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니 Apr 05. 2019

비행기를 자주 타게 될 줄 몰랐다

#1.

캘거리에서의 이벤트를 마치고 호텔에서 일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토론토에서 혼자 네시간 비행으로 캘거리로 출장 와서 이벤트를 열고 지금 이렇게 호텔에 앉아 일을 하고 있는거야?"


너무 바쁘게 지내며 이것저것 지치는 일도 많아 잠시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무감각 했던 것 같다.

게다가 이번엔 회사 캐나다 책임자로서 혼자 진행하다 보니 너무 정신이 없었는데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잘 마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뿌듯하기도 하면서 그냥 이 모든게 신기했다.


간절히 바라면 목표한대로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캐나다에서 지내게 될줄 몰랐고, 캐나다에서 공부를 할 땐 캐나다에서 일을 할줄 몰랐고, 이벤트 마케팅 일을 하며 지난 몇개월간 BC주 Alberta주로 출장을 다닐 줄도 몰랐다.


이번 출장은 나 혼자였지만 호텔매니저부터 음향관리, 포토그래퍼 등 여러 관계자들이 많이 도와주고 협조해줘서 고마웠다.

새벽 두시에 일어나 무거운 이벤트백과 짐들을 들고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캘거리에 도착한 순간부터 이틀간 계속 일만 할 정도로 바빠 몸도 많이 피곤했는데,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상식은 홍보에 있어 조금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주고 좋은 피드백을 받아 또다시 놀라고 고마웠다. 

이번엔 특히 혼자서 모든 일을 진행 총괄 하다보니 부담과 책임감이 컸던 만큼 보람도 컸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했는데 나 혼자 책임자로서 모든 일을 대처하기도 했다. 


한국에 있는 한 지인이 내게 그랬다. "혼자 이벤트 책임자로 출장을 간다고? 매니저나 누구 없이? 우리나라 같으면 다는 아니지만 거의 여러명 결재 다 받고 또 확인 절차 거치고 그래야 하는데 신기하다."


회사에서 믿고 맡긴 만큼 더 즐겁게 그리고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컸으며 책임감이 컸던 만큼 더 꼼꼼히 살피고 이벤트 준비부터 마친 후 까지 계속해서 큰 애착을 가지고 일 할 수 있었다.


며칠 간의 출장을 마치고 알버타 주에 온 김에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밴프로 여행을 다녀왔다.


정말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우연히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도 있었고 어떤 일을 하든 어떻게 살든 각자 행복한 삶을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삶의 목표는 돈이나 성공이 아닌 내 자신의 행복이 되어야 겠다는 걸 또 다시 깨달았다.


게다가 몇년 전만해도 여행을 다닐 때 한국인이라고 하면 한국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번 여행을 하면서 대부분이 한국을 잘 알고 있었고 심지어 간단한 한국어를 아는 사람도 있어서 반가웠다.


#2.

내게 있어 캐나다는 나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 주고 다양한 기회를 준 곳이다.

대학시절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했을 때 어학원에서 두번이나 이달의 학생 상을 타기도 했고 지금은 학교를 졸업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잘 지내고 있다.


돌이켜보면 대학교 졸업반이 됐을 때, 무슨 일을 해야할지 고민하며 이곳저곳 면접을 보러다니면서 이길이 맞나 방황하던 그 시절. 

한창 '꿈찾기'가 유행이었지만 많은 청년들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이 뭔지 의아해 했듯 나 역시 그랬다.

좋아하는 일이 뭔지 잘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방향을 찾는게 어려웠다. 

사실상 모두의 '꿈'은 '행복하기'가 아닐까. 


# 지금 돌이켜보면 어릴때 부터 학교에서 선생님 '말'을 잘 듣고 '국영수' 교과목 공부를 잘 해야 하고 수능을 잘 봐서, 대학에 입학하고 사회에서 인정해주는 일을 찾아 취업을 해야 하는 주입식 환경에서 자라왔는데 갑자기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니.


경쟁과 비교 남에 대한 시선이 스며있는 환경속에서 갓 졸업한 대학생들을 뽑으면서 경력직을 선호하는 아이러니한 취업시장에서 답답 했던 적도 있었다. 


'꿈', '좋아하는 일',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직업찾기'가 어려웠던 건 어쩌면 당연한 거였다.


이 세상엔 수학을 잘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체육을 잘 하는 사람이 있고 공부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재능이 있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모두가 같을 순 없는데, 어릴때부터 내가 보고 듣고 느껴온 건 어디에서든 '공부'를 잘해야 인정받고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지 않으면 주눅이 들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존재 했다는 것이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학교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면 틀렸다거나 혼나는 일이 많으니 감정을 숨기게 되거나 발표를 점점 안하게 됐던 것 같고, 그저 학교와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선생님이 좋아하는 대로 혹은 시키는 대로 살아야 그게 인정 받는 길이라고 생각해왔던 어린 시절.


물론 어디든 '정답'은 없다. 각자의 기준과 가치관이 다를 뿐이다.

다만 그걸 틀렸다고 비난 하는게 아니라 인정을 해야 할 뿐.

내가 행복하면 그게 진정한 성공아닐까?


이벤트를 열 때마다 다양한 산업군의 사람들이 상을 타면서 당당하게 자신이 나아가고 있는 분야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며 아주 씩씩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수상 소감 연설을 한다.

공연이 시작되자 갑자기 모든 참가자들이 나와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이벤트에서 뿐만 아니라 이곳에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자기 소신껏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닐 때 반 친구들이 당당하게 발표를 하는 건 당연하며 수업중에 갑자기 자기 의견을 내세우다가 교수와 토론을 하고 아무렇지 않게 여러명이 자기 생각을 갑자기 늘어놓으며 반박하는 등 내겐 그저 신세계였다.


꼭 캐나다여서라고는 말 할 수 없지만 캐나다에 와서 원하는 공부를 하고 나의 삶을 살다보니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보였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다보니 세워놨던 목표를 하나하나 이뤄가고 있다.


이곳에 오자마자 하나부터 열까지 나를 책임져야 하는 건 오로지 나 자신이었고 그만큼 독립적으로 살기 시작하면서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공부를 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취업준비 역시 학교를 다니면서 졸업프로젝트로 바쁜 와중에도 굉장히 열심히 열정적으로 하게 됐다. 그로인해 취업을 해서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점점 더 발전하고자 노력하고있다. 


물론 아직 꿈도 많고 이제 시작이다.


남 눈치 보지 말고 내가 원하는 게 있으면 나를 위해 나답게 살아보는 건 어떨까. 

남들이 내 인생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며 내가 옳다고 믿는 길이 최선의 길일테니!



작가의 이전글 캐나다 직장인의 일상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