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캐나다에 오기까지...
내 지난 인생을 돌아보면 이렇게 캐나다에서 일을 하게 될지 상상도 못했다.
대학시절 한 학생의 해외봉사활동 경험기를 들은 그 순간부터 내 인생은 다시 시작된 것 같다.
꿈은 많았지만 무언가에 정말 열정적으로 쏟아부으며 열심히 해 본 적이 없었던 그때, 수업시간에 (뭐에 대한 주제인지 몰라도 어떤 발표 시간이었다.) 한 학생이 방학에 다녀온 해외 봉사활동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그 때 내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이거다!" 하는 생각과 동시에 열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영어를 좋아하긴 했지만 외국인과 대화를 해볼 기회도 없었고(어릴 때 영어학원에서 미국인 선생님과 대화해본 것 말고는) 외국에서 살아본 적도 없는 내가 갑자기 꿈이 생기기 시작했다. 해외 봉사활동을 하고 유럽여행을 하는것.
그날부터 해외봉사활동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집앞 카페에 노트북을 들고가 커피한잔 마시며 해외봉사활동에 대해 알아보고 유럽여행에 대해 알아보며 계획을 짰다.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고(유럽, 아시아, 남미 등 여러 국가와 2주부터 3주 4주 등 기간과 교육, 환경, 건축 등 여러 종류의 봉사활동.) 참가비 (40만원이었나?)와 참가 신청서(그때 당시엔 영어를 잘 못해서 언니가 도와줬다.)를 내면 발표를 한다. 그렇게 해외봉사활동, 유럽여행을 계획했고 그 당시 프랑스 한 시골에서 23명의 외국인 친구들과 강청소를 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유럽 배낭여행을 한뒤 내 인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고 돌아왔지만 한가지 숙제가 안겨졌다.
그렇게 영어에 대한 목마름이 너무나도 커져 영어학원을 다니고 혼자 공부도 하며 어학연수를 꿈꾸게 됐다.
그렇게 학교를 휴학하고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나 국제 영어교사 자격증 과정까지 수료하고 돌아왔다. 어학연수 가봤자 놀기만 하지 영어 하나도 안늘어 그냥 돈낭비야. 라고 하는 사람들 수도없이 많이 봤는데 어학연수를 가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가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때 영어로 말할 수 있기 시작했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정말 많은 경험들을 하고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매일은 아니어도 꾸준히 틈만나면 가끔씩 영어공부를 했고 취업을 하면서 영어에 잠시 손을 놓았다. 거의 무급으로 잡지사 어시스턴트도 해봤고, 그 후 신문사 기자로 일을 하면서 내 길은 무엇인가 많이 방황했었다. 그러던 중 영어학원에 영어강사로 취직을 하게 됐다.
그때부터 영어에 대한 열망이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매일 영어를 공부, 아니 가르치면서 수업준비를 통해 영어공부가 저절로 됐던 것 같다. 내가 일했던 학원들은 대부분 영어회화를 위주로 하는 학원이어서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 중에 해외에서 공부를 하고 온 선생님들이 많았다.
그때부터 영어에 대한 열망과 동시에 더 늦기전에 전공을 바꿔 해외에서 대학원 공부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계속해서 서칭을 하기 시작했다.
매일 서칭을 했지만 비용이 어마어마했고 어떻게 해야 기간을 줄이고 돈을 모아서 갈 수 있을지 혼자 예산도 짜고 정말 여러방면으로 검색을 하고 유학원에 전화해서 질문하고 포기했다가 다시 다른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다른 예산을 짜보며 그렇게 3년을 보낸 것 같다.
그렇게 선택하게 된 것이 캐나다 컬리지 Post Graduate 프로그램.
캐나다로 다시 떠나기 전까진 정말 많은 고민을 했지만 지금 아니면 안될 것 같았고 내 버킷리스트중 가장 큰 소원인 이 꿈을 꼭 이루고 싶었기에 선택했다.
캐나다 컬리지에서 Post Graduate 프로그램(국제경영학)을 들으면서 많이 배우고 가치관도 많이 변했고 나 자신이 많이 성장했다. 친구들의 도움도 컸다.
캐나다에서 취업을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도 해본적 없는데 아무래도 1년간 공부를 하면서 많이 보고 듣고 배우다보니 취업에 대한 열망이 생겼다.
2학기가 시작할때부터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계속 수정하기 시작했고 면접을 보러 다녔지만 2학기엔 졸업프로젝트와 너무많은 시험, 과제들로 취업준비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준비에 돌입했는데 프로그램을 두개를 들어서 3년짜리 비자가 나온 친구들에 비해 나는 1년짜리 프로그램을 들었기에 비자가 1년밖에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이력서를 계속 넣고 리크루터에게 연락도 취하며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최선을 다해 취업 준비를 했다.
안해보고 후회하는 것 보다는 최선을 다 해보고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는 없을 거 같아서 매일 열심히 이력서를 돌리고 친구들에게 조언도 구하면서 취업준비에 최선을 다했다.
이력서를 정말 많이 넣은지라 면접 제의는 많이 들어왔고 면접을 매주 다녔지만 당연 쉽지 않았다.
이곳에서도 여러번 언급했던 것처럼 가장 큰 장벽은 내게 워킹비자가 1년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회사입장에서 생각해봐도 1년짜리 비자밖에 없는 외국인을 뽑느니 캐내디언을 뽑던지 비자가 여유있게 있는 외국인을 뽑을 것 같아서 더 초조해졌다. 언급했던 것처럼 비자문제. 90% 회사에서(특히 한국기업, 중국기업) 비자가 얼마나 남았는지 비자상태를 물어봤고 1년짜리 비자가 나온다고 말을 한 순간부터 다들 걱정이라고 대놓고 말을 했다.
캐내디언 회사에선 그냥 비자 상태가 어떠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많았지만 특히 한국회사나 중국회사는 비자문제만 아니면 채용하고 싶은데 다른 방법이 없는지 계획을 말해줄 수 있냐고 하기도 했다.
물론 회사에서 LMIA를 지원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드물고 회사입장에서도 복잡한 절차를 거치느니 비자가 여유있게 있는 지원자를 뽑는 걸 선호하는 건 당연하다.
Logistics, Marketing, Sales and Marketing 등을 위주로 이력서를 넣었는데 영업마케팅쪽은 95%가 모두 기본급이 없는 커미션 베이스였기에 합격을 해도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Logistics쪽으로는 한국에서도 전혀 일을 했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면접 제의도 잘 들어오지 않았고 면접을 보러 가도 대답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내가 관심이 있고 많이 공부했고 경험이 있는 분야에 지원을 하는게 내게 더 도움이 될 뿐더러 회사입장에서도 그런 사람을 찾고 있을 거라는 당연한 생각이 그때 다시 들기 시작했다.
친구들에게도 조언을 구하고 많이 서칭을 해보며 이력서를 수정한 뒤 나에게 맞는 포지션에만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이력서를 넣을때도 그냥 넣는게 아니라 내게 잘 맞는 직무인지 내 경험과 많이 일치하는지 찾아보고 넣었고 관련된 포지션에 해당하는 리크루터를 찾아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주변에 취업을 한 친구들을 보고 여러가지 듣고 경험해본 결과 자기나라에서 직장경험을 하고 오는 게 해외취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 캐나다는 인맥, 경험이 중요한데 특히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에 대한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취업을 수월하게 한 편이다.
일 경험이 있으면 그 직무에 대한 지식, 경험이 있다는 건 물론 사회생활에 대한 경험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정말 크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도 훨씬 좋은 길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해외취업을 처음부터 꿈꾸기 보다는 먼저 자기나라에서 내가 원하는 직무로 취업을 해 일하면서 많이 경험해보고 배우고 성장한 뒤 천천히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게 더 수월할 것 같다.
졸업 후 한두달 만에 좋은 회사에 원하는 직무(IT Service Management Analyst, Export Coordinator, Logistics Operations Coordinator, Claims Analyst, graphic designer)로 취업한 내 친구들을 예로 들자면, 모두 자기 나라에서 3년이상의 같은 직무 경험을 하고 왔다.
유학원에서는 컬리지 2년짜리를 많이 추천하는데 그 이유가 3년짜리 비자가 나오기 때문에 취업준비를 하는데도 훨씬 수월하고 1년짜리를 들으면 1년밖에 비자가 안나와서 취업준비하다가 한국 그냥 돌아가게 될 거라고 수도없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지켜본 결과(물론 사람마다 다르고 각자 원하는 방향도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순 없다.) 아무런 경험이나 구체적인 계획없이 컬리지 2년짜리 프로그램을 듣고 3년짜리 비자로 취업준비를 하는 것보다는 자기나라에서 전공 공부를 마치고 충분한 경험을 쌓은 뒤 이곳에서 1년짜리 프로그램을 듣고 비자를 받든, 그냥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서 오든, 영주권을 신청하든 그 후에 천천히 준비해서 성공한 경우를 더 많이 봤기에 그건 자기한테 맞는 일이 무엇인지 신중히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이다.
캐나다에는 특히 토론토에는 정말 많은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고 매년 들어오는 이민자나 유학생은 넘쳐 흐른다. 내가 봐도 영어권 나라에서 왔고 영어를 쓰며 자라왔으며 심지어 석사과정까지 다 졸업하고 자기나라에서 관련된 직종에서 일한 경험까지 있으며 정말 똑똑하고 말까지 잘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다. 그렇게 능력있는 친구들 사이에서 게다가 캐내디언들 사이에서 내 경쟁력을 키우기란 정말 높은 장벽으로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고 영어를 계속 쓰는 것. 영어공부에 손을 놓은지는 꽤 됐지만 가장 친한 친구들과 소통하기 위해 자연스레 영어를 쓰고있고 영어로 전공 공부를 했고 영어로 일을 하고 있는 덕분에 영어에 계속 노출 되고 있다.
다시한번, 그래도 안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단 최선을 다 해보는게 답이란 생각이 들어 계속해서 지원을 하고 면접을 다녔다.
조금 지치기 시작했을 때쯤 이렇게 일을 안하고 매일 면접만 다닐때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도 몇번 언급한 것 처럼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애매한 상태인 나를 한국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취업을 하면 바로 그만둘것 같다는 직설적인 말로 나를 뽑아주지 않았다. (사실 맞는 말이다. 아르바이트 하면서 면접 보러 다닐 거고, 붙으면 바로 그만둘 생각이었으니.. 하하.)
생활비는 떨어져가고 매일 집에있자니 무료하고 우울함만 가득해져서 근처 몰에 있는 ZARA 매장에 이력서를 직접 제출하고 면접을 보러 갔다.
단체로 인터뷰를 본다면서 여러명 줄을 서라고 하더니 갑자기 창고가 있는 어두침침한 복도에 들어가 기다리라고 했다. 그 순간 그냥 기분이 이 길은 내길이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마침 며칠전 지원한 회사에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정말 누가봐도 어이없을 정도로 "정말 미안한데 나 전화가 와서 받으러 가야될 것 같아" 라고 말을 한 뒤 면접장을 혼자 뛰쳐나와 전화를 받았다. 하하.
그렇게 꽃집 단기 아르바이트, 시식(서서 냉동치킨, 갈비를 하루종일 굽는 알바) 아르바이트, 데이터입력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고, 점점 답답해지는 마음에 한국에 돌아가야할지 말지 고민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데이터입력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매일 새벽에 나가 오후에 들어오다보니 조금 기분전환이 되면서, 취업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모든게 잘될거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기 시작했다. 좋은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우울하고 어두워진 내 마음을 다시 밝게 만들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했다.
기도하기,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건강한 음식먹기, 긍정적인 생각과 말 하기, 좋은 에너지 끌어들이기 등등 노트에 적어놓고 매일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결과가 다가오든 내가 갈길은 정해져 있을 것이라고, 어떤 결과가 됐든 다 좋은 길로 가기위함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냥 컴퓨터를 바라보며 데이터를 입력하고 있던 어느 날 오후, 영국기업 캐나다 지사에서 전화가 왔다.
단기아르바이트가 좋은 건 인터뷰가 잡히면 하루 사정을 말하고 쉬프트를 바꿀 수 있는 점이었다.
그렇게 캐나다 지사를 관리하는 매니저와 인터뷰를 봤다. 인터뷰를 하도 많이 보러 다닌 덕분에 떨어지든 말든 조금 여유로워진 건 신의 한수였다. 게다가 항상 웃고 당당하게 인사하고 대화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며칠 뒤 영국본사와 2차 스카이프 화상면접이 있을 예정이라고 연락을 받았다. 학교에 가서 회사에 대해 서칭을 해보고 내 경험을 위주로 어떤 스토리를 말할지 머릿속에 그려보기도 했다. 나는 인터뷰 준비를 하면서 대본을 외우고 해본 적이 없다. 그렇게 하다보면 오히려 더 긴장하고 실수하게 되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할지 그려보고 대충 머릿속에 마인드맵처럼 정리를 해 보면 인터뷰에서도 떨지 않고 잘 말할 수 있었다.
스카이프 면접은 집에서 했는데 와이파이가 중간에 끊겨서 갑자기 걱정이 되면서 조금 초조해 지기도 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대답했고 인터뷰 후 감사 이메일을 보냈다.
영국에서 캐나다까지 확장한지는 얼마 되지 않아 토론토 오피스에서는 나 혼자 일을 하고 있다.
다행히도 리셉션, 라운지, 카페테리아 등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여러 회사들이 모여있는 빌딩에 있는 오피스에서 일을 해서 그렇게 외롭진 않다. 하하..
영국 본사와는 화상통화, 전화, 회사소프트웨어, 이메일, 메신저 등으로 소통하며 일을 하고 있다.
출근을 해서 커피한잔 할 때면 이 순간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노력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마음을 내려놓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믿고 또 믿었던 덕분이 아닐까 싶다.
힘들게 얻은 만큼 너무나도 값지고 소중하고 감사하다. 그만큼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해야 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항상 나를 믿고 좋은 에너지를 끌어 당겨야 겠다는 생각도 더 크게 가지게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어떤 길로 가야할지 잘 생각해보고 목표를 잡아 철저히 준비를 하는 것, 게다가 앞서 말했듯 미리 모국어로 내 직무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쌓으면서 영어공부도 병행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이력서, 자기소개서, 인터뷰 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