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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Nov 08. 2023

우리들의 마법 소녀: 90년대 애니메이션 속 패션

마법 소녀는 우리를 어떻게 홀렸을까? 

Culture: Magical Girl Anime 

마법 소녀는 늙지 않는다. 





모든 어른이의 로망이었던, 그 소녀들을 기억하는가? 위기에 빠진 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밤낮없이 온몸을 불사르던 마법소녀들을 말이다.



20세기 소년소녀의 힐링제


만날 수 없어 만나고 싶은데 그런 슬픈 기분인 걸♫ 전주만으로도 몸이 반응하는 추억 팔이의 일등공신. 마법소녀물은 우리 삶에 거침없이 스며들었다. TV 만화 전성기인 90년대, 3대 공중파의 편성표를 장악했던 것이 그 시작.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한 기라성 같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던 시기였다. 오후 6시만 되면 고요해지는 놀이터와 거리, 학교 앞 문구점을 가득 채운 플라스틱 요술봉들, 주제곡 떼창은 기본이며 오글거리는 포즈와 주문까지 달달 외우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렇게 마법소녀물은 20세기 소년소녀들의 힐링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어 주었다. 총천연색의 화려한 비주얼로 소녀의 마음을, '여자애들만 보는 만화'라는 암묵적인 룰 속에서도 언제나 본방 사수를 감행했던 소년의 마음까지 단번에 사로잡으며 말이다.



1997년 KBS에서 방영한 달의 요정 세일러문 ©ign.com
1997년 SBS에서 방영한 마법소녀 리나(슬레이어즈)의 한 장면
1999년 SBS에서 방영했던 카드캡터 체리의 오프닝©giphy.com



하지만 90년대 말미, 정확히 말하면 99년 SBS에서 방영했던 카드캡터 체리를 마지막으로 마법소녀물의 질주에도 제동이 걸린다. 한창 인기의 절정을 달리던 중이었는데도 불구하고 21세기에 들어서자마자 한순간에 자취를 감춰버린 것. 물론 그 이후에도 마법소녀물을 표방한 작품들이 몇몇 방영되긴 했지만 스토리가 굉장히 난해하거나, 액션극을 방불케 한 살벌한 격투씬, 우울한 분위기로 급격한 변주를 시도했기에 안타깝게도 국내에선 이전과 같은 파급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전설은 절대 죽지 않으리니. 2020년대에 들어서 반가운 추억 속 애니들의 후속작과 리메이크 버전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만큼 90년대 정통 마법소녀물만의 설정과 서사를 이길 만한 적수가 없었다는 소리.



2018년 카드캡터 체리의 후속편으로 방영된 클리어 카드 편, 2014년 리메이크 된 세일러 문: 크리스탈, 카드캡터 체리의 SNL 패러디©imdb.com, ©ign.com



이처럼 지금까지 흥행했던 마법소녀물은 대부분 메이드 인 재팬이지만, 의외로 그 기원은 1964년부터 방영되었던 미드 아내는 요술쟁이(Bewitched)다. 무려 8개의 시즌, 총 254화의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인기 드라마로 내용이 꽤나 신선(?) 하다. 마녀인 아내와 장모 때문에 온갖 수난을 당하는 가여운 사위의 일상이 주된 스토리 라인인데, 예를 들면 장모가 사위를 개구리로 만들어버리는... 에피소드도 있다고.



미드 아내는 요술쟁이 ©imdb.com



이후 1966년, 일본의 만화가 요코하마 미츠테루(Mitsuteru Yokoyama)가 이 아내는 요술쟁이와 마녀가 주인공인 또 다른 미드 내 사랑 지니(I Dream of Jeannie)에서 영감을 받아 전설의 요술공주 샐리라는 작품을 선보이는데, 60년대 후반 이 만화의 애니화가 결정되며 본격적인 마법소녀물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요술공주 세리의 원작(좌), 애니메이션(우) ©order.mandarake.co.jp





마법소녀 열전


자, 그럼 이제부터 한동안 잠들어 있던 그대의 덕력을 깨워볼 시간. 우리들을 설레게 한 마법소녀의 이야기를 좀 더 깊이 있게 탐구해 보도록 하자.




태생부터 다르다


출생의 비밀은 더 이상 막장 드라마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기 핏줄부터 남다른 마법소녀들이 있으니.

앞서 언급했듯 마녀 설정의 미드가 유행하면서 이로부터 파생한 작품이 다수 출시되었다. 우선 마법소녀물의 조상 격인 샐리(요술공주 샐리)와 소소히 가게를 운영하며 주변인들의 고충을 해결해 주는 스위트 민트(뾰로롱 꼬마마녀), 특기인 빗자루 타기를 살려 인간 세상의 택배 업무에 겁도 없이 뛰어든 키키(마녀 배달부 키키), 귀여운 꼬마에서 어엿한 성인 여성으로 변신해 미모의 갭차로 승부를 보았던 차차(빨간 망토 차차)까지. 사실 얘네는 다 인간이 아니다. 마법왕국, 마법나라, 요술나라... 명칭은 그럴듯하지만 사실 다 다른 차원에서 건너온 마녀, 즉 인간형 외계인이나 다름없는 셈.



스위트 민트, 마녀 배달부 키키, 빨간 망토 차차©video.unext.jp, ©tving.com, ©imdb.com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질풍노도의 시기를 앞둔 10대 초반이라는 것인데 때문에 모두 어리숙하고 순수한 매력을 공유하고 있다. 내용 역시도 인간과의 교류에서 깨달음을 얻고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해 가는 것이 주된 서사. 아직 중2병이 발병되기 전일 테니… 주변인과의 관계 역시 매우 완만한 편. 특히 스위트 민트는 연고도 없는 객지에서 동네 사람들의 말도 안 되는 고민을 제 일처럼 여기며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는 자비로움을 보여준다. 별다른 대가도 없이 말이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온갖 인간 군상을 마주하게 되는데, 거의 마법소녀계의 마르코 폴로라 봐도 무방할 정도.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스위트 민트 ©유튜브 @MahounoAngelSweet




일상에 대한 소소한 행복을 탐구하는 것이 이러한 작품들의 주제이기에 적과의 전투씬이나 숨겨진 능력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은 없다. 대신 개그와 감동이 더해진 에피소드가 마음을 사르르 녹여주니 냉랭한 현실을 잊게 하는 치유물로선 최고의 선택. 덧붙여 마녀 배달부 키키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로 10년 만에 충격 컴백한 미야자키 하야오(Miyazaki Hayao)의 따스하고 소박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추천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사인과 키키 ©ekizo.mandarake.co.jp




비슷한 듯 다른 둘


마법소녀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 편의 작품. 바로 달의 요정 세일러 문과 웨딩피치다. 이 둘은 인물 설정상 많은 부분이 겹치는 데다 공개 시기도 90년대 후반으로 비슷해서 서로가 서로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였었다고. 주인공의 나이도 고등학생으로 동갑인 점, 주요 인물들이 환생 코드로 엮여있다는 점, 또한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도 적까지 감싸려 드는 주인공의 엄청난 박애 정신까지. 정말 각잡고 따져보면 닮은 점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세일러 문의 교복, 사복 패션
웨딩피치의 교복, 사복 패션©simkl.com, ©amazon.com



그렇다면 이 둘을 차별화하는 건 무엇일까? 바로 컨셉이다. 세일러 문은 그 힘의 근원이 행성, 나아가 온 우주로부터라는 물리적 세계에 의거한다면 웨딩피치는 천사와 악마의 싸움이라는 종교적 차원에 의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격투 장면은 세일러 문 쪽이 더 볼만하다. 물과 불, 번개와 땅 등 4원소가 고루 섞인 능력을 시전하니 적에게 진짜 '물리적 피해'를 줄 수 있음이 증명된 셈. 이에 반해 웨딩 피치는 악마의 마음을 갱생시키려는 쪽에 가까운 일종의 '상담치료' 정도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세일러 전사들의 파워풀한 격투 장면 ©laverdadnoticias.com
웨딩피치의 최종 보스가 갱생된 모습 ©weddingpeach.fandom.com



허나 가장 관건인 건 이 둘의 패션 싸움이다. 우선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세일러 문은 해군이 착용하는 세일러 복의 변형된 형태인, 제복의 섹시한 면모를 한껏 강조한 무드를 보여준다. 또한 서양의 별자리 점성술에서 힌트를 얻은 컬러 설정까지 더해져 더욱 다채로운 의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에 더해 각 캐릭터마다 슈즈나 액세서리 등에 변주를 주어 각자의 개성을 살리려 한 원작자 타케우치 나오코(Takeuchi Naoko)의 섬세한 연출까지 그대로 반영했다.

반면에 웨딩피치 삼인방은 보기에도 부담스러운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전투에 임하는데, 본인들도 그걸 인지하고 있는지 결국 한 번 더 변신해 편한 전투복 차림으로 메이크 오버를 시도한다. 전투복이라 해도 노출이 심해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어깨에 장착된 금속 재질의 아머는 확실히 중세 시대의 갑옷에서 착안했음을 알 수 있다.



타케우치 나오코의 세일러 문 컨셉화
웨딩피치의 2단 변신©nfdgurrl.wordpress.com, ©thefashionisto.com, ©anime.tanuki.pl






변신의 귀재들


이제부턴 마법소녀물이 수많은 소녀팬을 양산할 수 있었던 비결, 외형에 무지하게 신경 쓴 캐릭터에 주목해 보자.

우선 개인 스타일리스트까지 따로 고용해 화려한 아웃핏으로 관객을 압도했던 카드캡터 체리. 초등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재앙이 도래하는 것을 막기 위해 힘껏 싸우는 훌륭한 인성의 소녀다. 타로 카드의 힘을 빌려 각 카드가 상징하는 키워드를 공격 능력으로 사용하는데, 가짓수도 많고 특성도 제각각이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게 관전 포인트다. 친구이자 육촌지간인 지수가 매 전투마다 직접 제작한 고퀄리티 맞춤 의상을 꾸준히 공급한다는 게 특이점.



직접 만든 체리의 옷으로 가득 찬 지수의 방
©ccsakura.fandom.com, ©sakura-sings.tumblr.com


우리나라에선 슈가 출신 아유미의 번안곡으로도 큰 인기를 얻었던, 온돈이가 작고 예쁜 나 같은 여자 큐티 하니도 코스튬에선 빠질 수 없다. 앞서 언급한 체리는 오리지널 제작인 반면 큐티하니는 사진사, 경찰, 간호사, 카레이서 등 여러 직업군의 복장을 보여주며 보다 익숙한 아웃핏을 선호하는 게 핵심. 메카닉 만화의 전설인 마징가 Z의 작가, 나가이 고(Nagai Go)의 작품이라 그런지 큐티 하니도 안드로이드라는 설정이다. 원작은 꽤나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라 애니판의 상큼함과는 거리가 멀다고.



1973년(좌)과 1997년(우)의 큐티하니. 포스터 속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들은 전부 큐티하니가 변신한 인물들이다.
만화가 나가이 고


나가이 고의 큐티 하니 원작(좌)과 큐티 하니의 영화 버전(우)©themoviedb.org, ©naxnet.or.jp, ©animationmagazine.net


하지만 여기 끝판왕은 따로 있다. 아무리 머리발이 중요하다지만 긴 머리 높이 묶어 정체를 숨기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천사소녀 네티. 괴도 루팡의 아류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친구이자 견습 수녀인 세인트의 도움을 받아 성스런 도둑질(?)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경찰까지 가뿐히 따돌리는 비범한 능력의 소유자다. 어머니는 왕년에 전설의 괴도로 활동하였고 아버지는 유명 마술사 출신이라고 하니 이쯤 되면 유전자의 힘도 무시할 수 없겠다. 여담으로 한국 방영 당시 모든 여자 초등생의 이상형이 남주인공인 알렉스였다는 썰도 있다. 여러모로 파급력이 굉장했던 건 사실.


네티의 변신 전(좌)과 변신 후(우)
매 회 등장하는 명장면(좌)과 네티의 부모님(우)
네티를 쫓는 초등생 형사 알렉스©en.wikipedia.org, ©anidb.net, ©pmge.weebly.com




마법소녀에게도 신념은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마법소녀는 세상을 구하겠다는 거대한 목적을 위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사생활을 강제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소녀혁명 우테나(장미의 기사 티나)와 달빛 천사의 주인공은 다르다.

우선 우테나는 왕자님을 기다리는 공주님이라는 수동적 여성상을 깨부수고 직접 왕자님이 되겠다고 나선 파격적인 인물이다. 그리고 이 다짐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체를 뒤바꾸겠다는 엄청난 혁명으로 이어진다. 비록 그 끝이 해피엔딩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통념과 인습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몸소 실천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관객을 계몽시키는 데 일조한 건 맞다.



소녀혁명 우테나 ©medium.com



그렇다면 달빛 천사의 인물들은 어떨까? 세상이나 사회처럼 거창한 대상보단 오히려 개인의 꿈에 집중하는 게 바로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루나의 삶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12살의 소녀 루나가 이에 좌절하지 않고 장래희망인 가수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 주된 스토리. 하지만 그 과정에서 16살의 청소년으로 훌쩍 변신하는 초월적 능력을 빌리긴 한다. 그래도 이 절호의 기회를 허투루 쓰지 않고, 이후에도 꾸준히 노력해 가수의 꿈을 이루는 데 성공하니 이것이야말로 능력 사용의 가장 바람직한 예가 아닐까? 꿈을 위해 끝없이 열중한다면 결국 이루어진다는 교훈까지 담긴 유익한 작품.

2004년 한국 방영 당시엔 투니버스 시청률 랭킹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았다. 게다가 2020년엔 한국 더빙판 풀 패키지 DVD 출시를 위한 펀딩이 347%, 약 1억 7천이라는 금액을 달성하며 달빛 천사의 국내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입증했다.



투니버스 판 달빛 천사, 변신하기 전 12살 루나의 모습
달빛 천사의 원작(좌),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루나(우)©retroanimation.com, ©en.wikipedia.org, ©dispatch.co.kr






실전에선 가장 세다


마법소녀가 강해봤자 얼마나 강하겠어,라고 생각했던 이여. 여길 주목하라. 최근 뉴진스(NewJeans)와의 콜라보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 파워 퍼프걸(The Powerpuff Girls)은 치열한 마법소녀물 다툼에서도 무사히 살아남은 유일한 미국산 애니메이션이다. 귀여운 캐릭터와 사회 풍자가 섞인 내용으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다. 주로 차별, 동물보호, 외모지상주의, 정치 등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다. 이런 탄탄한 스토리 덕분에 에미상, 애니상까지 수상하게 되었다고.



©britannica.com, ©beartai.com



그렇다면 왜, 이들이 실전에서 가장 센 캐라고 자부하는지? 답은 간단하다. 바로 화학물질을 통해 얻은 초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 박사가 이상적인 소녀를 만들기 위해 실험을 거듭하던 중 실수로 케미컬 X라는 정체불명의 물질이 섞이고 마는데, 여기서 탄생한 것이 바로 이 파워 퍼프걸 삼총사. 왠지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러니 실체조차 불명확한 영역에서 발휘되는 능력보단 현실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가장 파워풀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부작용 때문인지 세 명 다 인성이 아주 괴팍하고 고약하지만 결국 세상을 구하는 영웅의 역할도 훌륭히 해내니 박수받아야 마땅할 소녀들이다.



파워 퍼프걸의 탄생 비화
©medium.com





세상의 모든 어린이, 그리고 어른이들에게


뉴욕에서 열린 Anime NYC ©amny.com


마법소녀물의 흥행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상식을 뛰어넘은 막강한 능력, 그리고 수려한 외모의 남주인공과 두근두근한 러브 스토리까지.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그것이 무엇을 남겼느냐다. 마법소녀물은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권선징악이라는 도덕적 측면을 효과적으로 강조했다. 또한 그 영향 아래서 선함과 사랑이 삶의 가장 큰 덕목이 되어야 함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었다.

그래서 잊지 못하는 것이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봤을 어린 시절, 선하고 따뜻한 사랑의 위력을 몸소 보여준, 나아가 우리 모두에겐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기만의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걸 일깨워 준 그 멋진 소녀들을 말이다.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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