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인생 계획 사유서

Epi 1 _ 절마; 인생 제 2막장을 시작하기 위한 사유들

by Jeolma
2016년 10월 밤.


삶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통한 선택과

그 선택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과정의 연속이다.


'30'이라는 숫자는 내겐 더 없이 크게 다가왔다.

녹록치 않은 환경속, 앞만보고 달려온 끝에 누구나 원하는 대기업 입사를 했다.

대한민국 모든 취준생이 그러하듯 나 또한 좋은 성적을 받기위해,

합격에 필요한 소위 말하는 '스펙'을 갖추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했고 좌절 또한 많이했다.

그 결과, 운이 좋게도 '지잡대' 출신 상경계열 학생으로

지금 너무나도 낯선 도시였던 서울에서 5년 넘게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취직만 하면 모든게 끝인 줄 알았다.


'누구보다 애사심을 갖고 일 하리라',

'그 곳에서 내 꿈을 펼처 보리라' 와 같은 다짐을 했다.


월급이 꼬박꼬박 들어오고 통장은 차곡차곡 조금씩 잔고가 차기시작했다.

그 곳에서, 내 삶의 의미와 꿈을 펼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러한 다짐과 희망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반사적으로 아침에 눈을떴다.

사회적 시선을 감안하여 얼굴에 화장을 했고, 지하철에 올라탔다.

지하철 수많은 사람들 중, 우두커니 서 있는 내가

콩나물시루에 갇혀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가녀린 콩나물과도 같은 처지처럼 느껴졌다.


회사에 도착하면 더 심했다.

입사 전 여러 경험을 쌓기 위해 창업과 공모전 등 참여하면서,

활기참과 생동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는데 이 곳은 달랐다.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때도 있었고,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도통 형언할 수 없는 공허함이 몰려왔다.



회식 자리를 알아보느라 회사근처 곳곳을 찾아다니며 자리배치도를 만들었고,

회사 일과 후에는 몰려든 피로를 풀기위해 잠으로 채웠다.


피로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결국, 공황장애로 이어졌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몇번을 내리고 탔는지 모른다.

이게 과연 맞는 삶일까?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은 지난날의 나를 찾아볼 수 없다며 혀를 끌끌 찼다.


과연 무엇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무엇인가를 찾고자 하는 나의 갈망 그리고 하고싶은것은 망설임없이 해보기로 작.정.했.다.


절마의 밤은 깊어갔다.



2016년 10월 밤.


뉴욕 여행에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브런치 발행시작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