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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Oct 21. 2019

고양이 선생님이 필요해

점점 더 쫄보가 되어가는 냥비

요즘 냥비는 부쩍 어리광이 많아졌다.

껌딱지도 이런 껌딱지가 없는 수준.

가족들이 돌봐줄 테지만 귀여운 내 새끼랑 한 달이나 떨어져 있어야 한다니

벌써부터 이렇게 눈에 밟히는데 발길이나 떨어질지 걱정이다.


냥비를 데려오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캣타워를 작은 것과 큰 것 하나씩 사줬는데

일 년이 넘도록 이용하지 않아서 결국 다른 사람에게 처분한 적이 있다.

캣타워가 맘에 들지 않았던 걸까. 뭔지 몰라서 못 썼던 걸까.

다른 고양이들은 없어서 못 쓴다는데 왜 해줘도 써주지 않는 걸까 싶어

그 후로 줄곧 캣타워를 새로 사주고 싶었지만 -

한 두 푼 하는 것도 아닌 캣타워에 괜히 또 돈만 버릴까 봐 망설이기를 반복.

고민 끝에 해먹 2개와 함께 캣폴을 새로 주문했다.


역시 누가 쫄보 아니랄까 봐 조립할 때부터 내내 소파 뒤에 숨어 나오질 않더니

냥비는 잔뜩 경계한 상태로 며칠간 캣폴을 노려보기만 했다. -_-;

이번에도 헛짓을 했나 싶었는데 며칠 지나니 슬그머니 스텝에 올라가 보기 시작하는 녀석.

그러나 해먹은 여전히 이용하지 않고 있다.

투명 해먹은 무서워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고양이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천 해먹도 본척만척이다.

그나마 쓰던 담요를 깔아주니 살포시 앉아보긴 하는데 담요를 빼면 또 무용지물.

... 이번엔 끝까지 기다려 보련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도대체 한강의 낭만 고양이 시절은 다 잊은 건지

야생성은커녕 이제는 그냥 쫄보에 소심한 바보 집 고양이일 뿐.


다른 의젓한(?) 고양이 선생님이 있었다면 보고 배워서 흉내라도 내지 않았을까...

이럴 땐 외동묘인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실제로 고양이들은 어미나 주변 성묘 고양이를 보고 배우고 사회성을 기르니까.

아기 때 어미랑 떨어져 한강에서도 외톨이로 지냈던 냥비는

정말 고양이 선생님'_'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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