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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Oct 18. 2023

지금이 제철! 니트 스타일링의 모든 것

2023 FW 트렌드를 곁들여 소개합니다. 

Trend: Knit Styling Guide

지금이 제철! 니트 스타일링의 모든 것




예측불허인 요즘 날씨. 니트는 우리를 지켜줄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다. 보온성은 기본, 높은 활용도와 스타일리시함까지 겸비한 니트의 매력을 지금부터 집중 탐구해 보자.




네버 엔딩 니트 스토리


니트의 시작은 구체적으로 확증하기 어렵다. 주재료로 쓰이는 면이나 양모, 실크와 같은 천연 섬유가 내구성도 약하고 쉽게 분해되는 성질이기 때문이다. 비록 최초의 니트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지만 학계는 이집트와 이웃 나라 시리아에서 양말의 프로토 타입이 발견된 것을 바탕으로, 약 서기 500년에서 1200년 사이 이집트에서 시작되었을 거라 추정한다.



이집트(좌)와 시리아(좌)에서 발견된 니트 양말 조각 ⓒalfusaic.net




모호한 역사와는 달리 니트의 어원은 확실하다. 15세기 옥스퍼드 영어 사전 속에 '니트(Knit)'라는 단어가 최초로 등재되는데, 이는 매듭으로 묶는다는 의미인 고대 영단어 Cnyttan에서 유래된 것이다. 결합과 무리를 지칭하는 '노트(Knot)' 역시 같은 어원에서 출발한 단어다.

때문에 니트는 다른 아이템과 다르게 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직물들이 한 점에서 맞닿아 꿰어지며 비로소 제 역할을 하게 되는 옷. 오직 이 옷의 주인만을 생각하며 뜨개질에 긴 시간을 쏟는 한 사람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니트는 단순한 옷의 기능을 뛰어넘어 과정의 미학을 보여주는 최고의 산물이다. 니트 너란 아이, 알고 보니 참 다정한 녀석이구나.



뜨개질 매니아이자,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영국의 다이빙 선수 톰 데일리(Tom Daley) ⓒnpr.org






변덕스런 날씨에 맞서는 니트 스타일링 가이드


해가 거듭될수록 심해지는 변덕스런 날씨. 올해 하반기 역시도 어김없는 니트의 강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우린 걱정 없다. 준비된 자에겐 기회가 찾아오리니. FW 시즌 시작에 앞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주요 키워드와 이에 걸맞는 니트 스타일링을 함께 제안한다.





Classic Knit


영원히 식지 않을 온기


화려하고 강렬한 룩들의 이면에서 묵묵히 싹을 틔운 조용한 럭셔리. 미니멀리즘에 뿌리를 둔 이 트렌드는 다양한 종류의 니트웨어들을 수용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토양이다. 컬러와 장식을 최대한 절제하고, 대신 섬유의 질감을 살리는 연출에 집중하는 것이 한 층 더 우아한 분위기를 쟁취할 수 있는 팁. 맥시한 스커트나 와이드 팬츠에 살짝 얹기만 해도 계절감이 물씬 느껴지니 환절기 패션으론 제격이다.



Officine Générale 2023 FW


THE ROW 2023 FW, MIU MIU 2023 FW
Hyke 2023 FW, VETEMENTS 2019 FWⓒvogue.com




너무 포멀한 느낌이 부담스럽다면 타임리스한 기본 아이템을 중심으로 코디를 이어가는 것도 좋다. 오버사이즈 가디건이나 스웨터, 터틀넥과 같이 존재감 뚜렷한 니트 웨어와 함께 캐주얼한 아이템을 매칭해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어보는 것.



MAGLIANO 2023 FW, sacai 2023 FW
Judy Turner 2023 FW, Auralee 2023 FW
BURBERRY 2023 FW, Stella Jean 2023 SSⓒvogue.com, ⓒauralee.jp





Knit Setup


니트와 니트가 만나면?


니트는 그저 거들 뿐이라고 생각했던 사람, 주목! 니트 셋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몰라서 하는 소리다. 같은 패턴과 컬러감으로 통일성만 보장한다면 독특한 무드는 물론 따스해 보이는 효과까지 덤으로 획득할 수 있을 것.



rabanne 2023 FW, House of Dagmar 2023 FW
Gabriela Hearst 2023 FW, LOEWE 2023 FWⓒvogue.com




좀 더 페미닌한 느낌을 원한다면 몸의 실루엣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니트 드레스를 추천한다. 온몸을 감싸는 부드러운 감촉은 물론 단독으로도, 이너로도 손색없을 뛰어난 활용성을 자랑하니까. 여기에 각종 형태의 아웃솔로 변주된 부츠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평소 신경 쓰였던 신장 콤플렉스를 커버할 수 있는 코디로는 이만한 게 없을 듯.



JW ANDERSON 2023 FW, JIL SANDER 2023 FW
Gabriela Hearst 2023 FW, GANNI 2023 FW


Maitrepierren 2023 FW, Philosophy di Lorenzo Serafini 2023 FWⓒvogue.com







Colorful Sweater


끝없는 색채의 향연


실과 실의 만남인 니트웨어. 이 아이템의 강점은 다양한 컬러의 실을 이용해 보다 입체적인 색감과 무늬를 나타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뻔한 프린트 형식으로는 절대 재현할 수 없다. 다른 직물이라면 분명 충돌했을 컬러들도 단단히 결속되어 은은하게 발색되는 점은 단언컨대 니트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강점이다.



Zankov 2023 FW, BODE 2023 FW
JIL SANDER 2023 FW, DIESEL 2023 Pre-Fall
Judy Turner 2023 FW, N.Hoolywood 2019 FWⓒvogue.com






Distressed Detail


세상에 나쁜 니트는 없다


2000년대 중반, 배드 걸 스타일로 세상을 장악했던 인디 슬리즈(Indie Sleaze)의 귀환이 예고되었던 올해. 나아가 저항의 상징인 펑크 장르의 상승세도 꾸준히 이어질 듯하다.

두 장르를 계절에 맞게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무드에 어울리는 니트 아이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감한 무늬를 가미하거나 곳곳에 데미지를 주어 디테일을 더한 니트는 나쁜 맛의 느낌 그 자체나 다름없다.



CELINE 2023 FW, GUCCI 2023 FW
ERL 2023 FW, Rhude 2023 SS
Enfants Riches Deprimes 2023 SS, R13 2023 SSⓒvogue.com, ⓒceline.com






Knit Accessories


잘 두른 목도리 하나, 열 아우터 안 부럽다


마지막으로 니트의 기능성이 가장 돋보이는 영역, 바로 이너웨어와 액세서리다. 롱 슬리브리스부터 목덜미까지 가뿐히 덮어주는 터틀넥, 나아가 머플러와 니삭스까지. 넘치는 기술력과 디자이너의 상상력 덕분에 여러 모드로 변신이 가능해진 니트의 모습은 코트 일색의 지루한 코디로부터 당신을 구원해 줄 것이다.



Sandy Liang 2023 FW
LEMAIRE 2023 FWMaison MIHARA YASUHIRO 2023 FWⓒvogue.com






알면 알수록 깊어지는 니트의 맛


패션 위크의 열기로 가득했던 10월 초의 파리. 서울의 늦가을과 비슷한 현지 기온 덕분에, 현장에 등장한 여러 셀럽들의 착장에서 실전에 활용 가능한 니트 패션을 목격할 수 있었다. 대부분 톤온톤의 코디로 무게감을 살리며 존재감을 확실히 강조한 것이 포인트. 개성 강한 룩들과 겨루어도 전혀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2023 파리 패션 위크 현장 ⓒvogue.co.uk




벨라(Bella Hadid)와 지지(Gigi Hadid)처럼 신체의 실루엣을 강조한 니트 드레스와 켄달 제너(Kendall Jenner)가 도전한 NINA RICCI의 핑크 니트 셋업,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의 크롭 케이블 니트까지. 셀럽들의 니트 아웃핏은 어떤 취향이라도 만족시킬만한 다채로운 아이템들로 가득하다.




ⓒvogue.com, ⓒwoahstyle.com




니트 하면 아가일 스웨터! 이 유서 깊은 패턴은 셀럽뿐만 아닌 모든 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는 아이템이다. 색감의 강렬한 대비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스포티하며 경쾌한 느낌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




ⓒiwmbuzz.com, ⓒglamour.com



두툼한 아우터가 자신의 개성을 방해한다 느껴진다면? 이 때야 말로 비니가 활약할 때다. 포멀한 복장에도 캐주얼에도, 무드와 상관없이 비니가 출전하면 장난스럽고 발랄한 분위기로 변하는 게 참 재밌다. 소재와 컬러에 변주를 주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캐릭터로 변신이 가능한 걸 보니, 신발 만큼이나 큰 영향력을 가진 셈이다.




ⓒstarsinsider.com




일본의 아티스트이자 존 레논(John Lennon)의 아내였던 오노 요코(Ono Yoko)는 이런 말을 남겼다. 홀로 꾸는 꿈은 그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이 세상도 마찬가지다. 한 가닥의 실이나 다름없던 우리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직조되어, 비로소 하나의 명징한 세계로 거듭나게 되는 곳. 그렇게 함께 꾸는 꿈이 현실이 되는 곳. 마치 정성스레 잘 짜여진 니트처럼 따스한 온기를 품은 곳.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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