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형용사의 단어구조 및 단어형성
글을 다듬는 것을 업으로 삼다 보니 개인적으로 작성하는 글까지는 다시 볼 마음이 잘 생기지 않아 별도의 절차 없이 업로드해버립니다. 그후에서야 시간이 날 때 다시 읽어보며 퇴고를 하는데, 지난 글을 읽어보니 한두 번 볼 때는 적당하다 생각이 되었던(이 주제에 아주 깊이 빠져서는) 분량이 또다시 살피니 너무 과하다 느껴졌습니다. 따라서 분량을 나누어 서론부의 단어구조 및 단어형성에 관해서만 따로 뽑아 게시글을 남겨봅니다.
본고는 굴절 접사(어미)가 결합될 수 없는 의존 형식만을 어근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단어형성법의 차원에서 복합어에서 분석된 형식 형태소(접사)를 제외한 실질 형태소 모두를 어근으로 본다면 독립적인 단어도 어근이지만, 합성어나 파생어의 분석에서 어미가 결합되지 못하고 자립성도 명확하지 않은 단위에 대해서도 논하기 위해 제외하기로 합니다.
'높직, 거무스름'과 같이 다시 분석이 가능한 어근은 '복합어근'이라 하고, '-직-, -(으)스름-'과 같은 성분들을 '어근형성요소'로 명명합니다.
어근형성요소는 접사와 같이 다른 성분에 결합한다는 의존적인 성격을 갖지만,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어근형성요소는 어간을 선행성분으로 하고 접미사 '-하-'를 후행성분으로 하는 분포적 제약을 갖습니다.
어근형성요소는 단어가 아닌 어근을 만들어 내며, 연이어 결합할 수 있습니다.
즉, 어근형송요소는 접사와 구별됩니다.
복합어근은 감각형용사에서 빈번히 분석되는 성분입니다.
복합어근은 다시 분석되는 어근형성요소들이 명확한 의미를 갖습니다.
복합어근은 단어로서 지위를 갖기도(꼬부랑 할머니) 하고, 중첩되어 부사로서 사용되기도(꼬불꼬불) 합니다.
복합어근은 어근의 문법적 지위 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즉, 준단어 혹은 준품사의 자격을 갖기도 합니다.
복합어근은 단어 안에서 표현적 장음의 단위라는 점에서 분석의 필요성이 있습니다.
즉, 복합어근은 분석의 가치를 갖는 단위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의미 기능에 대해 정밀하게 검토할 필요도 있습니다.
감각형용사의 구성성분은 '어간, 어근, 어근형성요소, 접두사, 접미사'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이 어떤 구조로 단어를 이루며, 감각형용사의 하위 부류에 따라 특별히 많이 나타나는 구조가 어떤 것인지 확인하고 그러한 구조가 많은 원인을 파악하는 일도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는 단어 분석을 통한 단어 유형 조사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단어가 형태 규칙을 통해 형성된다는 것이 부각되며, 그렇다면 어떤 규칙에 의해 단어가 형성되는지 밝혀내기 위해 다양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때, 인간의 머릿속 사전에 해당하는 어휘부에 저장되어 있는 형태소들의 결합을 통한 형성 규칙을 형태소 어기 가설이라고 하고, 어휘부에 저장되어 있는 단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단어를 형성하는 규칙을 단어 어기 가설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어휘부가 무질서한 저장 창고가 아니라 풍부한 내적 조직을 갖는다는 점, 인지적 관점에서 형태소보다는 단어가 우선이 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형태소 어기 가설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우리 어휘부에 '시다'의 의미를 갖는 '시-'가 저장되어 '새-'로의 변화를 거쳐 '새콤하다' 도출한다는 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지요.
단어 어기 가설의 경우 규칙은 기본적으로 어휘부에 등재된 단어에 대한 분석 기제인 동시에 새로운 단어형성의 기제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의미나 생성 문법 안의 다른 부문에서의 규칙과 비교해 매우 이질적인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규칙이 갖는 생산력과 설명력이 단어 형성 문제에 와서는 오히려 규칙의 과잉 생성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거기에, 단어의 사용 빈도와 수용성 사이에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단어형성의 규칙으로 보아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규칙이 갖는 문제점을 반성하고 규칙이 아닌 유추에 의한 단어형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모두 '맛을 나타낸다'는 공통성을 갖고 있으니 '달다'에 대한 '달콤하다'의 의미 관계와 동일하게 '쓰다'에 대한 어떤 단어라면 유추의 틀을 통해 '쓰콤하다'가 되어야 하는데 '씁쓸하다'가 그 변수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유추의 틀이 다양하게 상정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자가 어떤 것을 선택할지에 대한 선택의 선호도를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의 인지 과정 속에서 어떤 유추의 틀이 더 잘 선택되는지의 선호도가 밝혀져야 설명력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유추 또한 인간의 단어형성 능력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기제로서 부족하기에, 본고는 기본적으로 규칙보다는 유추 방식을 선호하되 결국에 가장 핵심적인 영역인 어휘부에 등재되어 있는 단어 간의 관련성을 밝히는 데 더 초점을 둡니다. 그리고 파생, 내적변화, 중첩을 통한 단어형성 절차의 관련성이 감각형용사의 하위부류에 따라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이며 나타나는지 검토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