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밖에 모르는 바보
냥비, 그러니까 은비를 만나기 전에는 나도 고양이에 대해 한정적으로만 생각했다.
‘강아지처럼 애교는 없겠지’
‘집에 와도 반겨주지 않겠지’
‘혼자서도 잘 있겠지’
뭐 그런 편견들 말이다.
그러나 냥비는 그런 모든 편견을 깨뜨려준 고양이다.
강아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애교 가득에
집에 오면 버선발로 뛰어나오고 -
일할 때마다 귀찮을 정도로 옆에 와서 비비적댄다.
집사가 외출할 낌새가 보이면 얼른 무릎 위로 올라와 못 일어나게 만들고
그러다 결국 나가면 잠시 동안 어디 가냐며 울기도 한다.
손톱도 잘 깎고, 목욕도 잘하고, 약도 잘 먹고
생각해 보니 단 한 번도 속 썩인 적이 없다.
잘 때는 집사를 꼭 붙들고 자다가 품으로 파고드는 마냥 아기 같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
이러니 어디 가서 냥불출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지.
무지하게도 나란 인간은 그동안 얼마나 꽉 막힌 편견 속에 갇혀 살았단 말인가 -
랜선 집사들이 ‘나만 고양이 없어’라며 슬퍼할 때
‘나는 고양이가 있지!’라고 외치며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