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보다 '성숙'을 꿈꾸는 어느 읍민의 고백
용인특례시 처인구 양지면. 이 정겨운 이름이 2026년 1월 2일, 드디어 '양지읍'으로 바뀐다. 행정구역의 명칭 하나 바뀌는 것이 무에 그리 대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꽤 묵직한 변화의 결들이 숨어 있다.
지방자치법상 '면'이 '읍'으로 승격되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인구 2만 명 이상 △지역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시가지 거주 △전체 가구의 40% 이상이 상업·공업 등 도시형 산업에 종사해야 한다.
그간 양지면은 양지지구 도시개발사업과 용인 국제물류4.0 유통단지 조성 등을 통해 이 요건을 갖추었다. 이제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보건, 복지, 문화 등 행정 서비스의 밀도도 한층 촘촘해질 전망이다.
사실 이 변화는 숫자보다 먼저 '사람의 시간'을 품고 있다. 인구 2만 명. 이 숫자 안에는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의 기대가, 은퇴 후 이곳에 터를 잡은 어르신의 평안함, 그리고 이곳을 '잠자는 도시'가 아닌 '살아 숨 쉬는 동네'로 일궈온 이웃들의 성실함이 녹아 있다.
필자는 이곳에서 마을이 자라는 속도를 몸으로 지켜보았다. 편의점 하나가 생길 때마다 동네가 환해졌고, 버스 노선 하나가 늘 때마다 우리의 삶의 반경은 넓어졌다. 작은 카페가 생기고, 학원이 들어서고, 저녁마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풍경들. 그렇게 양지는 조금씩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닌 '머무는 곳'으로 거듭났다.
읍 승격은 단지 간판을 갈아 끼우는 요식 행위가 아니다. 행정복지센터는 주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고, 도로 하나와 횡단보도 하나에도 '사람 중심'의 철학이 더 깊이 투영될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외형적 확장을 넘어선 내면의 '성숙'이다.
기분 좋은 변화를 마주하며 조심스레 마을의 내일을 그려본다. 도시의 체급이 커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안을 채우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성장의 속도에 매몰되어 이웃을 잊기보다, 더 넓어진 양지 안에서 자주 서로의 안부를 묻는 다정한 공동체로 무르익기를 소망한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도시의 크기가 곧 삶의 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숫자보다 소중한 것은 '관계의 깊이'다. 이웃과 안부를 나누고, 가게 주인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나누는 일상.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그 다정한 풍경이 여전히 살아있는지가 본질이다.
저는 양지가 편리한 도시를 넘어 '믿을 수 있는 공동체'로 성장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읍 승격의 환호 뒤에, 우리 동네의 정책이 결정되고 집행되는 과정에 주민들의 깊은 관심이 닿기를 기대한다. 행정이 긋는 밑그림 위에 주민의 목소리가 채색될 때, 양지의 미래는 비로소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양지읍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앞에 두고 우리는 묻는다. 어떤 마을을 물려줄 것인가, 그리고 어떤 이웃으로 남을 것인가. 양지의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용인소식 #양지면 #양지읍 #행정복지센터