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2018)

스스로에게조차 존재할 리 없는 완전한 신뢰

by 젊은최양

4년 전 오늘 정도의 주말, 작은 내 원룸에 S와 J가 방문했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했다. 떠나버릴 연에 상처받기 싫어 회피하지만, 결국 후회하는 건 내가 될까 또 무섭다는 것이었다.

나는 쉽게 말했다. 모두를 좋아하고, 그리고 내 삶을 살고, 그러다가 보고 싶을 때 보고 싶은 대상을 보면 된다고. '관계'를 애초에 필요 이상으로 생각하며 살 필요 없다고. 그러고는 가장 깊게 고민하던 그녀와는 연이 끊기고 다른 한 명과도 다시 얼굴을 보기 어려웠다.


벌새가 떠올랐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는가. 나야말로 무던히도 상처받고 애쓰는 사람이다. 부딪히고 깎여 결국 데굴데굴 둥글어졌다. 완전한 신뢰는 나에게 조차 없으니, 힘을 내서, 마냥 스스로의 그때를 돌아보기에도 벅차니, 눈을 감자. 그럼에도 그렇다 해도 눈을 감자. 그게 결국 자라나는 방법이다.


다정한 사람이고 싶다.

다정한 사람에게도 이면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다정한 사람도 있다.

진심은 존재하나 그대로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필요하다.

왼손잡이 소녀.

시대적 배경과 소녀의 일상이 어우러진 이야기.

떼어내진 것은 표출의 통로가 되었고 울분은 터져나왔다.

한 마디와 한 번의 토닥임이 성숙을 낳았다.

혼자 아닌 함께의 성숙, 참 어렵고도 벗어날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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