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 May 05. 2020

엄마에게 나는 덜 아픈 손가락일까

어른처럼 산 날이 더 많은 모든 둘째들을 응원해요!

사회 초년생은 원래 어려운 일이 많잖아요.

일 처리가 느려서 끼니를 거르는 날도 많고요, 기다렸던 주말엔 끔찍한 몸살로 집에만 있게 되고요.

그래도 다들 그러려니 하면서 버텼어요.  

곧 좋은 시절이 오겠거니 기대 같은 것도 하면서요.


최근에 동생이 지방에 취직했거든요.

힘든 일이 많은지 자주 부모님께 전화해서 하소연을 하는 모양이에요. 부모님은 걱정이 많으시고요.


알아요, 모두가 조금씩 힘든 시간이 될 거라는 것을요. 그런데 어느 아침에 신나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제게 그러시는 거예요. 동생이 저렇게 고생하는데 언니가 되어서 그렇게 신이 나 있냐고요.


문득 섭섭한 거예요. 동생의 힘듦이 제게도 고스란히 보여야 하는 걸까요, 어쩐지 외로웠어요.


마음으로 삼킨 말이 있거든요.

엄마, 나는 이제야 좀 살만한데...


외롭고 고독한 시간, 몸과 마음이 지쳐 여유가 없던 시간을 통과해서 이제야 봄바람에 콧노래가 나오는데, 그게 부모님께는 참 거슬리는 소리가 되었나 봐요.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은 없잖아요, 그래도 덜 아픈 손가락은 있어요. 그게 딱 저고요.


사연이 많은 자매들 사이에서

언제나 부모님 마음 덜 쓰이는 곳으로 향했는데

결국 이렇게 혼자 울게 되었어요!

아! 삶이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곧 좋은 시절이 오겠죠,

혼자 잘 버텨준 딸을 알아주시는 날이 오면

그땐 저도 막내처럼 소리 내서 울어볼까 싶어요.

언니처럼 속도 좀 썩이고요.


오늘은 어린이 날이잖아요.

어린이로 산 날보다

어른처럼 산 날이 많은

세상 모든 둘째들을 응원해요!

힘을 내요!


작가의 이전글 그리워서 잠을 이룰 수 없다는 말의 의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