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자주 생각한다. 일을 안 하고 있으면 쓸모없는 인간이 된 것 같아 불안하고, 일을 하고 있으면 인류애가 바닥이 난다. 일이 전부였던 때도 있었는데 그냥 뭘 처먹기 위해 영혼을 값싸게 판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생각했다.
참치 회 대신 캔 참치를 먹고, 명품 가방 대신 에코백만 들고 다녀도 만족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냥 생존을 위한 용돈벌이나 하면서 누워있는 시간을 늘리는 게 낫지 않을까.
꽤 좋아하는 일을 그럭저럭 잘하는 편이라 행운이다 싶었던 마음 이면에는 그딴 게 행운이냐고 비웃는 마음이 늘 공존했다.그래도 여전히 잘 하고 싶다는 게 나의 딜레마. 일 따위가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당연히 아니고, 굳이 따지자면 내 선택에 대한 책임감 정도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