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ZEGNA 제냐

Brand LAB: ZEGNA


Brand LAB: ZEGNA

내 이름은 ZEGNA





2023년의 ZEGNA


2021년, Ermenegildo Zegna에서 ZEGNA로 로고를 변경하며 브랜드의 새 바람을 예고했던 그들. 올해의 컬렉션은 그 이후 차츰 변화를 꾀했던 ZEGNA의 시도가 찬란하게 빛났던 시즌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은 럭셔리 테일러링의 정점을 보여주었다면, 이젠 캐주얼웨어의 편안함과 활용성을 적극 수용하여 한층 더 웨어러블한 착장으로 관객을 찾았다.





Born In Oasi ZEGNA란 제목을 개최된 SS 컬렉션에서 단연 눈에 띈 건, 컬러. 살구색과 핑크, 와인빛 브라운을 거쳐 옐로와 베이지로 흐르는 포근한 느낌의 컬러 팔레트가 경직된 모습의 과거의 ZEGNA에 자유를 허락하는 듯하다.


고급스러운 소재의 니트웨어와 오버핏의 팬츠, 보다 더 실용적으로 보이는 재킷들의 향연까지 무엇 하나 놓칠 아이템이 없는 런웨이. 또한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미스터 베일리(Mr. Bailey)와의 협업 슈즈도 첫 선을 보여 슈즈 매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vogue.com




직물에 대한 ZEGNA의 사랑이 돋보였던 FW의 의상들도 역시 훌륭했다. 쇼의 제목 역시 Oasi Cashmere로 명명하며 전통 깊은 고급 캐시미어를 활용한 제품들을 적극 출시했다. 이 다루기 힘든 소재로 무엇까지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들의 패기와 저력이 엿보이는 쇼였다. 무채색의 컬러 팔레트를 기반으로, 추상적인 패턴을 가미해 극적인 변주를 주어 관객의 흥미를 이끌어냈다.



©vogue.com




L'OASI DI LINO, 2024 SS


©zegna.com




그렇다면 내년의 ZEGNA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밀라노에서 열린 2024 SS의 룩들은 약 70%의 의상들이 오아시 리넨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리넨은 그들의 오랜 연구가 집약된 소재로서, 거의 양모와 같은 밀도를 재현해 낼 수 있다고. 지중해의 태양, 고대 로마의 유적지 속 영웅을 떠올리게 하는 웅장한 무드가 진취적이고 기품있는 남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vogue.com




The (Re)Set, 2021 FW


앞서 말했듯, ZEGNA는 2021년 로고를 변경하게 되는데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쇼가 바로 같은 해의 FW쇼다. 쇼의 제목 역시 거창한 The (Re)Set. 새단장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함께 맹렬히 움직일 준비가 되었다는 그들의 다짐이 뭉클하게 다가오는 쇼였다. 그들의 런웨이 역사상 가장 큰 변화가 목격되었는데, 그동안의 클래식한 면모를 많이 덜어내고 트렌드를 적절히 가미한 핏과 컬러, 연출들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절제된 고급스러움은 그대로 보존한 채 말이다.



©vogue.com







변화의 태동을 감지하다


2020년 ZEGNA와 FEAR OF GOD(이하 FOG)의 콜라보는 여전히 화제성이 높은 제품군이다. 창립이래 한 번도 캡슐 컬렉션을 발표한 적 없던 ZEGNA가 핫함의 절정을 달리고 있던 FOG과 만나다니! 팬들의 기대감은 극도로 커진 상태였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예상보다 훨씬 더 황홀했다. 2017년부터 ZEGNA의 디렉터를 맡아온 알레산드로 사르토리(Alessandro Sartori)와 FOG의 제리 로렌조(Jerry Lorenzo)는 만난 지 10분 만에 협업을 예상했었다고 하니, 뭔가 통해도 단단히 통했던 것.



사르토리와 로렌조

©vogue.com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의 태동은 2016년 디렉터로 임명된 알레산드로의 첫 컬렉션인 2017 FW 쇼가 공개되었을 때부터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과거와는 확 달라진 ZEGNA의 분위기를 패션에 문외한인 사람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첫 착장부터 스포티한 분위기의 그레이 스웻 팬츠로 출격, 이후엔 레이스 업 부츠와 캡, 후디 니트와 봄버 재킷 등으로 개성 있는 매칭을 선보였다. 덕분에 ZEGNA의 고정 타겟층은 이전보다 더 폭넓어졌으며 나아가 남성복 전반을 소화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가능성을 증명한 중요한 컬렉션이라 볼 수 있다.



©vogue.com







짧지만 강렬했던 스테파노 필라티(Stefano Pilati)의 시대


©nytimes.com



세상에서 가장 옷 잘 입는 남자가 대체 몇 명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중 한 명으로 무한히 칭송받았던 스테파노 필라티 역시 ZEGNA에 몸담았던 적이 있었다. 비록 약 3년간의 짧은 행보였지만, 데뷔 무대인 2014년 SS 컬렉션은 여러모로 화제를 낳았다. 익숙한 슈트핏에 끊임없이 변주를 주던 ZEGNA의 클래식함을 마구마구 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웃음).


평단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았다. 호불호가 강했던 것은 물론 과거의 ZEGNA에 충성스러운 고객들이 이젠 떠날 채비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했기 때문. 물론 바로 다음 컬렉션에선 어느 정도 원상복구를 해 놓아 치명적인 순간은 면했다.





그래서일까. 스테파노는 ZENGA에 진득하니 붙어있지 못하고 홀연히 떠날 채비를 한다. 그의 마지막 쇼였던 2016 FW는 평소 그의 장점인 시크함과 로맨틱한 무드를 결합시킨 신선한 착장이 빛을 발했던 런웨이였으며, 특히 고급스러움을 뛰어넘어 귀해(?) 보이는 의상들은 그림 대신 걸어두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렇게 잘할 수 있으면서... 심술은 왜 부렸던 걸까? 뭐, 속사정은 모르지만 말이다.



©vogue.com






클래식의 정수


현재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클래식의 정수를 보여줬던 ZEGNA의 과거는 여전히 아련하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명장면들을 살펴보며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이루어진 진화의 역사를 더듬어보자.



©vogue.com



“우리는 과거를 활용하여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믿습니다.” 이는 ZEGNA가 전 세계를 향해 선언한 ‘약속’이다. 그리고 이 약속은 그동안 성실히 지켜온 품질에 대한 자부심, 환경에 대한 한결같은 신념, 고객에게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하리라는 굳건한 다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들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이 성스러운 책임을 다하는 한 ZEGNA는 영원할 것이다. 반드시.




Published by jentestore

Ermenegildo Zegna & Z Zegna 상품 쇼핑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jentestore 바로가기

keyword
작가의 이전글최고의 남성복이란 이런 것이다  ZEGNA 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