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nny Sep 21. 2019

춤추는 생선

집사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아침부터 냥비가 아주 좋아할 만한 장난감을 찾았다며 친구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춤추는 생선'

이름부터 범상치 않았던 -_- 그것의 정체는

살아서 펄떡펄떡 뛰는 실제 생선처럼 만든 움직이는 장난감이었다.

이런 신박한 아이템이 있다니.

고양이 장난감은 유독 재밌고 웃긴 게 많아서 사주는 재미가 있다.

그걸 잘 갖고 놀아주느냐는 순전히 주인님 마음이라는 것이 문제지만.  -_-


이미 집에는 '굴비' 쿠션이 있지만 엄연히 다른 생선이다.

생각보다 좀 비싼 감이 들었지만 냥비의 반응이 보고 싶어 냉큼 구입했다.

집사의 욕심이란 그런 것...

리얼한데 내가 봐도 좀 무섭다;;

배송된 상품마저 마트에서 파는 팩에 든 생선처럼 포장되어 있었다 -_-;

귀신 같이 자기 물건인 것을 알고 쏜살같이 뛰어 온 냥비한테 들이댔더니

경계심 최고조...

역시 쫄보는 쫄보다.


아무래도 움직일 때 기계음 같은 소리가 좀 나는 데다

너무 방정-_-맞게 파닥거려서 애가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긴 했다.

안에 캣닢까지 들어있었지만 크게 도움은 안 됐다.

만져보고 싶지만 아직은 그럴 용기가 없는 쫄보...

다행히 하루 사이에 적응했는지 처음처럼 무서워하진 않았다.

꼬리를 뜯을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문제는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다는 거다.

나름 움직이는 패턴이 3가지나 있지만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니

내가 또 돈 주고 귀여운 쓰레기(?)를 샀구나 싶다.

... 뭐 언젠가는 갖고 놀아주시겠지...


그러나 난 이미 알고 있다.
주인님을 위한 소비를 가장한 집사의 만족을 위한 소비는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는 걸.

미래의 나는 또 뭘 사다 바치게 될까.

인간(집사)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은 역시 진리가 아닌지.

매거진의 이전글 집사는 주책바가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