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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Jul 03. 2024

애증의 관계, 여름과 블랙

Trend: Wear Black In Summer


Trend: Wear Black In Summer
애증의 관계, 여름과 블랙






여름과 블랙은 애증의 관계다. 빛을 전부 흡수해 버리는 블랙의 특성에다 시원함과는 거리가 먼 외형까지. 얼핏 보면 상극 중에도 상극이다. 하지만 우린 쉽게 블랙을 포기하지 못한다. 고급스러움과 우아함, 세련됨까지 잡는 데엔 역시 블랙만 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여름 패션의 새로운 흑(黑)역사를.





소재의 차이가 경쟁력



블랙은 더워 보인다. 맞다.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블랙 러버들이여,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길은 있다. 이 가혹한 편견을 깨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바로 이것이다. 소재가 부리는 마법에 의지해라.


메쉬 블랙 드레스는 셀럽들의 원픽! ⓒpinterest


먼저 PETER DO의 블랙에 주목하자. 브랜드의 수장인 피터 도(Peter do)는 2024년 SS 컬렉션에서 소재의 차이로 블랙을 새롭게 해석해낸다. 시원한 메쉬나 가벼운 질감의 실크 등을 이용해 블랙이 가진 답답함과 둔탁함을 단숨에 소거시켜 버리는 것이다. 긴 기장의 팬츠와 스커트도 이러한 특성에 힘입어 오히려 실루엣을 은은히 강조하는 쪽으로 진화한다. 때론 절묘한 컷아웃 디테일까지 활용하는 것도 여름 아이템 속 블랙을 위한 신박한 변주.


PETER DO 2024 SS ⓒvogue.com


세상에서 블랙을 가장 알차게 활용하는 ANN DEMEULEMEESTER도 좀처럼 블랙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소재로 블랙의 단점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은 PETER DO와 같지만, 보다 터프하다. 블랙 시폰에 피부가 맞닿아 비쳐 나오는 오묘한 색감을 컬렉션을 아우르는 하나의 키컬러로 채택한 것이다. 또한 신체의 실루엣을 존중하도록 설계된 디자인은 블랙만이 가진 유연함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데에 한몫한다.

ANN DEMEULEMEESTER 2024 SS ⓒvogue.com


이외에도 올해 SS 시즌의 Proenza Schouler, Carven, GIVENCHY는 메쉬를 활용한 블랙 아이템을 선두로 내세웠다. 블랙의 단점을 삭제하면서 동시에 장점만을 살려두는 데엔 역시 소재만 한 게 없음이 증명된 셈이다.

Proenza Schouler 2024 SS
Carven 2024 SS, GIVENCHY 2024 SS ⓒvogue.com, ⓒwwd.com





미니멀함을 살려라


미니멀리즘의 대표 컬러인 블랙.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아예 디자인까지 미니멀하게 적용시켜 블랙의 매력을 최대로 증폭시켜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블랙 드레스는 탁월한 선택이다. 누구나 옷장에 한 벌쯤은 있어야 되는 것은 물론 단 하나의 아이템으로도 멋스러운 연출이 보장되며, 어떤 자리에서도 무난히 어우러지는 친근한 아이템이니까.

공식석상과 일상, 어느 자리에서나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 ⓒpinterest


약간의 디테일로도 변화무쌍한 결과를 낼 수 있는 건 오직 블랙 드레스만이 가진 능력이다. 소매의 유무나 넥라인의 깊이, 또한 총기장에 따라 페미닌과 큐트, 모던과 클래식까지 양극단을 오고 갈 수 있으니까. 자신의 신체를 면밀히 파악한 뒤에 그에 맞는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관건이다.

프릴 장식이 보헤미안 무드를 떠올리게 하는 Minuit, 상체 부분에 독특한 디테일과 맥시한 길이로 우아함을 살린 Philosophy, 란제리 무드로 섹시함을 끌어올린 COPERNI, 쉬머한 재질과 미디엄한 기장감으로 성숙미를 강조한 Alaïa까지. 천의 얼굴을 가진 블랙 드레스의 모습에 지루해질 틈이 없다.

Minuit 2024 SS, Philosophy 2024 SS
COPERNI 2024 SS, Alaïa 2024 SS ⓒvogue.com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포기할 수 없는 건 역시 미니 드레스. 발레코어의 연장선에 놓여있는 CHANEL의 튀튀 드레스와 럭비 셔츠를 변형한 JACQUEMUS,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이 돋보이는 GUCCI까지, 블랙 드레스는 당신이 원하는 모든 판타지를 충족시켜 낼 준비가 되어 있다.


CHANEL 2024 SS, JACQUEMUS 2024 SS
GUCCI 2024 SS, Giambattista Valli 2024 SS ⓒwwd.com, ⓒchanel.com




무엇과 매칭하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블랙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어떤 색과 매칭해도 조화롭다는 것이다. 그렇다. 인싸 중에서도 인싸다. 그렇다면 우린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 블랙 아이템을 기준점으로 두고 그 주변으로 시원한 이미지의 컬러들을 배치해 준다면 훌륭한 여름룩이 완성될 테니까.

벨라와 켄달이 말아주는 블랙 아이템 착장 ⓒpinterest


Hyke와 Sacai는 이러한 블랙의 친화력을 제대로 이용한다. 특히 화이트와 누드톤이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다. 두 색의 대비로 강렬한 인상을 선사함과 동시에 소재와 길이감으로 적절히 중화시켜 부담스러운 무게감까지 걷어내는 것이다.



Hyke 2024 SS
Sacai 2024 SS ⓒvogue.com


이에 반해 MM6과 Harunobumurata는 원색과 파스텔톤 등 컬러감을 부각하기 위해 블랙을 초대한다. 특히 MM6의 코발트블루와의 조화는 액션 영화의 클라이막스 장면처럼 극적인 분위기를 조장하는데 그 모습이 시원하다 못해 차갑게까지 느껴져, 마치 보는 사람의 촉각마저 건드리는 것 같다.


MM6 2024 SS
Harunobumurata 2024 SS, Shoop 2024 SS ⓒvogue.com


마지막으로 본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색. 개인의 피부색을 살려낸 코디도 블랙과의 하모니를 위해선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다. 컷아웃 디테일이나, 단추 몇 개를 오픈해 약간의 노출을 가미하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게다가 이너 웨어에 신경 쓰는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으니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Private Policy 2024 SS
Toteme 2024 SS, Hermès 2024 SS ⓒkendam.com, ⓒvogue.com




해변에서 더욱 빛나는 블랙



가장 선호하는 휴양지 중 하나인 해변. 적당한 스윔슈트를 고르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럴 땐 기본에 충실하라. 블랙 스윔 웨어와 함께라면 최소한을 걸치고도 최대로 멋져 보일 수 있으니까.

ⓒusmagazine.com, ⓒpeople.com


검색어에 셀럽, 블랙 스윔 웨어만 쳤는데도 벌써 이미지가 한가득이다. 그만큼 블랙 스윔 웨어의 인기는 쉽사리 식지 않는다. 아마 영원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퍼스널 컬러를 신경 쓸 필요가 없는데다 자연의 내추럴한 느낌까지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LETO ⓒessentialsforzula.com


또한 그 형태에 따라 다채로운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기에 자신의 니즈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원피스 같은 경우는 굉장히 클래식해 보이고, 컷아웃은 날렵하면서도 역동적인 느낌, 비키니는 그저 도도하고 섹시하다.


ⓒhollywoodlife.com


우리가 블랙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왜냐하면 어떤 색과도 잘 어울리는 친화력에,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존재감에, 클래식함부터 섹시함까지 어떤 무드도 품을 수 있는 포용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린 더 이상 여름의 블랙을 거부할 필요가 없다. 오늘로써 블랙의 흑역사와는 굿바이!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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