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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Jul 23. 2019

해외로 갈까 말까?

최근엔 토론토 농구팀 랩터스가 NBA 우승을 해서 한동안 농구보는 재미로 살기도 했고 우리 가족이 캐나다에 놀러와 함께 여행을 하기도 했고 친구들과 혹은 혼자 여행을 하기도 했다. (물론 일도.. 한다. 하하.)


벌써 캐나다에서의 삶, 일년이 넘게 하고 있는 '일'도 이제 적응했고 이 모든 것들이 '일상'이 되었다.

게다가 최근 주변에 친한 친구들이 자기나라로 혹은 다른 나라로 떠나다보니 문득 지난 몇년간의 내 삶을 돌아보게 됐다.


아무 연고도 없는 캐나다에 혼자 와서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해서 일을 하고 정말 바쁘게 지내오다보니 이 곳에 적응을 했는지 최근엔 "완전 캐나다 체질이네" "한 10년 있었는줄 알았어요" 란 소리를 듣기도 했다.

해외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중에 한국에 종종 방문할때마다 초반엔 한국이 그립고 힘들었지만 어느순간 이젠 '내 집'에 빨리 돌아가야지 하며 해외를 내 집으로 생각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캐나다에 올 때 내 목표는 하나였다. 학교에서 새로운 전공공부를 열심히 해서 영어와 전공공부 두가지에 집중하고 졸업후 한국에 돌아오는 것. 우연히 우리 과에는 나 혼자 한국인이었고 나 빼고 대부분 영어권 나라에서 학사 석사까지 마치고 온 친구들이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해 졸업하기 위해 바쁘게 달려왔고 졸업하자마자 취업준비에 몰입해 열심히 지내다보니 상상도 못했던 영국계 회사에서 이벤트 마케팅 일을 하게 되면서 또 바쁘게 달려오다보니 벌써 몇년이 훌쩍 지나 있었다.

혼자 살아오면서 겪은 많은 경험들을 통해 많이 배우고 느꼈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해보며 생각도 견문도 정말 넓어졌다.


해외로 갈까 말까?


워킹홀리데이든 유학이든 해외취업 혹은 이민 등 요즘은 해외로 다양하게 진출할 수 있다.

그만큼 가기 전에 갈까 말까 고민이 되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해외생활' 혹은 '해외취업' 하면 막연한 환상이나 항상 평화롭고 행복할 것만 같은 생각도 들기 마련이다.

특히 어학연수나 짧은 여행 혹은 유학으로 왔던 경우, '이민병'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영어권 나라에 가면 영어가 저절로 늘것 같고 평화롭고 행복할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실제로 해외생활의 실상은 좋은 점도 많지만 혼자 해결해야 하는 수많은 고난과 역경에 부딪치기도 한다.

'이민병'같은게 생기면 그것을 이룸과 동시에 '향수병'을 얻는다고 하는 말도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모든 일을 나 스스로 혼자 해결해야 하고 좋은일이든 예상치 못했던 일이든 작고 큰 모든 일을 다 나 혼자 해야한다. 책임감이라는게 생기는 만큼 부담도 생기며 가끔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여기까지 와서"라는 해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말하곤 하는 그 단골 멘트를 날리기도 한다.


예전 글에도 담았듯, 막상 해외에서 살다보면 한국에서 쌓아온 것들, 인맥, 가족과 친구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의 문화와 언어, 음식 등 이런 편안함들이 생각이 날 때도 있다.

해외나가면 효녀효자된다고 가족생각도 정말 많이 난다.

물론 그러다보니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며 수많은 경험 속에서 얻은 '배움의 가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값지다.


그렇다. 사실, 무엇보다 한 '나라'에 중독이 되면 이유없이 이곳에 자꾸 있고 싶어진다.

아무리 힘들어도 막상 힘들게 새로운 곳에서 이뤄놓은 모든걸 뒤로한 채 떠나기에는 '미련'이 남아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정말 짧은 시간안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행복한 순간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지금도 학교친구들과 만나면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빵빵 터지고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얻었다는 것에 있어서도 또 한번 감사함을 느낀다.

캐나다에서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한 것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만족한다.

간혹 외국인 친구들과는 깊게 친해지거나 정말 편안한 관계가 되기 어렵다는 말도 들었는데, 내게 있어 이 친구들은 함께하면 가장 편안하고 고마운게 너무 많은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캐나다는 내게 많은 기회를 주었고 진짜 나답게 살수 있게 만들어줬다.  


모든 사람들의 해외생활 혹은 해외취업에 있어 생각이나 만족이 같을 순 없다.

해외에 오기전에 한번쯤 나를 돌아보고 신중히 결정하고 결정에 대한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지내다 보면 적어도 '후회'란 건 없을 것이다.

유학이나 해외취업에 관심이 있다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각오는 되어있는지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등 내가 걸어갈 방향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해외에 오게되면 좋은 것도 많지만 그만큼 감수해야 할 '현실'이 기다리고 있으니 '각오'(?)는 해야 한다.


그리고 또 중요한건 나 자신이 내가 가는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 그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이곳에서 지내는게 좋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도 편안하고 즐거웠다.


주변 사람들 얘길 들어보면 가끔 캐나다가 좋다더라 해서 온 사람들중에도 느리고 지루하다며 혹은 다양한 인종에 대한 불만 혹은 특정 인종 비하 등 '불평만' 늘어놓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고(물론 장단점을 이야기 할 순 있지만 무조건 단점만 늘어놓고 부정적인 경우), 한국인들과만 한국식당, 한국술집만 다니면서 영어가 늘지 않는다고 불평만 늘어놓고 한탄하는 그런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냥 누가 캐나다 공기좋고 인종차별 없는 편이라 좋은 나라라더라 혹은 싱가폴 취업 잘 된다더라 그나라 살기 좋다더라 이런 식의 말만 믿고, 혹은 영어권 나라에 가서 공부하면 무조건 영어가 늘 것이다 등의 이유로 그 나라로 해외취업이나 유학을 선택하는 건 어쩌면 위험한 선택일지 모른다.


누군가에겐 한국이 좋고 잘 맞을 수 있고, 누군가에겐 독일이, 홍콩이, 싱가폴이, 영국이 등 이렇게 다 다를 수 있는 것처럼 모두가 다르다. 게다가 영어권 나라에서 10년을 넘게 살아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있고 한국에서 국내파로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 통번역사로 일하는 사람도 있듯, 내가 보는 모습과 내 가치관이 모든 사람과 같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 나라에 잘 맞을 지 (해외취업이든 유학이든 이민이든) 그 나라로 가기 전에 한번 답사를 해 보는것도 좋을 것 같다. 잠깐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예 안가보고 선택을 하는 것보단 도움이 되지 않을까?


"돈만 많으면 한국사는게 훨씬 좋죠(?)"


예전에 어디선가 "돈만 많으면 한국사는게 훨씬 좋죠"라는 말을 들었는데 조금 의아했다.

과연 캐나다에선 돈이 없어도 행복할까?


나는 오히려 캐나다에서 혼자 독립적으로 살다보니 '집', '생활비', '각종 예상 외로 들어가는 모든 비용들', '여가' 등 돈이 들어갈 곳이 너무 많아서 '현실'을 알게 되고 '돈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


토론토, 벤쿠버 요즘 렌트비가 장난이 아니다.

물론 자금의 여유가 있어서 모기지를 끼든 어떻게든 집을 직접 구매한다고 치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유학생들이나 사회초년생들은 룸렌트를 할텐데 매 년 올라가는 렌트비와 택스, 팁을 포함한 물가들에 한숨이 나올 때도 많다.

돈 뿐만 아니라 내 집이 있지 않은이상 여러가지 문제로 이사를 가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집 구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집 문제나 많은 일들이 겹치다보면 서러움이 폭발하기도 한다.

어디서든 나를 필요로 하는 곳, 내 직장이나 내 일이 결정을 하는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행복한 근무환경을 위해 해외로 나간다?


확실히 캐나다가 좋은 근무환경, 가족중심의 사회, 평화롭고 여유로운 것을 느낄 순 있었다.

하지만 해외라고 해서 무조건 워라밸이 충족되고 상사나 동료와의 트러블이 없이 항상 행복한 근무환경일거라는 환상도 버렸으면 한다.

(물론 캐나다에선 회사에서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조직문화, 주 40시간 일을 하고 눈치보지 않는 칼퇴근, 점심시간에도 혼자 밥 먹을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나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내가 맡은 일에 대한 책임이나 발언/결정권이 크게 주어지는 것, 부어라 마셔라 회식이 없는 편인 것 등은 나 포함 주변에서도 대부분 인정하는 듯. )

회사마다 직무마다 다르다.

게다가 취업 이직 여기도 쉽진 않다. '영어'와 '직무능력' 둘다 잘 해야 한다.

해외에서 지내면 한국에서보다 좋은 점도 있지만, 그만큼 짊어지고 가야 하는 일들도 많고 한국에서 평생을 지내며 생긴 마인드나 행동 등 이곳에서 다시 적응해야 할 때도 생긴다.


한 친구가 내게 물었다. "내가 아는 한국은 크게 발전한 좋은 나라인데, 내 주변 한국인 친구들은 다 캐나다에서 영주권 따서 살고싶다고 하더라. 힘들었던 근무환경이나 사람들때문에 힘들었던 얘기를 많이들 하던데 어떤면이 그렇게 힘든거야?"


우리나라 근무환경이 얼마나 사람들을 힘들게 했으면 사람들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걸까. 조금 슬프다. 이런 점들이 개선된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가 좋다. 단, 한국도 좋다.

사람이란 참 간사한게 캐나다에 살 생각을 하면 한국이 아쉽고 한국에 살 생각을 하면 캐나다가 아쉽기도 하다.

그냥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행복하다.

이곳에선 남 눈치를 안보고 나 답게 살 수 있는 자유가 좋다.

그냥 어느순간 나 자신이 되어 나 답게 살고 있는 진짜 나를 발견했다.

내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나답게 살게 해 준 이 곳이 좋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이 나라에서 지내다 보면 그냥 이 나라에 중독된다. 마음이 편안하다.

 

물론 내가 태어나 평생을 자라온 한국도 좋다. 어디에 살든 모두 장단점이 있다.


'이민병'과 '향수병'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닌 듯 하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 게 분명히 있다. 모든 게 100% 충족되는 그런 나라란 없다.

의료시스템, 교통시스템 등 장단점을 하나하나 다 따져보면 꼭 캐나다가 천국인 것도 아니다.


누구와 어떻게 사느냐


해외생활, 누군가에겐 정말 만족스러울 수 있고 누군가에겐 아닐수 있다.

최근에 이민을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지만, 이곳에서 지내보니 겪게된 향수병 등 많은 이유로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정말 많이 봤다.


캐나다에 한 지인은 남편과 함께 이민을 와서 갑자기 남편 사업이 위태로워졌고, 남편이 자기 나라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와 일년에 한번 만 보며 지내다 보니 30년이 지났다고 한다.

다시 돌아가기엔 아이들이 이미 캐나다에 적응해, 돌아가기 싫다고 해 이도저도 못했다고 한다.

그토록 오고싶었던 캐나다지만 거의 혼자서 아이를 키우며 많이 울고 외로워서 자기 나라로 돌아갈 생각만 평생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특히 토론토의 긴 겨울이 그렇게 싫고 우울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아이들이 결혼하고 남편이 퇴직해 다시 캐나다로 와서 행복하다고 하지만 그 지난 몇십년은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물론 주변 환경이나 제도 등 어느 나라에 있느냐가 중요한 부분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꼭 '어떤 땅을 밟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돈이나 직업' 혹은 '내 동반자'와 '가족' 혹은 '친구'가 곁에 있는 곳이 행복한 곳일 수 있다.


결국은 어디에서 사느냐 보다 누구와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


단, 해외로 갈까 말까 할땐 가봐야 안다. 해볼까 말까 할땐 해 봐야 안다고 하지 않나!

가장 중요한건 나 자신이 중요하고 내가 행복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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