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관심이 필요하다옹
고양이들은 똑똑해서 어떻게 하면
집사를 화나지 않게 방해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수시로 노트북을 켜놓고 일하는 나를 이렇게 방해할 때면
아무리 바빠도 쉬어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귀여운 얼굴을 불쑥 내미는데
이걸 보고 어찌 외면할 수 있겠는가.
나도 한 때는 고양이가 도도하기만 한 줄 알았다.
하지만 고양이가 강아지처럼 주인에게 사랑을 대놓고 표현하지 않는다는 편견이
정말 편견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 작고 귀여운 녀석들이 얼마나 사랑이 많은 생물체인지.
냥비는 정말 집사의 관심을 많이 받고 싶어 한다.
시도 때도 없이 부비부비를 시도하고
눈만 마주치면 발라당하며 뽀얀 배털을 드러낸다.
저벅저벅 걸어와서 무릎 위에 한참을 앉아 있다가
심심하면 장난감을 물어다 놓고 애옹거린다.
그러다 반응이 없으면 키보드 위에 턱 - 하고 앉아 아예 손목을 배고 눕거나
그것도 안 되면 손가락을 잘근잘근 물어서라도 집사의 관심을 자신에게 돌린다.
언젠가는 밥 잘 먹는 냥비가 기특하고 예뻐서 밥 먹을 때 칭찬을 해줬더니
그 후로 밥을 먹으러 갈 때마다
'내가 이렇게 밥을 먹을 거니까 칭찬해 달라'며 애옹거리기 시작했다.
고양이 언어는 잘 모르지만 그런 뜻에 가까우리라 추측해 본다.
일부러 모른 척하면 밥을 먹으려다가도 자꾸 힐끔거리며 눈치를 살핀다.
무슨 심리인지 모르겠다.
모든 행동이 수수께끼 같은 고양이들.
분명한 건 고양이란 녀석들은 사랑받는 법을 너무나 잘 안다는 것이다.
무심한 듯해도 언제나 집사를 바라보고 있고
집사가 관심 가져주길 바라며
어떻게 해야 집사가 기뻐하는지 신경 쓰고 있다.
그래서 나는 냥비의 모든 행동이 사랑으로 느껴진다.
가끔은 어이없고 황당한 짓을 할 때도 있지만,
그래서 웃을 수 있고, 그래서 행복하다.
아무리 스트레스받고 짜증 나는 일이 생겨도
잠시나마 그걸 잊을 수 있게 해주는 내 사랑스러운 털 뭉치가 있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