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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Aug 08. 2023

힙합씬 세기의 대결: 에이셉 라키 VS 트래비스 스캇


Stories: A$AP Rocky VS Travis Scott

느슨해진 힙합씬에 긴장감을 줘




어느 새부터 힙합은 안 멋지다고 하지만 에이셉 라키(A$AP Rocky)와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이 둘은 예외다. 최근 느슨해진 힙합씬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돌아온 둘. 이들의 패션 플로우를 지금부터 함께 즐겨보자.




너의 상대는 오직 나뿐이야


서로 비슷한 듯 다른 트래비스와 에이셉. 힙합 팬들 사이에선 실제로 트래비스가 에이셉을 따라 했네,  그래도 트래비스가 한 수 위네 하며 소소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공교롭게도 최근 둘 다 새로운 앨범 'Utopia'와 싱글 'Riot‘을 들고 나타났으니 아마 본격적으로 붙어볼 기세인 듯.


Utopia와 Riot의 앨범 커버 ⓒopen.spotify.com


게다가 한바탕 저격 붐을 예고하는 디스전도 벌써 벌어진 상태다. 에이셉이 7월 23일, 롤링 라우드(Rolling Loud) 페스티벌 무대에서 선보인 미공개 신곡 중 트래비스를 겨냥한 가사가 있었던 것. 내용은 이렇다. “네가 내 플로우를 훔쳐서 내가 니 여자를 훔쳤지. 근데 내 스타일도 훔쳐가더라?” 트래비스가 리한나의 전 썸남인 데다가,  이전부터 에이셉의 스타일을 베꼈다는 의혹이 돌았던 걸 보면 이건 명백한 선전포고인 셈.


하지만 트래비스도 만만치 않다. 이미 새 앨범 의 일곱 번째 트랙 ’Meltdown'에서 최근 에이셉과 함께 작업한 퍼렐(Pharrell Williams)을 진하게 비판한 가사를 담아두었으니. “버질(Virgil Abloh)이 떠난 후로, 애들은 Louis Vuitton에 손도 안 대”. 요즘 Louis Vuitton에 푹 빠진 에이셉이 들으면 꽤나 열받는 이야기겠다.


에이셉 라키(좌)와 트래비스 스캇(우) ⓒtmz.com


어쨌든 음악과 패션, 두 마리의 토끼를 휘어잡은 래퍼 둘의 귀환은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다. 벌써부터 공연과 뮤비에서 등장한 그들의 착장은 SNS에서 실시간으로 화제가 되고 있고, 신곡 역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승부의 민족 아닌가. 이제부턴 둘의 스텟을 차근차근 비교하며 어느 쪽에 붙을 것인지 결정할 차례다.





Travis Scott VS A$AP Rocky


주의! 물론 숫자만으로 이 둘의 승부를 결정짓는 건 억측이지만, 인기의 척도를 관장하는 몇몇 항목을 추려 정리해 보았다.



ⓒinstagram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역시 트래비스의 압승이다. 하지만 개설된 날짜와 게시물의 수를 비교했을 때, 에이셉 쪽은 신생이나 다름없다는 걸 인지할 것. 하지만 공식 유튜브에선 거의 3배에 가까운 구독자의 차이를 보이기에 결국 인지도 면에선 트래비스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을 듯하다.

허나 빌보드 탑 100에 차트 인 한 곡은 에이셉이 17곡으로 더 많다. 그러나! 1위 기록이 없는 에이셉에 비해 트래비스는 4곡이나 정상에 올려두었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자 그렇다면, 이 둘의 별자리 궁합은 어떨까? 천칭자리인 에이셉은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는 반면, 황소자리인 트래비스는 일상에 충실한 삶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둘은 사소한 생각부터 가치관도 전혀 다르고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달라, 처음에 느꼈던 강한 끌림에 비해 이별이 빠르게 찾아오게 된다고 한다.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선 서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게 필수라는데. 오, 그럴듯한데?




Please Don't Touch My Raf


ⓒbiography.com


힙합계에서 가장 핫한 패셔니스타인 에이셉 라키. 그 명성 덕분에 이번에 공개된 신곡 ‘Riot'의 뮤비 속 그의 착장은 음악만큼이나 화제가 되고 있다. 착용한 아이템의 브랜드만 쓱 훑어봐도 어마어마하다. 퍼렐의 첫 Louis Vuitton 컬렉션은 물론이며, BOTTEGA VENETA의 트렌치, Hermès의 켈리 데페슈(Kelly depeches)와 평소 그의 애착템인 ISSEY MIYAKE의 96FW 봄버까지. 신상부터 빈티지, 커스텀 아이템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패션계에 길이 남을 영상이다.



ⓒhighsnobiety.com, ⓒculturehaze.com, ⓒvogue.com



라프 시몬스(Raf Simons)는 에이셉의 패션 연대기에서 절대 빼놓아선 안 될 이름이다. 2017년, A$AP Mob의 'Raf'라는 곡에서 “Please don't touch my Raf“라고 대놓고 경고했듯이 이 둘의 돈독한 관계는 꽤 오래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이 곡은 라프 시몬스에 대한 헌정이라 보아도 무방할 만큼, 가사부터 뮤비까지 온통 그의 존재를 떠올리게 한다.


무대는 물론, 일상과 공식 석상에서까지 라프 시몬스의 손길이 닿은 의상을 착용하며 찐 팬임을 밝히는 에이셉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Raf’ MV 중 한 장면 ⓒrapfavorites.com
Raf Simons의 의상을 착용한 에이셉 라키ⓒpausemag.co.uk, ⓒvogue.fr



"나는 태어날 때부터 패션에 빠져있었다."

한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패션에 대한 깊은 애착을 드러내는 에이셉 라키. 그는 이제 단순히 옷 잘 입는 래퍼를 넘어서, 유행을 주도하는 패션계의 주요 인물로 자리 잡았다.  스타일리시한 그의 행보들을 살펴보며 요즘 트렌드의 흐름을 파악해 보자.


ⓒmedium.com, ⓒhighsnobiety.com





내 유토피아는 GIVENCHY에 있지



ⓒabc.net.au


인기 유튜브 ‘한사랑 산악회’에 등장했던, 영남 회장의 비운의 운동화를 기억하는가? Nike 스우시가 거꾸로 붙어있다며 짝퉁 취급을 받았던 그 스니커 말이다. 이 에피소드가 공개되자마자, 전국의 스니커 마니아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2021년 발매 이후 여전히 리셀가 170만을 기록 중인, 전설의 Jordan 1 x Travis Scott x Fragment이 고문당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직관해야 했으니 말이다.


ⓒ피식대학Psick Univ 유튜브


에이셉이 힙합계의 패션 아이콘이라면, 트래비스는 콜라보의 신이다. 이젠 그와 콜라보하면, 망할 리가 없다는 게 패션계의 통설이 되었을 정도다. 근데 진짜 그렇다. 역대 Nike와 함께 선보였던 스니커즈들은 출시와 동시에 완판은 물론 실물을 영접하는 것조차 쉽지 않으니 말이다.


ⓒwallpapercave.com, ⓒklekt.com



뿐만 아니다. 그는 SAINT LAURENT과 HELMUT LANG, Dior과도 콜라보를 진행한 적이 있다. SAINT LAURENT은 2019년 SS의 캠페인에 트래비스를 모델로 내세우고, 한정 제작된 음반까지 함께 출시해 남다른 주목을 받았다. 바로 전 디렉터였던 에디(Hedi Slimane)가 락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던 것처럼, 현 디렉터 안토니(Anthony Vaccarello) 역시 힙합의 뉘앙스를 토대로 한 새로운 시도를 펼치려 했던 것.


나아가 HELMUT LANG과 Dior은 트래비스를 직접 의상 제작에 참여시키며 그의 패션 감각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었다. 물론 기존의 브랜드 무드와는 조금 달랐지만, 화려한 그래픽과 재치 있는 장식, 미니멀한 실루엣의 아이템을 지향하는 점은 한결같았다.



ⓒanothermag.com, ⓒthefader.com, ⓒvanityfair.com



최근 공개된 공연 영상에서 새 앨범 ‘Utopia’의 머천다이즈를 입은 트래비스. 슬리브리스 중앙에 수놓아진 앨범의 타이틀과 GIVENCHY 로고가 함께 포착되면서 새로운 콜라보의 탄생이 아니냐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다.  이쯤 되면 웬만한 디자이너 버금가는 엄청난 커리어다. 이젠 믿고 보는 트래비스의 패션, 그의 스타일리시한 순간 속에 녹아든 리듬을 함께 느껴보자.



새 앨범 ‘Utopia’의 머천다이즈로 GIVENCHY와의 협업을 예고한 트래비스 ⓒnowre.com
ⓒesquire.com



언젠가 나스(NAS)가 그랬었지. 힙합은 죽었다고. 하지만 최근 힙합은 패션으로부터 긴급 수혈을 받아 쇠약해진 기력을 회복하는 듯 보인다. 그리고 그 선두엔 에이셉 라키와 트래비스 스캇이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가끔 라임과 플로우를 고뇌하는 시간보다 착장에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 것 같은 둘이지만, 상관없다. 이렇게 신나는 음악과 패션으로 우리를 충만하게 해 주시니!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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