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가 말하는 미술의 이해 #1

이집트, 그리스, 로마의 미술

역사는 어쨋든 정리 안 하고는 못 배기니 남겨보는 <비전공자가 말하는 미술의 이해>다. 예술을 사랑하는 공대생으로서 아는 만큼 작성해본다.

최초의 그림은 대략 30,000년 전 선사시대에 등장한다. 문자와 기록을 남기던 역사시대가 6,000년 전인데, 그보다 한참 전부터 예술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최초의 그림은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 바로 동굴이다. 특히, 스페인 북부에 있는 알타미라 동굴의 황소 그림이 유명하다. 동굴의 총 길이는 296m이며 그 높이가 2~6m인데, 황소 그림은 천장에 남겨있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출처: 중앙포토)

이러한 동굴 벽화를 문자가 생기기 이전 최초의 그림이라고 본다. 아직 낙서 단계이며 초기생명주의를 보여준다. 그리고 실제 발생한 장면을 그리는데, 이는 미술사의 흐름에는 맞지 않는다. 미술 작품이라고 말하는 초기 원화는 도식화로서 실제 상황을 남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으로 신기한 역행이다. 또한, 선사시대의 미술은 주술적 의식의 탄생을 의미하며 의사소통의 최초 수단으로 여겨진다.

그다음은 죽은 자를 위해 발전한 이집트 미술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당시의 박물관이나 다름 없으며, 도식 단계로서 주술적 의미를 담은 그림문자나 신성문자가 주를 이뤘다. 이집트 도식화의 특이한 점은 시점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정면과 측면이 혼합되어 대상의 '모든' 구조, 즉 인간 신체 각 부분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게 표현된다. 이를 정면성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집트 벽화(출처: tutankhamunsworld101.weebly.com)

하지만 정면성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 예외 작품들도 남아있기에, 대상의 정면과 측면이 혼합된 요상한 모습은 미술가의 능력의 문제가 아닌 의지의 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금과는 다른 예술 양식의 특징이 화가의 미술적 능력의 여부와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당시 이집트 문명의 성격이 지금과 다를 뿐이다. 당시엔 인체의 각 부분은 항상 규범에 따라 정한 대로 그려야 했다.

그리스 미술은 이집트 미술에 생동감이 더해진 모습이다. 1972년 이탈리아 남부 바다에서 그리스의 청동상이 발견되는데, 이로 인해 무게 중심이 한쪽 다리로 쏠려있는 콘트라포스트(contrapost) 자세가 등장했다. 청동상이 차렷 자세를 한다면, 좌우대칭이 되도록 제작되었고 이는 이집트 미술보다는 동적이지만 생동감이 넘친다고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리아체 청동 전사상(출처: 연합뉴스)

리아체 전사상보다 100여 년 후에 제작된 테네아의 청년상은 이전보다 훨씬 현실과 유사하게 제작된다. 하지만 이 또한 이상화시킨 인물일 뿐이다.

그리스의 크로이소스 코우로스

그리스 조각에서는 고통 또한 사실적이지만 아름답게 표현되는데, 이는 온전히 현실을 나타내는 바로크 미술과 상반된 특징이다.

라오콘 군상(출처: commons.wikimedia.org)

그리스의 그림은 대부분 도기에 새겨져 있으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소재로 하고 채색이 되어있다. 도상학적 특징이 있어 묘사한 것을 해석하여 어떤 신인지 알아볼 수 있다. 당시 신화와 영웅, 그리고 일상 생활을 혼합한 주제로 작품을 많이 남겼다고 한다.

도기에 새겨진 아킬레우스(출처: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어쨌든지 간에, 그리스 시대에는 움직이는 신체의 근육을 강조하는 등 창작자의 자유도가 높아졌으며 자의식도 증가되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그리스의 작품은 사실적이지만 과도하게 아름답고 현실적이진 않다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예술가 또는 화가라는 개념은 없지만, 예술 내적으로 예술 의지(kunstwollen)가 생겼다. 그리고 재료와 기술의 변화, 당시 추세 등이 반영되어 예술 외적으로 표현되었다.

로마의 미술까지 작성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생각보다 늦어 출근을 위해 이만 줄인다. 작성된 내용은 현암사의 당신의 미술관을 참고하였고, 학부 시절 교양 수업으로 들었던 미술의 이해 필기 내용이 다수(대부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