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원과 평안의 울타리 사이 경계에서
미션 1. 한 달간 각자 이 이야기를 어떻게 읽어낼 것인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어렵지는 않지만 여러 번 꼰 메타포와 환상에 관한 책이라 부담이 되었습니다. 두께감이 있고 2권으로 나뉜 작품이기에 일단은 기한 동안 정해진 분량을 매일 꾸준히 따라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션 2. 이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하여 가볍게 더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원래는 책을 느낌 대로 읽는 편입니다. 한 줄만 읽고도 가슴 울렁 남은 내용이 아까워 아쉽게 닫아놓을 때도 있고, 흥미에 오히려 밤을 새우며 완독을 하기도 합니다. 1년에 10권 남짓 바삐 뿌듯하게 읽었던 적도 있고, 또 지난해에는 100권에 달하는 책을 중독된 것 마냥 읽어댔습니다.
문학이라면 더욱 읽는 사람인 나 자신의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독파를 시작하고서는 분량을 정확히 나누어 최대한 맞춰 읽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감각에 따라 읽을 때는 감각이 더욱 증폭되는, 하지만 손을 놓게 되면 하염없이 멀어지다 결국 잊기도 하게 된다는 점이 있고 지금처럼 분량에 맞춰 읽으면 꾸준하긴 하지만 취한 듯한 쾌감은 놓치기 쉬운 것 같습니다.
미션 3. 지브릴 혹은 살라딘의 여러 '경계'를 만나보았나요?
살라딘의 삶의 기원과 정착 및 안정 사이의 경계를 인식했습니다. 그 시절 이민자뿐만 아니라 생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뿌리(가족)와 자신의 안정 사이의 경계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미션 4. 작품 속에서 많은 이름들과 만납니다. 이름들은 나열되고, 섞이고, 각기 구별됩니다.
그것이 이름이든 호칭이든, 깃든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미션 5. 그렇다면, 오늘은 이야기의 어느 문장에 도달하셨나요.
파울로 코엘료의 다섯번째 산이 떠오르는 문장입니다.
콘산 정상에서 오백 걸음 아래에 위치한 동굴에서 마훈드는 대천사와 씨름을 하며 이리저리 집어던지는데, 도무지 가리는 곳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으니 (하략)
이슬람 국가에서는 아직도 금서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 책 『악마의 시』는 결국 자신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다. 직전에 파울로코엘료의 가장 종교적인 저서 『다섯번째 산』을 독파했는데, 어린 시절의 아이 같은 믿음도 떠올랐고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 등 구약 성서를 일부 공유하는 종교에 대해 묵상하게 됐다.
특히, 살라딘의 삶의 기원과 정착 및 안정 사이의 경계가 인상적이었다. 여러 인물이 정신을 공유하고 꿈을 꾸며 연결되고 다른 시대를 넘나들기도 한다. 그리고 각기 다른 상황에서 또 환상 같은 장면들이 묘사된다. 인과가 없다 느껴질 때도 있다. 이 책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는 건 이러한 마술적 사실주의 때문이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노고와 생이 엮여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의 작가 살만 루슈디는 1947년 인도 봄베이의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났고 1988년에 『악마의 시』를 출간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악마의 시』에서 이슬람교를 가벼이 표현하고 선지자 무함마드를 선포한 말을 번복하는 모습으로 비하했다는 이유로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책을 태우고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잔인한 시위로 인해 그는 한동안 조셉 콘레드와 안톤 체호프의 이름을 따서 만든 가명, 조셉 엔턴으로 지낸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루슈디 사건’으로 누군가는 죽기도, 누군가는 두려움에 살기도 했다. 그런데 작가는 이런 상황을 한편으로는 즐기듯 1993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U2의 콘서트 도중에 청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단다. 하지만 여전히 그를 노리는 자가 많다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상황이 심각해진 이때, 때마침 이 책을 읽게 되어 작가의 상황에까지도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심각한 지금까지와의 상황과는 다르게 이 책에서는 스스로에게 회기하는 순수한 이야기를 말한다는 게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