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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나가 쏘아 올린 믹스 매치 트렌드

Trend: Mix & Match

Trend: Mix & Match

뎀나가 쏘아 올린 믹스 매치 트렌드





‘믹스 매치’!

이 키워드는 패션 트렌드를 넘어 대세가 됐다. 이제는 오히려 생각하지 못한 조합을 잘 스타일링해서 입을수록 옷을 잘 입는다는 느낌이랄까? 이 얘기를 하자니 최근 BALENCIAGA를 떠나 GUCCI에서의 시작을 알린 뎀나(Demna)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1.jpg 게시물 ‘0’개인 뎀나 인스타그램 ©demna


지난 시간 VETEMENTS과 BALENCIAGA를 거쳐 자신만의 미학을 현대 미술처럼 패션계에 선보여온 그를 단지 패션 디자이너라는 이름에만 가두기엔 한계가 있다. 실제로 그는 우리의 의복 문화를 전반적으로 바꿔왔으니까.


2.jpg ©balenciaga


누구나 다 공감할 아름다움이 주류를 이루던 럭셔리 패션에 균열을 일으켰던 그. 오히려 일상적이고 산업적인 요소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그를 통해 영감을 받았다고 직접적으로 밝히기도 했었다. 그렇게 일상과 동떨어진 패션의 덧없음을 이야기한 그의 실험은 BALENCIAGA에서의 지난 10년간 계속됐었다. 이는 그가 런웨이에 세운 과감한 믹스 매치 스타일링에서도 드러난다.


3.jpg BALENCIAGA FW24 ©gq.com, BALENCIAGA SS25 ©metalmagazine.eu
4.jpg BALENCIAGA FW25 ©vogue.com


“옷은 이렇게 입어야 돼, 아니 저렇게 입어야 돼.” 이러쿵저러쿵. “아니, 그런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건데?”라고 말하는 듯한 그가 선보인 룩들. 그가 선보이는 룩이 처음에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지금 도심에서 트랙 재킷에 셔츠 그리고 로퍼를 신은 이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렇게 지금의 믹스 매치 정신은 뎀나의 업적임을 다시 상기하며 그가 새롭게 열 GUCCI의 챕터를 열렬히 기대해 본다.





런웨이로 보는 믹스 매치 스타일링




스포티 + 로맨틱, 이거 되는 조합이다


SS25 런웨이서도 만날 수 있는 믹스 매치 스타일링. 무엇보다 스포티한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 편안함에 더해진 로맨틱함 멋스러움. 이거 어떻게 안 좋아해요? 직관적으로 예쁘고 편한데.

그 선두에는 MIU MIU가 있다. 전형적인 프레피 스타일과 함께 휘날리는 바람막이와 샌들.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Lotta Volkova)의 의도적으로 무질서한 스타일링이 더해져 쿨한 믹스 매치란 무엇인지 보여줬다.


5.jpg MIU MIU SS25 ©wmagazine.com


란제리를 스웨터 위에 입기! 역시 뎀나가 뎀나했다. 누가 이렇게 입어… 싶은 룩을 아주 세련된 방식으로 런웨이에 선보였으니. 역시 그대로 입는 건 무리가 있을 수 있겠으나, 저 룩에 벌룬 스커트 하나만 입어줘도 꽤 근사한 디너 약속을 위한 룩이 되어 줄 것.


6.jpg BALENCIAGA SS25 ©fashionsnap.com


이제는 바이커 쇼츠를 꺼낼 계절이다. 운동할 때뿐만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만능 템으로 자리 잡은 바이커 쇼츠는 무릎 위까지 오는 길이와 허벅지와 엉덩이가 드러나는 실루엣이 특징. 오히려 그 점이 부담스럽다면, LOUIS VUITTON처럼 엉덩이를 덮는 기장의 원피스를 입어주면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더운 여름에 긴 기장의 반팔 티셔츠와 함께 바이커 쇼츠를 스타일링해 보길.


7.jpg LOUIS VUITTON SS25 ©showstudio.com, Chloe SS25 ©chloe.com


페미닌한 룩에 재킷 쓱 걸쳐주기. 이 또한 널리 알려진 믹스 매치법이다. 요즘같이 낮에는 더운데 밤이면 쌀쌀해지는 날씨에 이런 최적의 룩이 있을까?


8.jpg CASABLANCA SS25, coperni SS25 ©vogue.com


믹스 매치의 대표 아이템인 트랙 재킷도 빼놓으면 섭하다. 특히 adidas의 삼선 아이템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번 시즌 AVAVAV는 adidas와의 협업을 통해 숏한 기장의 스커트와 함께 트랙 재킷을 매치하기도 했다.

이 협업을 통해 AVAVAV는 “이 컬렉션에서 우리가 스포츠와 패션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그 아이러니를 탐구해 보자는 의미를 담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던바. 믹스 매치야 말로 패션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자는 유쾌한 옷 입기 태도가 아닐지.


9.jpg HYKE SS25 ©fashionsnap.com, AVAVAV SS25 ©fashionsnap.com


그렇다면, 출근할 때는 어떻게 믹스 매치 스타일링하냐고?

후드티에 스트라이프 슈트를 함께 매치해 적당히 신경 쓴 듯하면서도 편안한 ‘꾸안꾸’ 룩을 연출한 Stella McCartney를 참고하자. 화이트 셔츠, 카고 팬츠에 스트라이프 스커트를 함께 레이어드한 Collina Strada도 좋은 참고서다. 만능 기본 아이템인 화이트 셔츠는 단정하고 깔끔한 매력으로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는 믹스 매치 룩에서 중심을 잡아 준다. 이 두 룩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라면, 믹스 매치에서 페미닌한 무드와 매니시 무드를 적당히 섞어보라는 것!


10.jpg STELLA McCARTNEY SS25 ©vogue.com, Collina Strada SS25 ©collinastrada.com





남자라면, 이토록 쿨한 믹스 매치!


여성들의 룩만 나왔다고 섭섭해 마시라. 당연히 남자도 믹스 매치 룩 가능하다.
오히려 더 반전 있는 무드를 줄 수 있다. 옷장에 하나씩은 있을 법한 기본 아이템만 활용해도 충분하다.


11.jpg Commission SS25 ©vogue.com, GUCCI SS25 ©fashionsnap.com


믹스 매치를 말하자면 레이어드는 필수다. 후드 집업에 그레이 코트를 함께 연출해서 멋스럽고도 편안한 룩을 완성한 BLUEMARBLE이 대표적! DRIES VAN NOTEN은 정갈한 브라운 스트라이프 재킷에 쉬어한 소재가 더해진 쇼트 팬츠를 스타일링하여 중성적인 무드를 자아냈다.


12.jpg BLUEMARBLE SS25 ©fashionsnap.com, doublet SS25 ©fashionsnap.com
13.jpg 록(rokh) SS25©fashionsnap.com, DRIES VAN NOTEN SS25 ©fashionsnap.com


자카드 소재의 재킷에 데님. 그리고 발가락 모양의 메리제인으로 유쾌하고도 시크한 룩을 연출한 coperni. 그리고 데님 팬츠와 스트라이프 넥타이 셔츠에 같은 패턴의 재킷을 걸쳐준 CASABLANCA!


14.jpg SS25 coperni ©vogue.com, SS25 CASABLANCA ©vogue.com


고도로 발달한 믹스 매치 룩은 대체 어디서 입는 옷인지 구분할 수 없다. 하지만 그 포인트야말로 믹스 매치의 재미가 아닐지? 분명 셔츠에 넥타이를 보면 출근 룩 같은데… 후드 집업이랑 체크 팬츠가 더해져 집 앞 슈퍼 가는 룩인지 알 수 없는 진정한 믹스 매치의 정수를 보여준 NAMESAKE. 게다가 Wales Bonner는 또 어떻고... 깃을 세운 화이트 셔츠에 함께 스타일링한 가죽 자켓 여기까지는 좋은데 갑자기 빨간 맛 속옷(?). 계절을 종잡을 없는 혼란한 찐 믹스 매치 룩 상 드립니다.


15.jpg SS25 NAMESAKE ©fashionsnap.com, SS25 Wales Bonner ©fashionsnap.com
16.jpg SS25 paloma-wool ©fashionsnap.com, SS25 LUAR ©fashionsnap.com





컬러를 섞으면 옷 입는 재미가 두 배!


봄에는 왠지 더 밝은 계열의 옷을 입고 싶어진다. 거리에 밝은색의 꽃이 피듯, 옷장에도 꽃을 피워주자. 요즘 확실히 경쾌한 파스텔 톤의 컬러에 손이 자주 간다. rabanne과 DRIES VAN NOTEN의 룩을 참고하자. 블루와 옐로우, 브라운과 핑크, 이 조합으로 톤앤톤으로 매치해 주면 한층 룩이 더 다채로워진다.


17.jpg rabanne SS25 ©fashionsnap.com, DRIES VAN NOTEN SS25 ©fashionsnap.com


특히 파스텔 톤과 그레이는 찰떡궁합! 파스텔 톤으로 밝혀진 룩을 그레이로 한층 톤 다운 시켜주면서 보다 조화로운 룩을 연출할 수 있다. AURALEE처럼 위아래 파자마를 입어도 그레이 코트만 입어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회사? 여행? 집 앞 슈퍼? 정말 어디든. 그레이 코트만 입어주면 된다. 조깅하고 와서 좀 추울 때는 그레이 재킷을 휙 걸쳐주자. 운동하고 집 들를 시간이 없다면 따로 챙긴 자켓만으로 적당히 꾸민 인상을 줄 수 있을 것. 따봉 믹스 매치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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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RALEE SS25 ©vogue.com

19.jpg JW Anderson SS25 ©fashionsnap.com, DRIES VAN NOTEN SS25 ©fashionsnap.com
20.jpg MASU SS25 ©fashionsnap.com, BLUEMARBLE SS25 ©fashionsnap.com


뎀나는 VOGUE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제가 말하는 다양성은 창의력을 말하는 거예요. 다양한 것들의 믹스&매치. 제 어린 시절, 소비에트 연방에 살았던 1993년도까지는 그 어떤 정보도 없었거든요”

그가 태어나고 자랐던 소비에트에는 다양성이 부족했고, 그 결핍 때문에 오히려 많은 것들을 결합시킬 욕심이 생겼다는 것.

한 사람의 유년 시절이 얼마나 그의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는지 뎀나를 통해 절감한다. 그가 BALENCIAGA를 통해 보여주기 전에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조합의 옷들을 사람들이 입기 시작했으니까. 패션이 가진 전형적인 룰에 물음을 던지고 다양성을 패션에 담는 그의 과감함. 그걸 믹스 매치로 풀어낸 감각을 사랑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분명 사랑할 것. 마지막으로, 이 글을 빌려 말하고 싶다. 뎀나, love you~♡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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