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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May 23. 2016

여행중에 만난 '같은 동양인'

뉴질랜드 로토루아 스파, 중국인 여직원에게 타월 하나를 얻다.

한국에서 Stray travel 사이트에 예약해놓은 대로 로토루아에서 Hop off를 하게 됐다. 

Stray bus driver인 모지에게 나를 로토루아에서 내려달라고 미리 말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호비튼 투어는 나 혼자 다른 일정과 함께 하고 싶어서 Stray bus에서 호비튼 투어를 가기 전에 나를 호스텔 앞에 내려달라고 했더니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 미리 예약 해놓은 로토루아 Crash palace hostel에서 Hop Off 를 했다. 

내가 선택한 Jill pass는 로토루아는 잠시 정차해 호비튼 투어를 한 뒤 바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는 일정이었고 난 로토루아에서 잠시 자유롭게 지내기로 했다. 

계획한대로 2박3일동안 Stray bus 친구들과 잠시 떨어져 혼자 보내게 됐다. 

사실 스트레이 버스 친구들과 하루종일 계속 붙어있다보니 잠깐 자유가 필요하기도 했다. 

그렇게 외롭다더니 또 한번 느끼지만 내 마음 참 간사하다.

로토루아는 생각보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작은 도시였다. 

숙박은 Stray travel에서 픽업할 수 있는 몇 개 호스텔 중 하나인 Crash palace backpackers로 미리 예약을 해 놨었다. 

숙소를 들어가자마자 놀랬다. 

여태 뉴질랜드에서 갔던 모든 숙소중 가장 맘에 들었다. 위치도 좋고 깨끗하며 인테리어도 맘에 들고 일하는 분들도 굉장히 친절했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Wifi가 무료로 무제한 이용 가능했다. 


체크인 시간이 한참 남아 짐을 맡기고 스타벅스에 있다가 Isite에 들러 이틀 간 할 액티비티를 골랐다. 


첫날 할 액티비티는 스카이라인에서 루지타기, 폴리네시안스파 가기. 

다음날은 호비튼투어, 헬게이트 스파 가기. 로 정하고 결제를 하고나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뉴질랜드는 다양한 액티비티들이 있지만 참 비싸다. 


호스텔 체크인을 하고 짐을 2층에 옮기려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낑낑대니까 한 남자 여행객이 도와주겠다며 들어줬다. 고마웠다.

짐을 풀고 루지를 타러 갔다. 루지는 굉장히 재밌었다. 싱가폴에서 루지를 탄 적이 있지만 그것에 비하면 뉴질랜드 로토루아 루지는 (Skyline Lodge) 코스도 굉장히 길고 다양했다. 로토루아가 너무너무 좋아진 이유중 하나가 '루지'일 정도로 너무 재밌었다.


헬기를 타고 루지 타는 곳으로 갔다가 루지를 탔으면 돌아올때 다시 헬기를 타고 리프트를 타러 가야 하는데 정거장에 안내원이 잠시 자리를 비웠는지 아무도 없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안내원이나 안전요원이 자리를 비우는 경우도 거의 없을 뿐더러, 누가 없을때 우리가 알아서 타면 안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있었는데..


사람들이 어서 타자며 아주 질서있게 얌전히 헬기에 올라타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다른 여행객 두 남미 여자애들이랑 같이 타고 가자며 헬기에 올라탔다. 그들과 여행중이냐며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 사진을 찍어줬다. 


다음으로 폴리네시안 스파를 갔다. 스파를 좋아하고 로토루아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이라 들떴다. 

스파는 중국에 온줄 알았다. 중국인들이 90%였고 사람이 많았지만  야외에서 온천을 하니까 피로가 풀리고 기분이 좋아졌다. 유명하다는 오일도 사고 저녁을 먹고 귀가했다. 


다음날은 호비튼 투어를 하고 헬게이트 스파를 갔다. 헬게이트에서는 폴리네시안 스파와 달리 머드 스파도 하고 머드팩도 여러개 구매했다.

헬게이트 스파에서 일하는 한 중국인 여직원과 대화를 나누게 됐다. 

서로 어디나라 사람인지 맞추면서 얘기가 시작됐다.

그 친구는 뉴질랜드 대학교에서 Tourism을 전공해서 헬게이트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일이 잘 맞는거 같고 무엇보다 뉴질랜드에서 일자리를 구하는게 더 쉬워서 여기서 계속 일하며 지낼 예정이라고 했다. 평화로운 뉴질랜드에서 공부도 하고 이렇게 일도 하는게 부럽다니까 그 친구는 여행이 자유로운 내가 부럽다고 했다.

중국은 여행을 하려고 해도 비자가 까다롭지만 한국은 중국보다 자유로운 편이며 중국보다 일자리나 다양한 기회도 많을 것 같다면서 여러모로 한국에 사는게 부럽다고 했다. 서로 나라의 상황과 문화 얘기도 잘 알고 있는 만큼 잘 통했다.

오랜만에 동양인과 대화를 하니 마음이 괜시리 편해지고 반가웠다. 

타월 하나 빌리는데 5달라인데 몰래 하나 더 챙겨줬다. 하하. 


#2 데본포트에서 베트남 학생에게 받은 네일아트.  

뉴질랜드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한국에서 젤네일을 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기념으로 빨간색으로 하고 산타모양 장식품도 엄지손톱에 붙였지만..

여행 첫날 비행기에서 큐빅, 파츠가 다 떼어지고 손톱은 엉망이 됐다. 

그러다  뉴질랜드에서 네일아트를 한번 해 보고 싶어졌다.

페리를 타고 데본포트로 향했다. 

바다를 좋아하는 나는 페리에서 바다냄새를 맡고 큰 호흡을 내쉬었다. 

며칠 뒤면 한국에 돌아간다는 생각에 후련하면서도 막막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데본포트에 도착해 이곳저곳 구경하다가 네일아트 샵을 발견했다. 

우리나라와 어떤게 다를지 궁금했고 빨리 젤네일을 지우고 싶어서 발걸음은 빨라졌다. 


네일아트 샵에 들어가니 한 동양 남자애가 인사를 했다. 

젤네일을 지우고 싶은데 얼마냐고 먼저 물어봤더니 10불이라고 했고 기본 네일아트는 15불이라고 해서 가격이 나쁘지 않아 바로 하겠다고 했다. 

어떤 색깔을 하겠냐고 하길래 우리나라에서처럼 어떤 색이 이쁠지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끝까지 잘 모르겠다고 하길래 내가 좋아하는 핑크와 은색 펄을 골랐다. 

어디나라에서 왔냐길래 한국에서 왔는데 넌 어디나라냐니까 맞춰보라길래 대만같다고 했더니 베트남이라고 한다. 베트남에서 언제 와서 뭘 하고 있냐고 했더니 뉴질랜드에 와서 어학공부를 하다가 컬리지에서 Hospitality를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용돈벌이로 네일아트를 배워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뉴질랜드는 시급이 좋은게 장점이라고 했다. 

베트남은 만원이면 호텔같은 좋은 곳에서 묵을 수 있고 밥도 2불이면 아주 맛있는걸 먹을 수 있어서 좋지만 돈을 벌기에는 뉴질랜드가 더 좋아서 여기에 조금 더 있고 싶다고 했다. 

무엇보다 K-pop얘기를 하면서 뉴질랜드에선 인기가 없지만 베트남에선 K-pop 인기가 대단하다고 했다. 많은 가수를 알고 있고 롤, 스타크래프트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어학원 다닐때 한국친구들이랑 놀러 다닐 기회가 많았는데 한국인 남자친구들은 소주를 엄청 마셔도 잘 안취하는거에 놀랬다고 한다. 심지어 이 친구랑은 남북한 얘기까지 나눴다. 

오랜만에 같은 동양 사람을 만나니 아주 반가웠다. 

다른 나라지만 같은 동양인이라 통하는게 더 많은 느낌이었다. 

참 좋은 친구였지만 기본 네일케어를 하는데 아주 엉성했고 큐티클은 하나도 제거가 안된 채 무엇보다 손가락 마디마디 피가 날 정도로 다 짤라버리는 초짜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어설프게 눈을 찡그리며 하더니 결국 내 손에 피가 나서 깜짝 놀랬고 이 친구는 미안해 했다. 약을 바르고 울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좋은 친구라 참고 기다렸다. 이 친구 말처럼 한국 뷰티산업의 경쟁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다 끝나갈때쯤 눈꽃모양이라며 귀여운 네일아트를 보여주길래 여러번 추천해달랬더니 다 끝나고 이제와서 추천하냐고 놀렸더니 둘다 한참을 웃었다.


여행을 떠난지 1주일이 넘어가는 시점.

이국적이고 새로운 것을 갈망해서 떠났지만, 익숙한 것을 갈망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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