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일 때의 이야기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입시를 준비할 때는 정시보다 수시 비율이 높아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시도 함께 준비했는데, 나 역시도 수시를 대비해서 논술 과외를 받은 적이 있었다. 논술 선생님은 수학과외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신 분으로 참 인상이 좋은 선생님이셨다. 당시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던 나를 위해 여러 간식을 직접 만들어 가져다주시곤 했는데, 그중 가장 맛있었던 간식이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나는 그 간식의 이름도 모르고 사실 떡인지 빵인지 구분도 잘 안되고 이래저래 마트에서도 찾아보질 못해서 그 이후로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겉면은 바삭해 보이는 갈색에 속은 촉촉하고 달달한 완두콩, 강낭콩이 콕콕 박혀 있던 그것!
그러던 얼마 전 모 포털사이트의 블로그에 레시피와 함께 올라온 사진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논술 선생님과 함께 종종 생각이 나던 그 간식이 아닌가! 바로 그 블로그에 들어가서 게시글을 읽어보고 그 간식의 이름이 'LA 찹쌀 파이'라는 것을 알았다. LA 찹쌀 파이는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인들이 한국에서 먹었던 떡이 그리워 찹쌀가루에 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넣어 만든 것이라고 하니, 내가 떡인지 빵인지 헷갈릴 만도 했다.
당연히 LA 찹쌀 파이를 떠올릴 때마다 다정하셨던 선생님이 떠오르고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들도 함께 생각이 난다. 그 말들이 1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나에게 얼마나 힘이 되고 있는지 선생님께서는 아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