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혼자여행,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로토루아에서는 어딜가나 있는 Xbase나 YHA가 아닌 곳에서 머물고 싶어서 예약한 Crash Palace Backpackers Hostel Rotorua!
뉴질랜드에서는 Wifi가 무료인 호스텔을 찾기 힘든데 이곳은 Wifi도 무료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었다.
직원들도 아주 친절하고 시설도 깨끗하며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모든게 완벽했다.
단점이 있다면 여권이나 신용카드를 맡겨놔야 열쇠를 주는데 미리 알지 못해서 둘다 가지고 다녀야 하는 나는 열쇠를 맡기고 반납할때마다 조금 귀찮았다.
그리고 마지막날 빨래를 맡기면 오후 1시전까지 해줄 수 있다고 해서 오전일찍 맡겼는데 갑자기 오후에 빨래를 다 못했다고 미안하다며 빨래를 다시 그대로 돌려줘서..
Stray bus에 Hop on을 하기 바로 직전에 맡겼던 빨래를 다시 받아서 짐을 다시 꾸리는 일이 있었다.
크래쉬 팔라스 호스텔에서는 맥주나 음료 등을 팔고 로비에서 매일 다른 공연이나 디제잉 등을 열기도 한다.
내가 머무는 동안에는 주말에 디제잉을 하고 각자 맥주를 마시거나 디비디를 보는 날이 있긴 했지만 둘다 참여는 하지 않았다. 디제잉도 호스텔에서 쉬거나 잠을 자는 사람들을 배려해서 딱 10시까지만 하고 마쳤다.
첫날 보자마자 인사나 대화는 커녕 이 방에서 자기가 노트북이나 귀중품을 두고 다니니까 문을 꼭 잠구고 다니라는 당부만 하고 나가버리길래 당황스러웠다. 밤마다 코를 아주 크게 골아서 또 다시 당황스러웠지만 귀마개를 가져간 게 천만 다행이었다.
다음날부터는 잠시 볼때마다 대화도 나눴다. 자기가 코를 고는걸 아는지 먼저 어제 밤에 자기 많이 시끄러웠냐고 물어봐서 귀마개해서 잠은 잘 잤다고 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살고있고 다음일정은 타우포, 웰링턴이라고 한다. 오늘 산 옷을 보여주며 어떠냐길래 첫날 봤을때 입은 드레스가 이쁘고 잘 어울렸다니까 굉장히 좋아하며 비치웨어라고 웃길래 아무도 모를거라고 입고 다니라 했다. 그러더니 다음날 떠날 짐을 챙기기 귀찮다고 계속 그러면서 음악 틀어도 되냐더니 인도음악을 아주 크게 틀고 흥얼 거렸다. 알고보니 아주 터프하고 당당하며 쿨하다. 내가 부러워하는 성격.
인도여자애랑 인도 음악을 들으며 잠시 누워있는데 한 영국 남자가 들어오더니 말을 걸었다.
샤워를 하러 가는 길이었는지 타월로 몸만 살짝 가린 채로 계속 말을 걸어서 당황스러웠다.
영국남자애는 샤워하는걸 좋아해서 Crash에서도 하루 세번씩 하고 있다고 했다.
확실히 뉴질랜드 영어보다도 억양이 아주 강했고 다시 말해달라고 몇번 물어보기도 했다.
여행하면서 자기보고 뉴질랜드 사람들이 너 영어 쓰는거 맞냐고 하기도 한다면서 걱정말라고 날 안심시켰다. 하하. 나한테 네일아트는 어디서 했는지 물어보고 뭘 말하든 아주 재밌게 해서 많이 웃었다.
일정을 물어보길래 내일 떠난다고 했더니 너무 아쉽다며 그는 샤워를 하러 떠났다.
로토루아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은 아주 친절하고 밝았다.
아름답고 액티비티가 많은 도시여서 좋았던 로토루아가 더 좋아졌다.
관광이 아닌 배낭여행을 좋아하는 것도 그 점때문일지 모른다.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많은 일들을 겪게되고 때론 외로워서 눈물이 나며 가슴이 답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소를 가게 되고, 짧더라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그 예측불허인 상황에 대한 좋은 기억때문에 또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되는게 아닐까 싶다.
아메리카노만 마시다가 가끔 바닐라라떼를 마셨을때의 그런 기분처럼.
그런데 내일 스트레이 버스를 다시 타야한다니 갑자기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