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Sensuality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관능적인 디자인은 수많은 비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결국 하나의 스타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최근에 공개된 패션 컬렉션에서 신체의 일부를 스스럼없이 노출하거나, 마치 누군가를 도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이템인 것 같은 디자인을 쉽사리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이미 매력을 어필하는 무기로 관능적인 의상을 과감하게 채택한다.
향수 캠페인에 누드 모델로 직접 나선 관능적인 자태의 이브 생 로랑
이제 패션에서 본능에 충실한 것처럼 보이는 디자인은 극히 자연스러운 것들로 여겨진다. 혹시, 평소에 관능적이고 섹슈얼한 디자인에 끌리지만, 민망함을 이기지 못해 망설이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번 기회로 관능의 미학에 대해서 진지하게 탐구해 보길 바란다.
관능미는 과거부터 디자이너들의 도발적인 실험의 대상이었다. 과거 디자이너들의 유혹적인 컬렉션은 오늘날, 관능을 연주하는 디자이너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주었다. 역사 속 관능적인 컬렉션에서 지금 가장 뜨겁게 달리는 트렌드인 ‘관능 패션’에 대한 힌트를 얻어보길 바란다.
“섹스는 팔린다. 그리고 수많은 소비자는 섹스에 관한 것을 원한다.”라고 주장했던 ‘현명한 변태’ 톰 포드(Tom Ford)가 망해가던 GUCCI를 살리기 위해 꺼내든 무기는 간단했다. ‘에로티시즘’, ‘포르노 시크’ 등 관능적인 섹스 코드를 GUCCI에 반영한 것.
톰 포드의 GUCCI 컬렉션 중 가장 대표적인 ‘관능적인 컬렉션’으로 손꼽히는 1996 FW 컬렉션. 당시 컬렉션에서 사람들을 홀리게 만드는 방식은 간단했다. 단정하고 시크한 스타일에 거침없이 풀어헤친 셔츠와 신체의 일부를 의도적으로 노출시킨 컷아웃, 컷오프 디테일의 슬립 드레스, 매혹적인 금빛 고리를 등장시켰다.
‘에로티시즘’, ‘포르노 시크’가 난무하는 톰 포드의 매혹적인 컬렉션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다. 실제로 톰 포드가 재임하던 기간 동안 90%에 달하는 매출이 증가했다.
‘Cafe Society’라는 주제의 Vivienne Westwood 1994 SS 컬렉션은 15세기의 전통의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펑크의 어머니,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는 세상이 저급하게 여기는 펑크 정신을 온갖 에로티시즘이 난무하는 상류사회의 ‘저급함’에 옮겨두었다.
마치 누군가를 유혹하듯 자신의 몸매를 자랑하는 상류층의 여성이 그려지는 그녀의 컬렉션을 두고 세간에서 “오트 쿠튀르를 저급하게 만들었다.” 등의 비난을 토해냈다. 특히 당대 최고의 모델인 케이트 모스(Kate Moss)에게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고작 천 조각 하나를 두르고 걸어 나오는 그녀를 보고 “매춘부같이 보인다.” 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그녀의 컬렉션은 파격적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보수파’들의 말일뿐.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보수파와 당당하게 싸우는 ‘펑크’이지 않던가.
로우 라이즈의 창시자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은 “신체의 척추 아래쪽은 성별을 떠나 누구의 몸에서든 가장 에로틱한 영역이다.” 라는 생각으로 로우 라이즈의 범스터(Bumster) 팬츠를 선보일 만큼 에로티시즘을 탐구하는 인물이다. 그의 1998 SS 컬렉션에서는 에로티즘의 절정에 다다랐고, 성적 욕망을 표현하는 피날레 퍼포먼스로 이목을 끌었다.
‘골든 샤워’라 명명되었던 본 퍼포먼스에서 노란 조명과 비를 활용하여 소변을 떠오르게 만들고, 비를 맞는 모델들의 흰색 옷을 투명하게 하여 몸매를 노출시켰다. 또 모델들의 메이크업은 지워져 그들의 옷에 물들게 하는 방식으로 인간 내면에 탑재된 성적 욕망의 어두운 이면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해당 컬렉션은 알렉산더 맥퀸의 컬렉션 중 가장 ‘맥퀸스러운’ 컬렉션 중 하나로 남았다.
“사람들은 섹시함에 대해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섹시함, 관능은 인간의 천성이며 나는 천성을 거스르는 것들에 반대한다.” - 지아니 베르사체(Gianni Versace)
물질주의가 만연한 화려한 소비 시대에 지아니가 만들어간 VERSACE의 컬렉션은 성적 욕망, 아름다움과 부유함를 뽐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컬렉션이었고, 혹자들은 그를 두고 ‘상류층 매춘부들의 디자이너’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지아니의 관능에 대한 탐구는 페티시즘으로 이어졌고, “Miss S&M”이라는 타이틀의 1992 FW 컬렉션에서는 ‘BDSM 패션’을 선보이며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가죽끈과 금속 버클, 성적 쾌감을 얻기 위해 몸을 묶어 둔 듯한 본디지 패션 등, 인상이 찌푸려지는 성적 일탈을 위한 장치는 패션의 일부, 예술의 일부로 승화되었다. 당시 혹독한 비난을 견뎌내고 세상에 남겨진 VERSACE 1992 FW 컬렉션은 오늘날, VERSACE의 대표적인 컬렉션 중 하나로 평가된다.
앞서 본 컬렉션처럼, 과거 패션에서 관능이란 모든 이의 관심을 받는 지름길이었다. 그것이 호평이든, 혹평이든 간에. 하지만 이제 패션에서 관능은 오로지 아름다운 것으로 여겨지며, 어느샌가 관능의 미학은 2023 SS 시즌 트렌드의 중심부에서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몇몇 눈치 빠른 셀럽들은 자신의 관능미를 뽐내기 위한 아이템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혹시, 당신은 관능의 미학에 매료되어 있지만 민망함에 사로잡혀 시도조차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과하지 않게 관능미를 뽐낼 수 있는 방법으로 입문해 볼 때다.
신화 속에 존재하는 아마존 여전사를 연상케하는 ‘원숄더’ 트렌드는 Y2K의 바람을 타고 2023년 봄에 정착했다. 원숄더는 때로 중성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는 강인한 매력과 함께 매혹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Dion Lee 2023 SS
JACQUEMUS 2023 SS
Courrèges 2023 SS
관능 패션 중에서 난이도가 가장 낮은 원숄더. 혹시 당신의 매력은 어깨에 숨겨져 있는지 않는가. 이제 꽁꽁 싸매는 계절은 지난지 오래다. 당신의 한쪽 어깨에 숨겨진 매력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계절이 돌아왔으니, 이번 시즌 원숄더 스타일링으로 매력을 발산해 보는 건 어떨까.
작년부터 이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컷아웃 디테일은 관능미를 뽐내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너무 과감하지 않게, 하지만 너무 얌전하지는 않은, 가위로 도려낸 부위를 통해서 은은하게 속살을 노출시키는 방식은 잔잔하게 관능미를 뽐내기 좋은 아이템일 것이다.
너무 과하지 않게, 하지만 특별한 존재로 이끌어줄 컷아웃 디테일이 들어간 아이템 하나만으로도 관능미를 뽐내기 충분해 보인다. 다양한 부위가 커팅 된 아이템 중 가장 자신 있는 부위가 커팅 된 아이템을 골라내 잔잔하지만 매혹적인 컷아웃을 연출해 보자.
속 살이 다 비칠 만큼 얇은 원사로 이루어진 시어(Sheer) 소재의 아이템은 더욱 본능적인 감각으로 무대 위에 올랐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시어 소재 아이템을 어떻게 입냐고? 걱정하지 마라. 꼭 과한 노출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관능미를 뽐낼 수 있다. 훤히 드러나는 시스루의 관능적인 매력을 살이 보이지 않게 겹겹이 레이어드해도 충분히 웨어러블하면서 관능적인 연출이 가능하다.
속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의 매력을 활용해 겹겹이 레이어드해도 충분히 웨어러블하면서 관능적인 연출이 가능해 보이지 않는가. 그럼 이제, 시어 아이템을 활용한 연출을 주저 말고 시도해 보자.
Y2K 패션, 잘 즐기고 있는가. 10대의 풋풋한 감성의 하이틴 영화 주인공이 생각나는 극도로 짧아진 미니스커트. 가끔은 대놓고 다리를 훤히 드러내는 것도 좋은 연출이다. 짧아진 스커트의 기장과 함께 섹시한 매력이 업그레이드된 ‘SEXY 2.0’시대에 아직도 미니스커트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여기를 보라!
이번 시즌 미니스커트는 당신의 숨겨진 매력을 이끌어내기 최적화된 아이템이 분명하다.
인간의 3대 욕구인 ‘식욕, 성욕, 수면욕’ 중에서도 성욕은 패션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패션 디자인은 인체의 곡선을 더욱 매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역할은 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도 패션에서 인간의 욕구와 욕망을 건드리는 옷은 사람들의 시선을 반드시 끌기 때문에 패션에서 ‘섹스 어필’이라는 키워드는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아마, 패션과 관능은 평생 실과 바늘처럼 함께하는 사이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제 관능미를 뽐내는 아이템은 더 이상 시선을 끌기 위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아주 자연스러운 패션의 일부로 여겨진다. 올 여름. 당신의 가장 매력적인 신체를 어필하는 관능적인 아이템으로 거리를 뜨겁게 만들어보자.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