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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Sep 13. 2016

여행의 위기가 기회로 바뀌는 순간들

혼자 떠난 미국, 일주일간의 여행

샌프란시스코, 수화물이 도착하지 않았다_ '짐'없이 여행하기


9일간의 휴가가 생겼다.


2주간의 뉴질랜드여행을 한지 6개월만에 또 장기간 여행을 가기에는 조금 망설여졌다.

하지만 1년에 유일한 가장 긴 휴가이기에 혼자 '미국 서부'를 여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뉴욕을 가본적은 있지만 미국 서부는 여행해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기대됐다.


'미국' 하면 그냥 환상이 가득했고 이유없이 설렜다.


일, 집, 일, 집 이 생활의 반복에 굉장히 지쳐있는 상태였고 휴가 첫날 바로 미국으로 떠나게 돼 조금 정신이 없었다.

이번 여행은 예전보다 많은 계획을 짰고 여러가지 예약도 미리 해놓았다.

대학시절 떠난  배낭여행이나 해외봉사활동때 가지고 있었던 모험과 도전, 열정 그리고 극복 이런 키워드는 버리고 싶었다.

이번 여행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내게 휴식을 선물하고 싶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은 성수기라 항공권 가격이 어마어마했고

유나이티드항공이나 아메리칸항공은 후기가 너무 안좋길래

대만 국적기 '중화항공'으로 선택했다.

국적기는 타 저가항공과는 다를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한국에서 대만으로 가서 2시간정도 대기시간을 거친 경유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한국에서 대만으로 가는 비행기가 지연됐고 결국 대만에 도착한 시간은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비행기 출발 시간을 20분정도 지나서였다.

기내에서 불안한 나머지 승무원에게 물어봤지만 공항에서 중화항공 직원들이 도와줄거라고 걱정말라는 말 뿐이었다.

어떻게든 도와줄거라 믿고 착륙 하자마자 다음 비행기를 타기 위해 뛰었다.

직원들이 게이트 번호만 빠르게 알려줬을 뿐이지 딱히 도와준건 없었던 것 같다.

다행히도 경유할 승객을 조금 기다려준 덕분에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미국에 도착해서 기분이 너무 좋았고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 모두를 날려버려야 겠다고 생각하며 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도착한 시간은 밤 12시가 훌쩍 지났고, 다음날 오전 8시에 와이너리 투어버스를 예약해 놨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호스텔로 가는 슈퍼셔틀을 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 수화물은 도착하지 않았고, 이런적이 없었기 때문에 baggage claim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너 짐은 지금 대만에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일단 서류 작성하고 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물 숙소 주소를 적어 놓으면 이틀 뒤에 숙소로 짐을 보내 줄 것이다.

그런데 이건 확실하지 않다.

대만에 너 짐이 확실히 있다면 짐이 이틀 뒤에 갈 것이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


황당 그 자체였다.


너무 피곤해서 빨리 씻고 자고 일어나서 바로 오전에 출발하는 와이너리 투어버스를 타야했던 상황이었다.


샴푸나 바디워시, 수건 등 세면도구나 속옷, 잠옷, 미국에서 일주일간 입을 모든 옷들이 다 캐리어에 있었기 때문에 일단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틀 뒤 나는 라스베가스로 떠나야 하는데 떠나기 전까지 짐이 안오면 문제는 커질 것이며 지금 대만에 내 짐이 있다고 확신하지도 못하는 이 모든 상황이 막막했다.  

중화항공 직통 번호를 알려달라고 해도 끝까지 미국 baggage claim 직원은 전화번호를 모른다고 했고 오로지 적어준 사이트로 들어가서 이메일을 보내라는 말 뿐이었다.


아무리 얘기해봤자 돌아오는 대답은 같았고 일단 호스텔로 이동하기 위해 움직였다.


호스텔로 가는 슈퍼셔틀을 찾으러 가는 도중에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여태 혼자 여행을 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긴 했지만 짐이 아예 없는 상황은 막막했다.  


이번 여행만 바라보고 열심히 일했는데 내 짐이 아예 없어졌으면 어떡하지 이쁜 옷입고 사진도 찍고싶었는데 일주일간 어떻게 생활하지 별 생각이 다들었다.


만일 내일 오전에 와이너리 투어가 없다면 속옷이나 세면도구를 사러 갈 시간이라도 될텐데 그렇다고 미리 예약해놓은 10만원이 훌쩍 넘는 와이너리 투어를 안갈 수도 없었다.


한마디로 지금 입은 옷 그대로 하루간 와이너리 투어를 참여해야 했고 그 다음날 짐이 올지 안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여행을 계속 즐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만에 내 짐이 있다는게 확실하다면 침착하게 문제를 해결할텐데 "우리는 장담 못한다."라는 그 직원의 말만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일단 슈퍼셔틀을 타기 위해 정거장에 갔고 표를 사자마자 핸드폰으로 중화항공에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미리 사간 유심칩 덕분에 밤 12시가 넘는 새벽에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일단 중화항공에 내 상황을 설명한 뒤 보상에 관한 이메일을 보냈고 전화를 걸었지만 새벽이라 그런지 받지를 않았다.


초조해 지기 시작한 상황에서 옆에 한 미국인 아줌마가 욕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슈퍼셔틀 직원에게 "You are crazy. You are idiot. "이말을 반복하며 큰 소리를 쳤다.


왜이렇게 셔틀이 늦게 오냐는 이유로 계속해서 따지는것 같았는데 슈퍼셔틀 직원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만일 짐이 제대로 도착했으면 이런 광경도 다르게 느꼈겠지만,

그러든 말든 내 머릿속엔 온통 내 "보라색 캐리어" 였다.


핸드폰으로 이메일을 보내고 검색도 해보며 계속해서 전화를 걸었다.


슈퍼셔틀이 도착했고 새벽이라 그런지 미국인 할머니 한분과 나밖에 타지 않았다.


할머니께 짐이 안와서 걱정이라고 먼저 말을 걸면서 혹시 이 시간에 옷이나 세면도구 파는 곳 아냐고 질문을 했다. 기사님께도 예외는 아니었다.


두분 다 나를 걱정해줬고 짐이 올거라고 행운을 빈다고 했다.


기사님은 러시아 사람인데 이민와서 기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특히 차이나타운이 너무 아름답다며 중간중간 볼거리가 있으면 소개도 해주셨다.


기사님은 한국에 대해 궁금한것도 여쭤보셨고 내가 내릴 호스텔 앞이 위험하다며 바로 앞에 내려주시고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게 해주셨다.



아무리 그래도 내 머릿속엔 여전히 "보라색 캐리어" 뿐이었다.


그렇게 호스텔에 도착해서 직원에게 내 상황을 설명한 뒤 수건이나 세면도구를 파는 곳이 있냐고 물어봤다.


내 사정을 듣고는 원래 돈을 내고 빌리는 수건을 그냥 줬고, 와이너리투어를 떠나기 전 아침 7시부터 속옷이나 옷을 살 수 있는 상점들을 검색해서 지도에 표시해주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 은근히 불친절한 호스텔을 많이 경험하면서 미국은 더 그럴수도 있다고 각오하고 왔는데 처음 도착한 호스텔 직원분이 너무 친절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미국 여행을 하면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너무 친절했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이 내 베스트프렌드 아야카가 공항 지상직에 일한다는 것.

아야카한테 이 상황을 말하니 자기가 내일 출근해서 내 짐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된건지 알아봐주겠다고 했다.


아주 고마웠다.

잠이 잘 안와서 씻고 호스텔 로비에 나왔더니 날 도와주던 직원분이 커피한잔 하라고 했다.


다른 것 보다 샌프란시스코는 춥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가져왔던 청바지, 긴팔티, 후리스 등도 모두 캐리어에 있어서 반바지에 버켄스탁, 후드잠바 차림으로 덜덜 떨고 있는 내가 초라하면서 괜시리 억울했다.


이쁘게 입고 사진도 찍고 싶은 마음에 예쁜 장미꽃이 그려진 맨투맨 티도 새로 장만했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번도 못입고 그대로 한국에 가져오게 됐다.


커피한잔 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무소유', '미니멀리스트' 체험 등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래. 난 지금 여태 하지 못했던 버리기 연습을 하고 있는 거다.

정리를 하면 내 환경뿐만 아니라 심신도 안정되고 더 풍요로워 지리라..
단순하게 살기, 과소비나 소유욕 버리기 연습을 하는 중이다.. "


내 머릿속에선 무소유의 행복에 대한 세뇌를 시키고 있었다.


커피한잔 하면서 바깥 풍경을 보는데 갑자기 가슴이 뛰었다.


나 미국에 왔구나!




그리고 새벽 6시부터 자리를 박차고 나와 구글맵과 어제 호스텔 직원분이 표시해준 지도로 옷을 사기 위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호스텔 주변에는 어제 알려준 상점이든 내가 찾아본 상점이든 오픈한 상점이 전혀 없었다. 카페나 음식점은 오픈준비를 하기 시작했지만 와이너리 투어 버스를 타기 1시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냥 옷사기는 '포기'했다.


그렇게 오전에 돌아다니는데 샌프란시스코 거리에는 쓰레기통을 뒤지는 노숙자들이 넘쳐났다.

노숙자들은 걸어다니면서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고 아침운동을 하는 몇몇 미국인들이 내게 인사를 했다.


그래도 내가 얼마나 꼬질꼬질했으면 나한테 돈달라는 노숙자는 단 한명이었다.

샌프란시스코 7월의 새벽은 너무 추웠고 반바지에 슬리퍼차림인 나는 벌벌 떨 수 밖에 없었다.

감기에 걸리지만 않으면 이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혼잣말을 계속 하며 걸었다.

차가운 바람이 내 마음을 더 차갑게 만들었다.


제발 상점이 열었으면.. 했지만 연 곳은 없었고 조깅을 하는 미국인들이 "Good morning!"을 하며 지나갔다.

'프란시스코는 노숙자도 많고 위험한 도시이니 여자혼자 돌아다닐땐 조심해라.' 라는 글을 하도 많이 봐서인지 유독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누가 웃으며 인사를 해도 경계를 하게 됐다.

아침부터 한 카페에서는 내게 굿모닝을 하고 지나갔던 미국인이 카페주인과 싸우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평화로운 도시는 아닌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계속 걸었다.

한시간 반 정도가 지났을까. 아무리 걸어도 옷이나 생활용품을 파는 상점을 열지 않았다.


포기한 뒤 한 팬케잌을 먹고 와인투어에 참여했다.


와이너리 투어를 모두 마치니 저녁6시쯤이 됐다.

호스텔 앞에 내리지 않고 기사님께 말해서 상점들이 많은 파웰역 근처에 내려서 속옷이나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했다. 그리고 아야카로부터 내 짐이 대만에 있고 비행기가 연착되서 짐이 하루 늦게 가게 된거라 내일오전쯤 받아볼 수 있을 거라는 연락을 받았다.

내 짐이 샌프란시스코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한결 편해졌고 아야카에게 고마웠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가 호스텔 새로운 직원분께 내 짐이 올 예정이라고 다시 알려주며 대신 항공사에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전혀 머뭇거리지도 않고 도와주겠다며 번호만 달라고 하는 호스텔 직원분의 친절함에 감동받았다.

호스텔 직원분이 대신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오늘 밤에 공항으로 내 짐이 도착할 것이며 내일 오전쯤 호스텔로 도착할 거라고 했다.

내일 오후에 라스베가스로 떠나야 하는 나로서는 다행이었다.


그리고 이틀밤이 지난 다음날 새벽6시, 호스텔 직원으로부터 내 짐이 도착했다는 이메일을 받고 바로 내려갔다. 드디어 내 '보라색 캐리어'를 받아볼 수 있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내 짐이 얼마나 예뻐보였는지 모른다.

결국 샌프란 시스코에서 추울 때 입으려고 가져온 모든 옷은 펼쳐보지도 못한 채 집으로 고대로 돌아왔다.


그래도 다 살아지더라. 


#2 수화물 미도착 보상 관련

이런 일이 있을 때 baggage claim에 가서 내 Tag를 보여준 뒤 상황설명을 해야한다.

내가 머물 숙소 주소를 적어놓고 오는건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짐이 올 때까지 사용할 보상금은 주변에 이런 일을 겪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항에서 직접 50$을 제공하기도 하고 나중에 요청해야만 주는 곳도 있으며 어떤 곳은 비지니스클래스로 좌석 업그레이드를 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일단 바로 요청하는게 좋다.

내 경우는 한국에 돌아와서 중화항공에 다시 내 모든 정보를 입력한 뒤 보상 관련 요청 이메일을 보냈다. 그랬더니 답장이 왔는데 사과하는 내용이었지만 보상관련해서는 다른 부서로 전화를 하라는 답변이었다. 다른 부서로 대신 이메일 전달을 해달라고 해도 직접 하라는 말 뿐이었고 이메일 주소가 없으니 전화를 하라고 했다. 그것도 특정 시간에 맞춰서.

하지만 나도 일을 해야했고 시차도 안맞았을 뿐더러 이러다가 국제전화비가 더 나오겠다 싶어 중화항공 한국지사에 도움을 요청했다. 여태까지 나눈 이메일내용, 자료 등을 첨부했다.  

한국지사의 도움으로 한달이 한참 지나 최종적으로 50$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것보다 더 확실하고 민첩한 대처는 '여행자보험' 이었다. 

여행을 갈 때마다 여행자보험을 들기는 하지만 여태까지 별일이 없었고 이번엔 7일만 가는데 굳이 해야하나 싶어 들지 않으려다가 가격부담도 없고 해서 여행을 떠나기 며칠전에 신청했던 '여행자보험' 덕분에 내가 샀던 속옷 등 생필품에 대한 보상은 받을 수 있었다.

상황이나 가입유형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혹시 몰라 영수증을 보관해 놨었고 덕분에 보험사에서 보상을 빠르게 해줄 수 있었다.

이런 일이 없는게 가장 좋겠지만 만일에 이런 경우가 생긴다 해도 일단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내 상황을 설명한 뒤 공항에서 즉시 보상을 요청하는게 좋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는 새벽에 도착했고 와이너리 투어 때문에 바로 옷을 사러 가지 못했지만 오후에 도착한다거나 하면 필요한 생필품을 산 뒤 영수증을 잘 보관해놓으면 큰 문제는 없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이제부턴 중요한 생필품 몇개는 내가 직접 휴대하고 가려고 한다.

(경유안하고 한국어 소통 편한 우리나라 국적기를 타는게 날지도.. )


라스베가스, 그랜드캐년 투어버스를 놓치다

라스베가스는 꿈같았다.


라스베가스 마지막날이었다.

한국에서 미리 그랜드캐년 투어 예약을 해 놨었다.

경비행기나 헬기투어는 너무 비싸고 걸어서 그랜드캐년[Grand Canyon]을 직접 바라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그랜드캐년 버스투어를 신청했다.

오전6시쯤 호텔에서 픽업해서 점심도 제공하고 하루종일 버스로 투어를 해주다가 밤 9시에서 10시쯤 끝나는 일정이다.
 

오전 6시15분 MGM Grand West Wing Tour Lobby로 그랜드캐년 투어버스가 픽업을 하기로 돼 있었다.

혹시 버스를 못타면 88.99$을 날리고 라스베가스 마지막날인 만큼 다시 그랜드캐년 투어를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5시부터 나와서 기다렸다.

스타벅스에서 시금치파니니와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로비 문 앞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5시 30분쯤부터 기다렸는데 그랜드캐년 투어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조금 불안했다.

그래도 올거란 생각에 계속 기다리고 있는데 6시20분이 지나도 버스가 오질 않는거다.

내가 신청한 그랜드캐년 투어버스 말고 다른 사이트 주소가 써있는 버스 한대가 저 멀리 잠시 정차하더니 바로 휭 하고 지나갔다.

불안한 마음에 회사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한 여직원이 기사가 다른 호텔 다 픽업하느라 늦는거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는 거다.

그래서 마음놓고 기다리는데 6시35분이 지나도 오질않아서 다시 전화했더니 전화를 안받는다.

불안해졌다.

다시 했더니 또 안받고 다시 했더니 이제 전화를 받는다.

그랬더니 아까 그 여직원이 갑자기


"너 지금 버스 놓쳤어."


"...? 아까 나보고 버스기사가  늦는거라고 기다리라며. 게다가 난 여기서 5시30분부터 기다렸는데 무슨소리 하는거야?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돼?"


"너 지금 버스 놓쳤다고. 택시타고 터미널로 가면 버스가 있을거야."


"터미널로 내가 알아서 가라고? 무슨터미널인데? 그 터미널에 버스가 지금 있는건 확실해? 언제까지 있는건데? 내가 버스기사번호 알수있을까? 내가 전화해서 거기로 간다고 말해보게."


"버스기사 전화번호 모르니까 너 알아서 터미널로 가라고. "


완전 황당했다.

어떤 터미널인지, 버스투어 버스가 몇대인지 버스기사 전화번호 등 아무 정보도 없이

그냥 터미널로 가라는 말은 너무 무책임했다.

심지어 여직원이 자꾸 나한테 화를 버럭 냈다..

오히려 화를 내는 여직원에게 나도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한국 서비스 마인드로


"택시비 줄거니?"

이라고 말을 해버렸다. 말하고 나서 너무 부끄러웠다.


"안줘!! 안주니까 터미널로 가라고. (뚜뚜.)"


친구랑 통화하는 것도 아니고.. 여직원이 터미널 가라는 말만 하고 끊어버렸다.  

일단 터미널이든 뭐든 가야되니까 다시 전화를 해서 터미널 주소가 뭔지 택시잡아주는 호텔 직원한테 대신 말해달라고 했다.


호텔직원이 주소를 듣더니 택시 기사한테 전해줬고 일단 택시를 탔다.

초조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택시기사가 갑자기 아까 그 주소로 왔는데 터미널이 없다는거다.

이건 또 무슨 소린지..

아까 그 사무실로 다시 전화를 했더니 또 전화를 안받는다. 한 3번 했더니 연결이 되자마자 주소를 알려주라고 택시기사님께 바꿔줬다.

택시기사가 아까 그 주소로 왔는데 터미널이 없다고 하면서 실랑이를 하더니 택시기사님도 전화로 짜증을 내더니 끊었다.


초조했지만 결국 계속 돌아돌아 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에 도착했더니 여러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고 알고보니 그랜드 캐년 투어버스가 한대가 아니라 여러대였고 그 여러대가 모두 이 터미널에서 출발을 하는거였다.

그럼 그런 설명을 해줬으면 마음 편하게 택시타고 왔을텐데 그냥 무작정 터미널로 가라는 말만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거다.

어쨌든 터미널에서 물어물어 예약 체크를 한 뒤 과자랑 물 하나 받고 버스에 탔다.

하루종일 버스에 있을 생각에 목베개랑 사진기 뭐 등등 가져왔더니 짐이 너무 많았다.

미국에서 한국인들 보기가 힘들었는데 그랜드캐년 투어 버스에 타니 한국인이 꽤 있었다.

친구들끼리 온 것 같은 사람들부터 직장에서 출장왔다가 마지막날 여행겸 온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택시타고 늦게 도착해서 마지막에 탔더니 자리가 딱 한두자리 남아 있었다.

버스가 출발 하자마자 기사님은 투어 일정과 여러가지 설명을 했다.

무엇보다 그랜드캐년 투어 버스에서 하루종일 10번 넘게 아니 30번 넘게? 들은 내용 중 하나는

"우리는 화장실에 들를 때든, 점심을 먹을 때든, 내려주고 잠시 자유시간을 줄 때든 버스로 돌아오라는 시간에 안오면 절대 기다리지 않고 출발한다.

그러니까 너희가 알아서 시간 맞춰서 와야하고 절대 늦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기다리지 않고 시간이 되면 출발한다.

늦지마라. 1분 늦으면 와서 노래 불러야된다. "


한국문화와 달랐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까 다른 사이트와 이름이 적힌 버스가 나를 픽업하려고 한 버스인 것 같다.

그 버스도 내려서 뭐 누구 오늘 이 버스 탈거냐는 확인 없이 로비가 아닌 저 멀리서 쓱 한번 보고

그 버스를 보고 뛰어오거나 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출발 했던 것 같다.

그랜드 캐년 투어를 하면서 정말 많은 관광버스를 봤는데 한국에서 온 여행사도 굉장히 많이 봤다.

그 버스를 보면서 분명히 우리는 누구 한명이 버스를 안타면 늦더라도 기다리고 전화해보고 할텐데 하는 생각과 동시에 분명히 누구한명은 늦을거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우리버스에 모든 사람들이 다 1분도 늦지않고 시간을 잘 지켜서 버스를 탔는데 단 한명만 자유시간 한시간 반 뒤에 버스에 타질 않았다.

버스기사가 "아까 말했듯이 우리는 그냥 출발합니다. 다만 혹시 모르니 화장실쪽으로 천천히 한바퀴 돌아서 출발하겠습니다. "

라며 기다리지 않고 출발했는데 갑자기 저 멀리서 누가 뛰어오는거다.

결국 버스를 탔는데 한국인 남학생이었다. 버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재밌는 경험이면서 신기했다.



메가버스 연착

택시를 타고 메가버스 정류장[South Strip Terminal]에 도착했다.

잠도 못자고 하루종일 그랜드캐년 투어를 한 탓인가 걸으면서도 꾸벅꾸벅 조는 나를 발견했다.

뭐가 지나간 것 같아서 다시 눈뜨고 보면 헛것을 본거였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냥 빨리 일단 한숨 자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빨리 메가버스를 타고 잠을 자고 싶었다.

LA로 가는 메가버스를 예약할 때 5시간이 걸리니까 하루 숙박을 하는 대신 메가버스에서 밤을 보내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유럽배낭여행 때도 이렇게 한 적이 있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을거라 생각했다.

다만 그때와 다른게 하나 있었다면 '나이'였다..

너무 피곤하고 졸리고 심지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얼마 한다고 하루 숙박비 아끼겠다고 굳이 메가버스를 새벽시간으로 예약을 했나 싶었다.

너무 졸리고 허리까지 아프니까 아무리 비타민을 먹거나 커피를 마셔도 컨디션이 회복되질 않았다.

정류장에 도착하니 앉을 곳도 마땅치 않았다.

너무 빨리 도착해서인가 경비원도 없었고 그저 버스를 기다리는 몇몇 사람들 뿐이었다.

무섭거나 그런 마음이 들 여유조차 없이 그냥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렇게 몇시간 있다보니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내가 탈 버스가 올 정류장으로 이동해서 한 벤치에 앉았다.

내 예약번호가 적힌 종이에는 버스정류장 번호가 Bay 8 이라고 적혀있어서 그 앞에 벤치에 앉아 있었다.

버스가 출발하기 1시간 전쯤부터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거의 대부분이 Bay 9 정류장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예감이 맞을 것이다.

LA로 가는 메가버스 정류장이 Bay 9 일 것 같았다.

예약종이에 적힌건 무시하고 저쪽으로 옮겨 앉자니 이미 자리잡은 곳에서 이동하기가 귀찮았다.

어차피 언제 오든 버스에 타는건 똑같을거라 생각하고 그냥 내 자리에 앉아 있다가 섰다가

잠시 이동하는 둥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인지 덥기도 하고 기다림이 더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탈 버스는 새벽 1시30분에 출발해서 LA에 오전 6시 55분쯤 도착 예정인 버스였다.

다만 새벽 2시 반이 지나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혹시 내가 또 뭔가 잘못 알고 있을까 싶어서(그랜드캐년 버스를 놓친 트라우마인지)주변에 미국인 아저씨들한테 가서 질문을 했다.


"아저씨! 혹시 메가버스 왜이렇게 안오는지 알아요?

혹시 이 버스 어디쯤인지 인터넷으로 알 수 있나요?

제 핸드폰 인터넷 사용할 수 있어서요."


"메가버스 사이트 들어가서 $%$^#^@$^@ 누른뒤

@#@#%@^% 누르면 @$@$^@가 나올거야.

@#%@#% 해서 @#%@#%해봐. "

"...?"

그러더니 옆에 있던 다른 아저씨가

"핸드폰 잠시 줘볼래? 내가 대신 체크해볼게. 메가버스 맨날 늦네!! "

내 핸드폰으로 눌러보더니 그저 원래 스케쥴대로만 나오니까 아저씨들은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친구한테 "OK. Let's go back to Casino!"

그 순간 무섭게 생긴 아저씨들이 너무 재밌는 분들이란 걸 알게 됐다.

"하하. 카지노에 자주 가시나봐요. 엘에이 사세요?"

"어. 10년째 카지노 다니고 있어. 너 어디 나라에서 왔니? 혼자 여행중이야? 엘에이는 왜가?"

그러더니 아저씨들도 내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라스베가스 자주 가는데 카지노에서 만나서 한국인 여자친구 사겼었어.

근데 너무 부정적이라서 헤어졌어. "

"돈을 많이 잃어서 그러지 않았을까요?"

"아냐. 그런거 전혀 상관없이 매사가 부정적이었어.

맨날 뭐만 말하면 완전 부정적이었어. 웃지도 않고"

그렇게 전 여자친구 얘기까지 듣게 됐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남북한에 대해서도 물어왔다.

여행을 하면서 남북한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그나저나 넌 영어를 잘하네. 어디서 배웠니?" 그러니까 옆에 있던 아저씨도 "맞아. 내가 라스베가스나 엘에이에서 만난 한국인들은 영어를 잘 못하고 부끄러워 하더라고. 넌 다르네."

영어에 대한 칭찬을 들으니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게다가 이들과의 대화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3시가 훌쩍 넘었다.


몇몇 흑인들이랑 아까부터 같은 곳에 서있었는데 다른 쪽에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섰다.

그렇게 3시 40분이 되니 LA로 가는 메가버스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휴. 드디어 짐을 싣고 예약 확인을 하기 시작했다.

옆에 있는 흑인에게 "우리는 아마 맨 뒤로 가서 다시 타야겠지?"

"응. 뒤로 다시 줄스느니 그냥 여기서 기다리는게 날거같아."

그렇게 제일 먼저 왔지만 맨 마지막에 승차를 했다.

나는 한국에서 버스 예약을 할 때 미리 좌석번호까지 예약을 해놨는데 사람들이 다 앉아있었다.

내 자리가 없으니 아까 수다떨었던 아저씨들 중 한분이

"Oh, Girl~" 이라고 크게 부르며.. 자리 없으면 자기옆에 앉으라는거다.

하하. 고마웠지만 나는 원래 내 자리 있다고 하고 내 자리로 갔다.

한 흑인 남매가 앉아있었는데 내 자리를 양보해줬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계속 잠을 잤는데 역시 예상대로 메가버스는 너무 추웠다.

에어컨을 너무 심하게 튼거 같아서 옆에 흑인남매한테 춥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자기네도 너무 추워서 잠바 덮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버스기사님한테 말했더니 조금 줄여줬지만 그래도 추웠다.

메가버스에는 정말 두터운 잠바 꼭 가지고 타야할 것 같다.


LA에서의 하루, 그리고 히치하이킹 비스무리한 경험


신나게 LA투어를 한 뒤 너무 피곤해서 오늘만큼은 푹 잘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샤워를 하고 잠에 들었는데..


갑자기 한시간쯤 자고 있었을까?

리셉션에 있던 흑인아저씨가 큰 목소리로 날 부르는거다.


내 이름을 외치며 가족이 날 찾는다고 빨리 일어나라는 말을 여러번 반복한 채 사라졌다.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서 핸드폰을 봤더니 언니에게 카톡이 와 있었다.

"너 비행기 내일이라며? 내일 오후PM이 아니라 AM이라

 지금 한시간 반 뒤에 너 비행기 타야돼. 빨리 일어나. 

이거보면 당장 전화해. "


내가 평소에 전화기 무음을 해놓고 자기 때문에 전화를 하도 안받아서 언니가 호스텔로 전화를 한 모양이다.

알고보니 내가 오늘 새벽 1시45분 비행기를

다음날 오후 1시45분으로 착각을 한거다.


한마디로 오늘 호스텔에서 잘 필요 없이 바로 밤에 비행기를 타러 갔어야 하는거다.

여태 여행을 다니면서 이런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착각을 했을까?

일단 지금 비행기를 못타면 출근은 어떻게 하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리고 지금 자고 있던 나는 공항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체크인을 하고 있어야 했고.

지금은 밤 열두시.

지금 나는 자다깬 상태에 잠옷차림이며 비행기 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45분.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일단 리셉션으로 가서 흑인아저씨한테 상황을 설명한 뒤 택시 지금 불러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내가 너무 당황하고 놀라서 영어도 잘 안나왔는데 흑인아저씨는 그냥 짜증부터 냈다.

하필이면 왜 LA에서 묵은 호스텔 직원분이 불친절 하신걸까..

일단 나는 지금 공항으로 가야한다고 내일 공항가는 셔틀 취소를 해주고 난 체크아웃을 하겠다고 했다.

호스텔 직원 흑인아저씨가 택시가 당장 못온다며

일단 나보고 자꾸 내 침대에 붙어있는 영수증을 갖고오라는 말 뿐이었다.

나는 무엇보다 빠른 시간에 공항에 가야되는데 자꾸 키를 가져오라느니

침대에 영수증을 내고 가야된다는 것들만 챙기고 있었다.

그래서 난 우버를 다시 불러야 하나 부르면 빨리 올까 별 생각을 다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호스텔에 머물고 있는 한 흑인 여자가 내게 말을 걸었다. 


"너 공항에 가야되면 내가 도와줄까?

나 친구가 공항 근처에서 일해서 지금 그쪽으로 갈건데

너를 공항까지 데려다줄게.

너가 급한 일이면 내가 도와줄 수 있어. "


"정말? 공항에 데려다 주겠다고?

너 그쪽 가야되는거야? 그럼

나 지금 짐 가져올게. 기다려줄 수 있니? 고마워!! "

"응. 내가 기다릴테니까 천천히 짐 싸서 나와.

괜찮으니까 걱정말고. "

와... 고맙고 신기하고 그런 생각 없이 그냥 일단 빨리 짐을 챙겨서 나와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와중에도 자꾸 리셉션 흑인아저씨는 "키 가져오라고. 너 침대에 붙은 영수증 빨리 주고가. "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짐을 그냥 쑤셔넣고 있는데 옆침대에서 자고있던 호주여자애가 일어나더니

"무슨일이야? 괜찮아? 내가 도와줄건 없어? " 라고 계속 도와주려고 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느낀다.

여행자들을 좋아하고 그들과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이유도 이런 것.


잠옷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얼른 나와서 영수증, 키를 반납하고 내일 예약해뒀던 셔틀을 취소해달라는 말과함께 난 흑인여자의 차에 탔다.


내게 도움을 준 흑인여자는 Gernee라는 친구였고 워싱턴에 사는데 LA에 친구를 만날겸 여행을 왔다고 한다. 그래서 차를 렌트해서 친구를 데리러 가는 중이었다면서 렌터카여서 네비게이션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내게 아이폰으로 구글맵을 켜서 길을 설명해달라고 했다.

그냥 너무 고맙고 또 고마웠다.

장롱면허만 가지고 있는 나는 영어로 이 길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래도 일단 빨리 공항에 가야된다는 생각에 구글맵으로 위치를 파악해가며 중간중간 속도를 내 달렸다.

내가 잘 못알아 보는 구간은 Gernee가 해석하고 해서 길을 찾았다.

비행기 티켓에 적힌 터미널로 찾아가는 동안에도 계속 Gernee는 걱정하지 말라며 자기가 무조건 공항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말을 해줬다.

너무 당황해서 초조해 하는 내게


"걱정마. 난 널 도와줄거야.

무조건 시간맞춰 공항에 데려다줄테니까 걱정말고 마음 편히 가져! "


이 말을 계속 해줬다.

그러면서 네일아트 어디서 했냐면서 너무 이쁘다면서 한국은 얼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여행이나 한국 등 여러가지 질문을 했는데 뭐라고 대답했는지도 모르게 초조했다.

그렇게 계속 구글맵을 보며 길을 찾아간 결과.

예상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도착해서 공항까지 총 35분이 걸렸다.

12시 40분, 공항에 도착했다.

기적이었다.

우린 해냈다며 소리쳤고 포옹했다.

연락처를 물어봤더니 Gernee는 종이에 페이스북 주소,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줬다.

내 페이스북 주소를 계속 알려달라고 하길래 이메일 주소를 적어줬다.

난 Gernee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과 함께 넌 천사라며 사랑한다고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바로 공항 체크인을 하고 급히 짐을 쑤셔온 탓에 새로샀던 Rush skin을 보안검색대에서 뺏기고 안전하게 한국에 귀국할 수 있었다.

한국에 와서 Gernee에게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종종 연락을 하기로 했다.

Gernee의 페이스북을 보니 평소에도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친구였다.

누군가가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나는 Gernee처럼 선뜻 도와준다는 말이 나올까?

Gernee같이 좋은 사람이 하필 그때 내 옆에 있었다는 것 역시 행운이었던 것 같다.

어떤 위기에 처해도 누군가가 도와줄 수 있었던 것도 위기가 아니라 행운 아닐까?


미국여행 한달 뒤_  신용카드를 도용 당하다

한국에 온지 한달이 지나 오전에 문자를 확인했는데 새벽에 '해외승인'된 문자가 왔다.

510$, 625$ 새벽12시 41분에 6초간격으로 내 신용카드를 사용한 거다.

나는 신용카드를 해외여행에서만 이용하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무엇보다 내가 자고있을 때 긁다니..

바로 카드회사에 전화했더니 매입되는 즉시 해외매출취소를 해줄테니 안심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279만원어치를 또 사려다가 거래 취소 당한 내역이 보인다는 거다.


최근에 미국에서만 신용카드를 사용했던 나로서는 도대체 미국여행에서 황당한 일이 몇개나 발생한건가 싶었다. 그래도 바로 문자를 본 덕에 카드분실신고 처리와 분쟁신고 빠르게 한 것 같아 다행이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해외에서 신용카드사용 조심하세요!


INSTAGRAM: waterfront_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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