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학기 도중에 학교파업이 일어났던 탓에 원래 3주 예상이었던 겨울 방학이 1주로 줄었고,
겨울 방학전에 모두 끝났어야 하는 파이널 시험, 가을학기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팀 프로젝트, 파이널 레포트 제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팀 프로젝트 프리젠테이션.
이 모든 것들이 방학이 끝나는 즉시 해야하는 스케쥴로 변경됐다.
파업 탓에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미드텀 시험, 모든 밀린 과제들을 제출하느라 정신없었고,
1년짜리 대학원 프로그램이라 7과목이 모두 전공과목이고 어떤 과목 하나 과제나 시험이나 과제를 줄여주려고 하지 않았고 사실 그래야 하는 것도 맞다.
매주 50페이지가 넘는 과제를 내야하는 한학기간 진행되는 큰 프로젝트가 있는데 남은 6과목도 매주 시험에 과제가 있어 정말 갑자기 정신이 없었다.
특히 방학이 시작하기 3주 전부터 폭풍같은 과제들로 정신이 없어 계획부터 짜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스케쥴이 꼬일 줄 모르고 미리 예약해놨던 시카고여행을 취소하면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고민하다 그 전에 미리 끝낼 수 있도록 최대한 계획을 짰다.
미리 최대한 끝내놓고, 어차피 여행은 3박4일이니까 노트북을 들고가서 중간중간 과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수업이 끝나면 개인과제, 시험공부를 했고 팀 프로젝트들은 미리 파트를 나눠 내가 해야할 파트를 미리 시작했고 가장 빨리 제출해야 하는 과제부터 차분히 해 나아갔다.
매일 수업이 끝나면 새벽까지 과제만 하다보니 답답하고 파업이 원망스러웠지만 점점 리서치 스킬이 늘어가는 것같아 괜시리 뿌듯하기도 했다.
처음에 내줬던 과제를 지금보면 정말 너무 쉬운 몇시간짜리 과제에 불과한데, 그땐 그것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계속 헤맸는데 말이다.
그렇게 매일 과제를 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질문을 하며 해결하고 지냈다.
하루라도 귀찮아서 내일 하지뭐 이런 미룸을 할 수가 없는 현실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혼자 깔깔 웃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는 시카고여행에서 돌아와서 이틀간 마무리하고 프리젠테이션 전날까지 팀원들과만나서 하루종일 하면 되겠다는 어느정도틀이 잡혔고,
시카고 여행과 크리스마스 저녁이라도친구들과 놀기 위해 (?) 최대한 집중해서 어려운 과제부터 차근차근 해 나아가고 있는데……..
법, HR수업 때 갑자기 파이널 프리젠테이션 다음날까지파이널 과제를 또 추가로 내준 것…
파업 때문에 밀린 과제들, 시험들을 다 해내고있는 우리한테 그것보다 가장 중요한 한학기간 비즈니스 팀프로젝트를 해서 만든 책을(논문) 제출하고, 모든 교수들 앞에서 최종 프리젠테이션까지 하고 질의응답시간을 갖는 중요한 날 다음날까지 또 내야하는 과제가 두개가 늘어난 거다…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해 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너무 울화가 치밀어서.. 손을 들고 교수한테 상황을 설명하며 제출시기를 며칠만 늦춰달라고 요청했지만 안된다고 했다..
어쨌든 그렇게 친구들과 한탄을 하며 상황을 받아들인채 열심히 과제를 했다.
이번 학기에서 가장 중요한 비지니스 팀 프로젝트는 팀원들과 함께 하면서 속이 상한 적도 있었고 너무잘 하는 팀리더와 팀원들에 비해 뒤쳐지는 것 같아 내 자신이 속이 상한 적도 있었고 답이 나오지 않는 과제들을 질문 해 가면서 해내느라 힘들었던 적도 있었고 버겁고 벅차고 힘든 적이 너무 많았지만 벌써 파이널이 다가온다는 생각에 기분이 이상했다.
게다가 캐나다는 홀리데이때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문화가 있어서 우리집 주인 가족들이 모두 집에 와있는 덕분에(?) 주방이나 화장실이나 모든 게 불편했던 터라 혼자 쉬고싶기도 했다.
그렇게 여행 날이 다가왔다.
# 정신이 맑을 때 하는 여행
여행 관련 글을 많이 써왔는데 대부분 썼던 글은 한국에 있을 때 갔던 여행에 관한 글이었다.
캐나다에 있을 때 했던 여행에 대한 글을 쓴 적은 별로 없었다. 아마 너무 바쁘게 지냈던 덕분이 아닐 까 싶다.
여행을 떠나면서 이렇게 정신없이 지내다가계획도 몇시간만에 짜고 짐도 급히 싸서 떠난 여행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일단 이민가방 말고는 너무 작은 가방밖에 없어서 크리스마스에 친구들이랑 저녁을 먹다가 갑자기 여행가방을 빌려오면서 내 여행은 시작됐다.
짐을 싸고 급히 여행 계획을 짠 뒤 과제를 했다. 과제를 하다가 잠시 3시간 자고 일어나서 우버를 불러 공항으로 떠났다.
그렇게 내 여행은 시작됐다.
익스피디아를 통해 에어캐나다를 이용했는데 항공기 결함이 있다고 다시 내려서 3시간을 기다렸다가 다시 탑승을 했다. 팀홀튼에서 10불치 사먹을 수 있는 보상을 해줘서 커피랑 도너츠를 사먹었다.
이외에는 실수없이 모든게 잘 진행됐고 시카고에 도착해지하철을 타고 호스텔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시차적응이 필요없어서 좋았고, 이번엔 유심카드를 사지 않았고 (아무생각없이 여행에 집중하고 싶었고 어차피 와이파이를 쓰면 되고 구글맵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물론 팀원들 연락을 받기가 두려웠던 것도 없지않아 있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