈가 될지 몰랐다. 밥을 먹고 움직여야 좋을 것 같아 레스토랑에 들어선 순간 테이블 이곳저곳에서 우리를 보곤 멋지다고 귀엽다고 한 마디씩 건네 올 때까지 말이다.


 을 미리 준비하면 좋아요 Natural walking의 필수품!

우리의 Natural walking에 대한 예상은, 정글이지만 평탄한 길을 걸으며 동식물을 보는 그런.. 정말 순수히 걷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에 따로 물을 준비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이드의 설명을 천천히 듣자니 "음.. 조금의 등반이 있으려나~" 정도였다. 그리고 간단한 가야섬의 안내를 마지막으로 물을 준비하지 않은 팀은 이곳에서 보틀을 구매할 수 있으니 구매 후 물을 담아가는 것이 좋을 거란 말을 남겼다. 일단 난 물을 많이 마신다 그것도 엄.청...!!! 안 그래도 숙소를 나오기 전 생수를 가지고 갈지 말지 무척이나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고민 끝에 간편한 몸으로 걷기 위해 놓고 오기로 했었고, 가이드의 마지막 한마디에 또다시 고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고민도 얼마 지나지 않았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나는 물을 엄...청 마신다. 그로 인해 의도치 않게 여행 기념품을 늘렸다 바로 가야아일랜드리조트 보틀을 말이다. 물은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던 건물 바로 밖에 위치해 있는데, 우리나라의 공원 같은 곳에 비치되어있는 '마실수 있는 물'의 구조물에서 처럼 콸콸콸 나오는 물이 아니었기에 한 병에 물을 가득 받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뱀 조심 원숭이 조심 개미 조심 이구아나는 귀여운 수준

집합장소를 조금 벗어나면 바로 리조트 뒤편으로 섬을 형성하고 있는 산이 있고 이곳에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등산로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렇게 등산로 입구까지 걷기를 10여분 가는 길목길목 신기하게 물을 거미줄처럼 뿜는 나무며 맹그로브 나무, 가야섬에만 서식하는 새와 꽃 등에 대한 다양한 안내를 받았고 드디어 입구에 도착했다. 여기서 하나 더 나는 벌레를 극혐 한다. 그런데 정말 희한하게 내게 벌레가 잘 꼬인다.. 이미 숙소에서부터 벌레 퇴치 스프레이를 온몸에 잔뜩 도배하고 왔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근심이 앞서서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왕 시작하기로 마음먹어 Natural walking을 위한 등산로 입구까지 왔기에, 벌레가 내게 다가온다면 세상 큰 율동으로 쫒아주리 라는 마음으로 Natural walking을 시작했다. 그렇게 걷기를 한 참 가이드가 우리 팀을 보며 환하게 웃더니 운이 좋은 팀이라는 말을 건넨다. 이유가 뭘까 싶어 가이드가 레이저 포인트로 가리키는 곳을 보았더니 뱀이 보였다!! 그것도 온몸이 녹색의 보호색을 띠고 있어 일반인 눈엔 쉽게 뛰지 않는 녀석이라고 했다.

가운데 뱀 보이실까요?

확대를 3배로 해서 사진을 찍었다. 너무너무 신기했다. 내가 알고 있는 뱀들은 검은색 갈색 빨간색처럼 화려한 색상의 뱀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가이드가 꽤 괜찮은 위치에 자리를 잡으며 가까이서 사진을 찍고 싶다면 본인이 서있는 곳까지 오면 된다고 하는데 우리 팀은 그 누구도 가려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 바탕 뱀 구경을 하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힘.. 들었다.... 쉬지 않고 계속 등산을 하듯 올라만 갔다.


 보호목, 타지 않는 나무, 아로마테라피 나무, 자연을 지켜주는 나무 = 맹그로브 나무

쉬지 않고 한참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주변을 둘러볼 생각도 하지 않고 땅만 보며 버거운 숨을 내뱉으며 걷고 있었고 이에 가이드에게 잠시만 쉬면 좋겠다는 말을 꺼내려던 찬라, 가이드가 한 발 빨랐다. 왠 커다란 나무 앞에 멈춰 서더니 지금부터 재미난 설명을 할 테니 잘 봐달라는 말을 꺼냈다. 그리고는 갑자기 예고도 없이 라이터를 꺼냈고 우린 놀랬다. 그도 그럴 것 이 지금 이 곳은 숲 속 한가운데였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 가이드를 바라봤지만 가이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무 조각을 하나 주웠고 라이터로 나무 조각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일단 이곳의 가이드고 전문가이기에 이건 뭔가 싶어 지켜보긴 했으나 솔직히 놀랐었다. 그렇게 연신 괜찮다 이 나무는 타지 않는다 지금 보이는 것과 같이 녹아 액이 흐를 뿐이다. 라며 그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다. 그리곤, 향기를 맡아보라는 권유에 그을리다 만 나무의 향기를 맡아보았는데, 뭔가 알 수 없는 편안함과 함께 매우 안정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한 느낌은 우리만 느낀 게 아녔는지, 함께 한 일행 중 한 명이 이 향기는 도대체 무엇이냐 꼭 테라피를 하는 듯하다 라는 감상평을 남기며 가이드에게 정말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물었고 가이드 또한 환한 웃음을 보이며 맞다는 대답과 함께 부연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맹그로브 나무는 우선 코타키나발루의 보호목이었고, 잘 타지 않으며, 아로마테라피를 위해 쓰이기도 하고 탄소의 정화량이 실로 엄청나 생태계를 지키는데 유용하기에, 각종 좋은 수식어가 따라붙어 있다며 긴 설명이 끝났다.


 다시 지상으로!

대략 2시간 정도의 등반이 끝났고 우린 드디어 평평한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솔직히 나 같이 체력이 없고 평소 운동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조금 힘든 정도였으니까, 대부분 무난히 할 수 있는 강도의 액티비티라 생각되었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다시 제셀톤 포인트로 가기 위해 즉 체크아웃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고 알맞게 체크아웃을 할 수 있었다. 체크아웃을 할때 알았는데 머물렀던 숙소에 짐을 두고오면 알아서 선착장까지 가져다 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한다. 처음이 였던 우리는 그러한 서비스를 알지 못했기에 무겁디 무거운 캐리어를 이고 지고 끌며 예쁜 꼬까옷을 입고 그 더운날 땀을 한껏 흘리며 로비에 도착을 했었다.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고 배워가는게 아니겠냐고 우린 서로를 위로 해주었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체크아웃을 함과 동시에 가야아일랜드리조트에서 제셀톤 포인트까지 나가는 보트의 시간을 선택해 예약해 둘 수 있었고 우린 남은 자유시간을 알차게 보냈고 예약된 시간에 맞춰 선착장으로 향했다. 선착장엔 이미 우리를 제외하고도 많은 사람들이 다시 제셀톤 포인트로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준비된 두대의 보트에 순서대로 몸을 싣을 수 있었다. 

다음에 다시 오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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