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ADVENTURER COTTA
특파원 코타의 유럽 패션 모험기
2025년 여름의 끝자락, 젠테스토어에 한 청년이 문을 두들긴다. 그의 이름은 코타, 정세운이다.
살면서 보고 느끼는 것의 범주가 커질수록 삶의 가치관이 뚜렷해질 수 있을 거라 믿은 코타는 본인을 낯선 환경에 던지고 싶었다. 살아온 환경과 가장 다른 환경을 마주하는 것, 그리하여 유럽행을 결심한 그는 유럽 패션 디자이너들 일상을 곁에서 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파리부터 앤트워프까지, 유럽의 패션 문화를 탐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라탄 코타가 겪은 유럽 패션 모험기를 기록했다.
안녕하세요. 코타 채널을 운영해 왔었고, 현재는 크린지 프렌즈에서 비주얼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세운입니다. ‘코타’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익힌’이라는 뜻인데요. 한 사람의 삶 그리고 하나의 디자인이 완성되는 과정을 좋아하다보니, 요리하는 과정이 담긴 ‘코타’라는 단어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놀이터에서 흙 먹고 자란 아이였던, 학창 시절을 지나 서울로 상경해 대학에 들어가면서 시골에서 경험했던 자유로움과는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모험 길에 오르기로 결심했어요! cotta.tv라는 패션 아카이브 채널을 운영하며,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사람들을 만나온 것도 그 연장선이었고요.
2025년 9월, 당시 저는 유럽에서 해나갈 새로운 모험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패션계에서 거장 디자이너를 만날 모험을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혼자하는 모험에서 성장의 한계를 느껴 동료를 찾던 중이었죠. 패션과 관련된 사람들과 연결되고자 이곳저곳 연락을 많이 드렸고, 그때 딱 한 곳, 연락이 닿은 곳이 젠테스토어였습니다. 젠테와 함께, 하고 싶은 것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고, 결국 특파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은 두드리라고 있는거였구나 싶었죠.
패션 디자이너를 만나기 위해 모험 길에 오른 저는 ‘동양에서 온 이방인’ 이라는 컨셉을 잡았습니다. 옷이 가진 힘이 있다고 믿거든요. 정체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옷이 사람들과 만남에 있어 더욱 재밌는 상황을 많이 만들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양현준(@yanghyeonjun.pieces)을 애용합니다. 옷을 입었을 때 의도적으로 주머니가 팔에 가려지게끔 주머니 위치를 배치하거나, 단추를 안쪽에 달아 보이지 않게 하는 등 모든 선과 디테일을 최대한 덜어낸 게 특징인 옷이에요. 이는 사람을 흰 도화지와 같은 사람으로 보이게 합니다.
디자이너를 만나고 대화를 나눌 것을 준비하며, 저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싶었어요. ‘저 사람 뭐하는 놈이지?’ 라는 궁금증을 줄 수 있도록 비밀스러움이 강화되는 착장으로 사람들을 만나고자 했어요. 실제로 샌드린 필립(@Sandrinephilippe_sp) 그리고 데바스테이터(@devastator_tailormade)를 만났을 때, 옷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스몰톡을 하기 쉬웠거든요. 해당 옷의 구매처나 브랜드 특징에 관해 이야기하며 패션에 관한 저의 태도를 보여줬죠.
유럽 디자이너를 만나러 떠나기 전 학생 디자이너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디자인과 창작에 있어, 시작점이 삶에서 기인하게 된다면 이해하고 공감하기 쉬워진다는 것을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느꼈죠.
그래서 삶이 곧 디자인이 되었을 때, 거장이 탄생할 것이라는 공식을 지니고 여정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대답을 꽤 빨리 듣게 되었어요. 50일여간의 유럽 모험 중 가장 처음 만난 샌드린 필립이라는 파리의 아티장 디자이너에게 그 답을 들었거든요. 자신의 루틴과 삶을 창작과 디자인에 연결 지었기에, 30년 넘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창작을 할 수 있었대요.
결국 큰 미래를 볼 수 있으려면, ’삶‘ 그리고 ’작은 일상‘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샌드린 필립이 알려주었던 것입니다. 덕분에 삶의 한순간 한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가치 있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네덜란드에서 데려온 아이템 세가지를 소개할게요.
1. THE VIRIDI ANNE 트윌 캡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편집샵, Devastator Tailormade에서 구매한 모자입니다. 어린 시절 옷 가게를 차려서 자신이 만든 옷을 팔고 싶었다는 할아버지 커플의 이야기를 듣고 이곳을 기념하고 싶은 아이템을 사고 싶어서 구매했어요. 며칠간 고민하고 200유로에 구매한 모험가 모자. 요즘 거의 맨날 쓰고 다녀서 본전 뽑았습니다.
2. Devastator 쇼핑백
Devastator Tailormade에서 구매한 모험가 모자를 담아준 가방이에요. 2022년 편집샵을 오픈한 할아버지 커플의 온기가 담긴 가방이에요. 이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아틀리에로 가서 세상에 없는 걸 만들죠. 이 가방은 가로로 길지 않고, 세로로 길어서 들고 다니면 기분이 요상했는데요. 세로로 길어서 쓰기가 더 좋아요.
3. 네덜란드 국민 마트 알버트 하인(Albert Heijn) 그물 쇼핑백
네덜란드와 벨기에에는 한국의 편의점처럼 동네방네에 있는 국민 마트가 있어요. 거기서 장을 자주 보다 보니, 마트 쇼핑용 가방을 하나 구매해야 했죠. 패셔너블한 아이템을 놓칠 수 없던 차에, 3유로짜리 그물 백을 발견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이 제품, 5개나 구매해 왔네요.
파리 BLESS 샵에서는 자주는 아니지만, 샘플 헌팅이라는 행사가 열린대요. 시작하기 전 10분 전에 방문했는데도, 사람이 몇십 명 정도밖에 없더라고요. 방문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을 때, BLESS에 대한 엄청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샘플 헌팅을 시작하면 그 징표로 팔찌를 나눠주고, 5분의 시간을 줍니다.(손으로 저렇게 글씨도 써줘요. 팔찌는 파리 여행 마지막 날 길 가다가 잃어버렸어요. 떨어뜨렸나봐요!) 그 시간 동안 손에 잡히는 무엇이든 가져갈 수 있어요! 대부분 패션 디자인과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들(원단, 부자재)이 많다 보니 저는 집을 게 많이 없었어요. 대신 저 오브제가 눈에 띄어 바로 집어 왔습니다. 진짜 세제가 들어있는 세탁 세제였어요. 지금은 꽃병으로 쓰려고 내부에 담긴 세제를 덜어내고 말려둔 상태입니다.
모험에 시작하고 나서 열린 마음으로 패션을 접하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면, 좋아하기만 하는 카테고리에 얽매이지 않으려 했달까요. 그래서 오프라인 쇼핑을 통한 경험적인 부분을 더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구매한 것이 향수나 모자 같은 카테고리예요. 파리의 어느 샵에 들어가서 “오래된 교회 향기가 필요해요”라고 이야기하니 추천해 준 향수입니다. 겨울이 막 오고 있다 보니 그에 어울리는 향수가 필요했거든요. 그리고, ‘THE VIRIDI ANNE’는 나다움을 강화해 주는 모자 같아서 좋아요. 결과적으로 더 관심을 갖게 된 브랜드 하나를 꼽기보다는 오프라인 샵을 방문하는 매력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LONDON
TWOS
75a, Regent Studios, London E8 4QN, UK
이곳은 가구 사이에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입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이 많아서 좋았던 곳이에요. 샵을 마주하는 경험도 특이한데요. 이렇게까지 힘들게 가야 하는 곳인가? 하는 경험을 준 곳인데 셀렉이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장소입니다.
•PARIS
SANDRINE PHILIPPE
6 Rue Hérold, 75001 Paris, FRANCE
아방가르드한 아티장에 대해 처음 접한 곳이었습니다. 검정색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질감이나 형태 등이 더 많이 보였어요. 근처에 비밀스러운 다크웨어 샵도 있는데 아는 사람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네요.
•BERLIN
Flohmarkt am Arkonaplatz
Arkonapl., 10435 Berlin, Germany
일요일마다 열리는 플리마켓을 다녀왔어요. 지역의 골목대장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져오는 패션 아이템이 많아요. 한 브랜드만 파고들어 Dieter Rams 제품만을 파시는 분도 뵀고요. 베를린에서는 여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ROTTERDAM
DEVASTATOR
Van Oldenbarneveltstraat 124A, 3012 GW Rotterdam, Netherland
암스테르담도 다녀왔는데, 제 스타일이 아니더라고요. 로테르담의 DEVASTATOR를 추천할게요. 스타일 좋은 할아버지 두 분이 운영하시는 샵입니다. 파리에 가서 직접 바잉 하시고, 스토리에서 현장 영상을 자주 올려주세요. 그래서 팔로우만 하고 있어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에요. 이곳은 온라인 샵이 없는데 오프라인 샵에서의 경험을 중시하는 곳이에요. 제가 유럽에서 느낀 경험과 맞닿아 있어서 더 의미 있는 장소에요.
•ANTWERP
STOF
Mechelsesteenweg 78, 2018 Antwerpen, Belgium
저에게 “You’re what you EAT”이라는 배움을 전해주신, 디자이너, Kostas Murkudis. 그는 88-89년도에 Yohji Yamamoto 쇼를 보고 싶어서 빌어서 쇼를 본 적이 있대요. 그 쇼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신 Kostas가 연결해 주신 샵이 STOF에요.
겉으로 보면 작고 아기자기해 보이는 동네 샵인데 셀렉한 제품들이 완전 대단해요. 모델 출신 사장님 디자이너 두 분이서 운영하는 곳이고, 제품들의 스타일이 강해서 추천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걸 찾게 되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가기 전에 보고 가시면 좋을 영상 하나 추천합니다.
결국 현실적인 부분과의 타협에 대한 문제인 것 같아요.
이렇게 과정이 아름답고, 섬세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정말 많은데 이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하게끔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부분에 대한 호기심, 그걸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해보고 있어요. 정말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5년을 못 넘기고 사라지는 모습을 봐오면서 저도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 고민하고, 해결해 보기 위해 제가 직접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어요.
3D 아카이빙으로 채널을 시작했었고, 그다음에는 패션 디자이너를 만나고, 그들과 영상을 찍었죠. 지금은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를 세상 밖으로 알리고 있어요.
흘러가는 흐름을 따라가되 본질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모험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지니고 있는지 나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면서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도 모험하고 있는가?
모험가 / 경험주의자 / 스펀지
아 사랑합시다!
Published by jente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