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1984≫
- 단 혼자뿐이라 해서 미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진실과 허위가 엄연히 구별되어 있는 터에 전 세계와 대항하면서까지 진실을 고집한다고 할지라도 미친 사람은 아니다.
- 하지만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걸 어떻게 정지시킬 수 있습니까? 그건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불가항력입니다. 기억을 어떻게 지배하겠습니까? 결국 당신들은 기억을 지배하지 못했습니다!
진실에 대한 직시를 위해 깨어난 개인, 마주할수록 확신하게 되는 진실도 피할 수 없는 큰 힘에 의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줄리아를 만나 금지되어 있던 쾌락을 스스로에게 허용한 장면만이 유일하게 편히 숨 쉬며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결국 어그러진 이데올로기에 인간다움은 물론, 기억마저 내어버린 개인은 너무도 무력했다.
그는 빅브라더를 사랑했다.
윈스턴은 과연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일기를 쓰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미래를 위해서? 과거를 위해서? 아니면 가상의 시대를 위해선가? 그의 앞에는 죽음이 아니라 무가 있을 뿐이다. 일기는 재로 변할 것이고, 그 자신은 어디론가 증발되어 버릴 것이다.
쓰일 당시에는 미래의 소설이었고, 읽히는 지금에는 지나간 과거의 소설이 된.
역사나 정치에 일가견이 있지는 않아도 시대를 담은 글은 읽는 이에게 그때의 그 힘을 전달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984의 전체주의, 어찌 보면 우리에게 지나가버린 신념이 되었지만 그 힘을 담은 글은 읽어내려가는 나를 매우 압박해 책을 오래 잡고 있기 힘들었다.
2020.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