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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Jan 09. 2024

믿고 보는 영화 배급사 A24의 캐릭터가 입는 옷들

Stories: A24 Inspired Outfits

Stories: A24 Inspired Outfits

믿고 보는 영화 배급사 A24의 캐릭터가 입는 옷들





언젠가부터 잘 만든 미국 영화에 함께 따라온 이름 A24. 잘 만든 작품은 스토리텔링뿐만 아니라 탁월한 음악, 조명, 세트 디자인 그리고 패션, 이 모든 총체가 제대로 어우러졌을 때에서야 비로소 가능한 것. 이를 증명하듯 A24의 작품 속 캐릭터들은 그 자신다운 매력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여 왔으니.




믿고 보는 영화 배급사 A24에 대하여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떠올려 보라. 그 영화에 출연한 유명한 배우나 감독이 떠오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게 배급사라면? 많은 이들을 배급사의 이름만으로 ‘믿고 보는’ 것을 가능케 한 ‘A24’가 있다.

배우 로버트 패틴슨(Robert Pattinson)은 A24 작품의 흥행을 두고 GQ와의 인터뷰 를 “배급사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니.말도 안 되는 일이다. 완전”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정도로 그간 대중의 관심 밖에 있었던 배급사의 존재감을 처음 시작한 지 10년도 안 되어 (참고로 우리가 흔히 아는 Paramount+같은 회사들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 확실히 돋보이게 한 이들의 탁월함은 작품성과 대중성이 적절하게 조화된 감각적인 작품을 중소 규모의 자본으로 제작하는 데 있다.


ⓒshop.a24films.com

당신이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오프닝에 이 로고가 등장하는지 살펴보자. 





A24 작품 속 캐릭터 패션 전격 탐구!


<유포리아(Euphoria), 2019>


미국 십대들의 내밀한 우정과 사랑 그리고 그 이면에 존재하는 마약, 섹스와 같은 세계를 표현해낸 수작 <유포리아>. HBO 방영 드라마 중 시청률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크게 흥한 그 인기의 비결에는 감각적인 패션이 한몫 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의상 디자이너 하이디 비벤스(Heidi Bivens)가 있었다.



구글에 유포리아만 쳐도 자동으로 패션(Outfit) 키워드가 따라 나올 정도니. 일상 룩, 등교 룩, 파티 룩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착장은 이 드라마에서 패션이 단순한 의상 이상임을 의미한다. 몇 년 전 유포리아를 보면서 몇 번이나 일시 정지를 누르고 멈추고 캡쳐를 했는지 모른다.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무조건 찾아내야 하는 직성의 소유자인 에디터는 ‘구글 렌즈’를 눌러가며 꽤나 여러 옷들을 위시 리스트에 담았는데.. 특히 이 젠데이아(Zendeya)가 극 중 티셔츠에 레이어드해서 입은 DRIES VAN NOTEN의 매쉬 탑은 이미 품절이라 에디터를 한참 애타게 했던 녀석이다.


ⓒspotern.com


특히 눈을 사로잡은 건 드라마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쥴스 역을 연기한 헌터 샤퍼(Hunter Schafer). 밝은 머리 색에 파스텔 톤 컬러의 옷을 찰떡으로 소화하는 스타일의 그녀는 마치 온몸으로 자유로움을 갈망하지만 동시에 연약함도 가진 지켜주고 싶은 유니콘 같은 존재다. 길쭉하고 가녀린 몸에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 그녀의 스타일링은 그야말로 많은 소녀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으니.


ⓒstuff.co.nz


이토록 아이코닉한 스타일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 법. 의상 디자이너 하이디 비벤스는 캐릭터의 개개인의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내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촬영 화면을 모니터링하고, 수백 가지의 가짓 수를 가진 의상을 변경했다고.


ⓒpopsugar.com



“옷은 한 사람의 성격과 취향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 하이디 비벤스(Heidi Bivens)

이 인기에 부응하듯 제작사인 A24는 극 중 인물들의 다양한 패션들을 소개하는 <Euphoria Fashion by Heidi Bivens>를 출간했다. 의상 디자이너가 스타일링 비하인드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A24 온라인 스토어 에서 판매 중이니 <유포리아>의 팬이었다면 놓치지 말길.


ⓒshop.a24films.com



<성난 사람들(Beef), 2023>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주한 다룬 영화 <미나리>가 그랬듯 A24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다루는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성난 사람들> 또한 겉으로 보기에는 코믹하고 신랄하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의 다층적인 정체성을 복잡하고도 전에 없던 시선으로 보여주는 것이 그 특징.



ⓒtumblr.com

이는 극 중 캐릭터들의 패션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성난 사람들>의 의상 디자인을 맡은 헬렌 황(Helen Huang)은 자신 또한 아시아 출신인 만큼 작업을 시작하면서 무드 보드에 가족, 친구와 같은 주변 사람들의 스타일 사진을 참고했다는 후문. 미국의 LA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전형적으로 묘사되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아니라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한다. 극 중 스타일링을 주목할 만한 인물은 대니 역의 스티븐 연(Steven Yeun)과 조지 역의 죠셉 리(Joseph Lee)다. 둘의 스타일은 이들이 처한 상황을 그야말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도구다.



스티븐 연, 대니 역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게 하루빨리 더 나은 삶을 주고 싶은 스티븐 연. 하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조금만 더 하면 나아질 것 같은 삶도 다시 보면 제자리걸음이다. 그래서일까. 극 중의 그에겐 패션을 따지는 것조차 사치다. 언젠가부터 더 이상을 옷을 사지 않았을 법한 캐릭터의 스티븐 연은 주로 생활감 가득한 작업용 셔츠나 티셔츠를 입고 등장하는 모습. 이는 가끔 과거에 머무르는 그의 방식을 반영하려 한 의도가 돋보이는 스타일링이다.


ⓒvogue.sg



특히 스티븐 연의 외모는 헬렌 황이 자라며 봐왔던 주변의 아시아계 미국인 남성들의 모습이 반영됐다. 미국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탐색하고 개척하려 노력하는 모습과 그들이 받아들여지기 위해 얼마나 ‘미국인스러움’을 장착(?) 해야 하는지를 지켜봤다고.




죠셉 리, 조지 역


한국계 미국인 배우 죠셉리가 연기한 조지는 상황이 좀 다르다. <성난 사람들>에 등장하는 다른 아시아계 남성들에게선 흔히 볼 수 없는 조용한 고급스러움과 스타일리쉬함(!)을 가진 그는 딱 봐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남자다. 대니가 옷장에 있는 옷을 손에 잡히는 대로 입을 것 같다면, 조지는 백화점에서 디자이너 브랜드를 취향껏 쇼핑할 것만 같은 인물. (아시아 남자도 충분히 옷을 잘 입는다는 걸 보여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극 중 KAPITAL이나 Nanushka, Acne Studios 같은 브랜드를 즐겨 입는 그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완벽해 보이는 그도 그만의 고충이 있긴 하다.


ⓒwmagazine.com



패티 야스타케, 후미 역


극 중 죠셉 리의 어머니이자 유명한 아티스트 역할을 맡은 후미 역의 패티 야스타케(Patti Yasutake)의 스타일도 빼놓을 수 없다. 블랙 도트 Junya Watanabe 드레스, 80년대 초반의 Issey Miyake, 빈티지 Yohji Yamamoto 그리고 Comme des Garçons. 듣기만 해도 아방가르드한 옷장은 그녀의 성격과 닮았다. 예술 작품처럼 옷을 입는 후미라는 캐릭터는 나이를 먹어도 자유로운 자기 표현 욕구는 절대 식지 않음을 보여 준다. 특히 대출을 부탁하러 가는 다소 위축될 법한 순간조차도 더욱 담대한 옷을 입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netflix.com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엣 원스, 2022>


‘대혼돈의 멀티버스’ 세계관을 보여준 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바로 찾아본 건 조부 투파키(Jobu Tubaki)를 연기한 스테파니 슈(Stephanie Hsu)의 의상이었다. 모든 유니버스에 존재함과 동시에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염세주의적 캐릭터인 조부 투바키. 그녀의 각양각색 의상은 멀티버스 세계관을 다루는 극적인 흐름 속에서 다양한 페르소나로서 등장한다.




“그녀의 의상에서 파괴적인 요소를 원했다. 그것이 에블린(양자경)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조부 투파키가 일부러 에블린이 못마땅하게 생각하거나 혼란스럽다고 생각하는 의상을 입을 것 같아 그것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의상 디자이너 셜리 쿠라타(Shirley Kurata)


ⓒnytimes.com


화려한 케이팝 스타들의 스타일링을 연상케 하는 ADIDAS x Jeremy Scott의 테디베어 후디와 하라주쿠를 거닐 것만 같은 고스 애니메이션 캐릭터 의상은 절제되지 않은 무질서를 보여줌과 동시에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요소라고.


ⓒpinterest.co.kr


모든 것이 무의미한 상태인 순백의 베이글 유니버스. 그 곳에서의 초월적인 상태는 베이글을 연상시키는 동그란 헤어 스타일링과 화이트 컬러의 목을 감싸는 튤, 흘러내리는 진주 장식, 조형적인 실루엣의 장갑을 통해 드러난다. 디자이너 셜리 쿠라타는 베이글 신전과 함께 깨끗하고 고귀한 이미지를 공상 과학적인 요소로 보일 수 있게끔 디자인했다고.


ⓒpinterest.co.kr


한편, A24는 웹 사이트를 통해 에블린의 셔츠&베스트, 핫도그 핸드, 조부 투파키 의상 등으로 의상 경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아쉽게도 품절이다. 모든 수익금은 영화 속에 에블린이 세탁소에서 일한 것에서 착안해 세탁노동자센터, 아시아인들을 위한 정신건강협회, 트렌스젠더 법률 센터 등에 기부했다고. 그러니 앞으로 좋아하는 A24 작품이 있다면 ‘A24 Auctions’를 잊지 말고 방문하자.


ⓒa24auctions.com



<언컷 젬스(Uncut Gems), 2019>


‘다듬어 지지 않은 보석’이라는 뜻의 영화 <언컷 젬스>는 빚더미에 오른 하워드 역의 아담 샌들러(Adam Sandler)가 보석 원석에 자신의 인생을 건 영화다.


ⓒofficial-furby.fandom.com

극 중 명품을 좋아하는 그의 스타일링은 그야말로 투박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다 Hugo Boss나 Ferragamo 같은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점. 일확천금의 달콤한 유혹 속에서 오늘만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어쩐지 짠하면서도 미워하려 해도 미워할 수가 없다. 어쩐지 어벙한(?) 그의 옷 핏이 매력을 더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vogue.com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박한 스토리 속에서도 아이템 하나하나가 멋있으면서도 웃기는 것 투성이다. 시그니처로 입고 나오는 브랜드 THEORY의 폴로 셔츠나 돈 가방으로 쓰이는 오래된 LOUIS VUITTON 가방.


돈 가방으로 쓰이는 LOUIS VUITTON 백.



이 역시 A24가 자체 경매 페이지를 통해 판매했었다. 이미 주인을 만나 떡하니 품절이라고 적혀 있지만 탐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a24auctions.com

당연하게도 지금은 품절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2018)>


80년대 초반 이탈리아의 배경으로 여름 내음 가득한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인물들의 패션이었다. 당시 CELINE의 니트 웨어 디자이너 줄리아 피에르산티(Giulia Piersanti)가 참여한 의상은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니.


ⓒvulture.com


영화 내에서 자주 등장하는 스트라이프 아이템. 역시 정석은 배신하지 않는 법이다. LACOSTE의 파랑 계열 줄무늬가 들어간 티셔츠는 무더운 여름을 더 시원하게 보이게 한다. 스트라이프 패턴의 옷을 입은 이들은 청량한 바다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모습.


무엇보다 여름 배경답게 깔끔하고 단순한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주인공들은 주로 짧고 시원한 반바지에 티셔츠를 걸치거나, 긴 바지보다 반바지를 애용하는 모습. 때론 과감하다 싶을 정도로 짧은 기장의 반바지 기장은 일상복으로도 수영복으로도 입는다. 데님 쇼트 팬츠 위에 LACOSTE의 자주색 티셔츠를 입은 티모시 샬라메(Timothée Chalamet)는 그야말로 천진난만한 소년이 따로 없다.


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계절은 겨울. 길어진 밤처럼 바뀐 옷차림은 주인공이 처한 상황 또한 달라졌다. 그해 여름은 지나갔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지만, 그 기억은 색감, 채취로 남아 생에 아름다움이 있었음을 일러줄 것이다.


ⓒpinterest.co.kr


이쯤 되니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A24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매력적인 옷을 입는다는 것을.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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